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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나를 위한 선물'을 부추기는 이유

2025.11.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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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선물하기의 한계를 벗어나 더 성장하기 위함입니다

 design by 슝슝 (w/ChatGPT)

 

아래 글은 2025년 11월 12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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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 갑자기 관심이 집중된 건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관심이 뜨겁습니다. 카카오톡 개편 이후 한 달 동안 거래액이 100억 원 이상 줄었다 느니, 경쟁사는 성장하는데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겨우 1% 늘었다 느니 하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죠.

다만 이 숫자들만으로 판단하긴 이릅니다. 올해 추석 연휴가 10월 초였다는 큰 변수가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쿠팡은 실적 발표에서 연휴 시기 효과가 올해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선물하기는 명절 직전·명절 기간에 이용이 몰리는 특성상, 이번엔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큽니다. 개편 영향과 시기가 겹친 점도 감안해 걸러 봐야 하고요.

그리고 이 대목은 동시에 선물하기 서비스의 취약점도 잘 보여줍니다. 외부 이벤트의 영향을 크게 받아 수요가 고정적이지 않다는 점, 그리고 선물하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늘며 경쟁 강도 또한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번 실적에서 오히려 주목할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선물하기 내 ‘자기 구매’ 거래액이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는 지점입니다.


선물하기, 쿠폰으로 사 보신 분?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사용자도, 브랜드도 “콧대 높은” 서비스로 통합니다. 할인도 드물고, 수수료도 높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수조 원 규모까지 커진 건 ‘선물’이라는 상황이 가지는 맥락의 힘 덕분입니다. 카톡에서 친구 생일을 보고 바로 선물까지 보낼 수 있는 편의성이 사용을 키웠고, 기프티콘에서 택배 상품으로 영역도 넓혔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선물 수요만으로는 카카오 커머스가 충분히 성장할 수 없었던 거죠. 톡딜 등 다른 서비스도 기대만큼 크지 못했고요. 한때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를 흔들 다크호스로 불리던 카카오 커머스의 존재감도 덩달아 점차 옅어져 갔죠.

평소 하지 않던 쿠폰 플레이까지 하는 걸 보면 '자기 구매' 거래액 확대에 얼마나 진심인지가 드러납니다

그때 등장한 카드가 ‘선물하기 자기 구매’였습니다. 선물 수요 확대나 명품 입점으로 객단가를 올리는 데 한계가 오자, ‘나를 위한 구매’ 맥락을 강화해 새 성장축을 만든 겁니다. 이는 거래액을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린 카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선방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요즘 선물하기에 들어가면 상단에 ‘For me’ 탭 이 가장 먼저 보이고요. 예전엔 보기 힘들던 각종 쿠폰들까지 붙습니다. 이는 결국 자기 구매 거래액 확대를 더 밀어붙이려는 거고,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상품 큐레이션이 승부처

그렇다면 이 전략이 왜 통하고 있는 걸까요? 핵심은 ‘선물하기에 좋은 상품’이 많다는 데 있습니다. 온라인 판매를 망설이던 브랜드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입점합니다. 선물 맥락에선 브랜드 이미지 훼손 우려가 적다고 보기 때문이죠.

여기에 쿠폰까지 붙으면 ‘나에게 주는 선물’ 욕구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판매 규모가 커질수록 브랜드도 더 좋은 상품과 조건을 모아줄 유인이 생기고요. 일종의 카카오 선물하기 만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죠.

이처럼 쿠팡의 독주가 거세질수록 빈틈은 ‘상품’에서 납니다. 쿠팡 입점을 꺼리는 브랜드를 한데 모아 보여주거나, 단독 기획 상품으로 차별화하는 플레이어가 기회를 잡죠. 그런 의미에서 결국 경쟁은 ‘누가 더 좋은 상품을 확보하고 보여줄 수 있는가’로 모일 것입니다. 컬리, 29CM와 함께 카카오톡 선물하기 역시 이 씬에서 주목할 만한 플레이어로 보이고요.

트렌드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선물하기 #카카오톡 #이커머스 #프로모션 #경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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