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경영

구성원의 전문성, 리더가 할 수 있는 일

2025.1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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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리더의 역할은 팀원을 대신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팀원이 더 잘할 수 있게 돕는 거예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리더도 함께 성장하는 거고요.

5편에서 리더로서 전문성에 대한 관점과 경험을 이야기했어요. "직무 전문성이 리더의 설득력을 만든다"고요. 하지만 리더가 고민해야 하는 전문성은 리더 자신만을 이야기하지는 않아요. 더 큰 고민이 찾아와요.

 

바로 "구성원들의 전문성은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예요.

 

이 이야기는 전략과 사업기획 중심의 커리어에서 새롭게 커뮤니티 서비스 런칭을 담당하며 프로덕트 매니저이자 리더로서 기획자, 디자이, 개발자, 운영 담당자까지 다양한 구성원과 일을 했던 경험이에요.

 

팀의 성장은 서비스의 성장과 밀접하고 또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져요.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에서 구성원의 성장을 만드는 일은 리더에게 무척 중요한 책임이기도 해요. 솔직히 쉽지 않은 일이에요. 사업과 전략 직무를 하던 제가 디자이너분에게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없고 개발자에게 코드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없었죠.

 

"내가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구성원들의 성장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사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고민이에요. 그래도 몇 년간 팀을 이끌면서 깨달은 것도 있죠. 리더가 구성원의 직무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더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만들 수는 있다는 거요.



리더가 모든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구성원들과 1:1 미팅을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접해요.

 

"저는 서비스 기획자로서 더 성장하고 싶어요. 어떤 부분을 더 시도해 보면 좋을까요?"

 

비단 서비스 기획자만의 이야기는 아니에요. 디자이너도 개발자도 운영 매니저도 같은 고민을 스스로에게 가지고 있어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바로 답변하기가 어렵기도 해요. 특히 디자인이나 개발 영역은 더욱 그렇죠. 처음에는 이런 대화를 나눌 때마다 디테일한 그리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답변을 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아쉽기도 하고, 구성원에게 죄송한 마음도 가졌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가 만든 변화들이 보였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리더가 모든 직무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는 걸요. 그리고 그게 제 부족함이 아니라는 것도요.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어요. "리더가 구성원의 직무를 대신 가르쳐줄 수 없다면, 대신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않았던 거예요.



리더가 줄 수 있는 것들

디자이너가 시안을 가져왔을 때 제가 디자인의 완성도를 평가하거나 스킬을 가르쳐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있죠. 그 분야의 전문가는 함께 일 하고 있는 디자이너니까요.

 

하지만 그 디자인이 우리 서비스와 비즈니스에서 왜 중요한지, 어떤 맥락에서 고려와 고민이 필요한지는 리더가 알려주어야 해요. 그러면 디자이너는 스스로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요.

 

"이 디자인이 왜 중요한지 알려줄게요. 우리 서비스에서 핵심 전환을 유도해야 하는 화면이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가 우리가 기대하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가, 사용성이 어색하지 않은가를 고려해야 해요. 지금 시안이 그 부분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을까요?"

 

다른 직무도 마찬가지예요. 그 직무에서 바라보는 뷰가 아닌 서비스와 비즈니스 전체의 뷰에서 더 고려와 고민이 필요한 점을 짚어줄 수 있어요. 관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이어지면 구성원들은 스스로 더 고민하고 답변을 찾아요. 그 답변은 기존 안에 대한 근거일 수도 있고 다른 대안이 될 수도 있어요.

 

무엇보다 더 고민한다는 점이 리더가 줄 수 있는 성장의 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의사결정의 흐름 보여주기

구성원이 더 넓은 관점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와 조직의 의사결정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요. 많은 의사결정 회의가 리더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저는 중요한 방향에 대한 회의는 실무자와 동석하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몇 번 참여하다 보면 구성원들이 조금 더 조직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보여요. 또 왜 그런 결정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죠. 결정에 의문을 가지기보다 결정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포커싱 하는데도 이러한 참여가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꼭 회의에 동석하지 않더라도 리더는 알고 있는 더 많은 정보를 구성원에게 공유해야 해요. 회사의 전략, 다른 팀의 추진 업무, 이슈 등을 나눔으로써 맥락의 이해를 높일 수 있어요.


리더가 직무 전문가는 아니지만 정보의 허브로서 여러 정보를 연결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거죠.

 

 

성장을 체감할 수 있도록 관찰하고 격려하기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생각보다 구성원들은 스스로 성장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자주 고민해요. 주니어 구성원도 시니어 구성원도요. 고민을 가진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과거의 모습, 미래의 변화에 대해서 충분히 살펴보지 못하고 현재만 바라보는 경우 주로 발생했어요.


저 또한 성장을 고민했고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던 기간이 있었던 만큼, 제 경험과 함께 구성원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렸어요.

 

"매일 비슷한 일을 하다 보면 자신의 성장을 체감하기 어려워요. 과거에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 그리고 과거에 했던 일과 지금 했던 일이 확장되었는지, 효율은 높아졌는지, 퀄리티가 달라졌는지를 비교해 보는 접근이 필요해요."

 

우리 팀이 처음 이해를 맞추고 하나의 서비스 런칭을 준비할 때 우리는 정말 많이 헤맸어요. 데이터를 어떻게 봐야 할지,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일 하는 방식은 어떻게 맞출지 등 모든 일이 서툴렀어요. 하지만 서비스를 런칭하고 성과를 보며 회고를 나누었을 때 달라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 처음에는 함께 일하는 것부터가 도전이고 어려움이었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 고민을 나누는지 얼라인하고 데이터로 이야기를 나누고 개선 방안까지 도출하고 있어요. 이게 성장이고 변화라고 생각해요."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스스로 느끼기는 참 어려워요. 그걸 발견해서 말해주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성장에 대한 인정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해요.

 

격려는 구성원에게 큰 힘으로 작용해요. 리더 팀이 자신의 성장을 알아봐 주고 인정해 주는 거니까요.

 

 

각자 다른 성장의 기준 그리고 인정

지금까지 약 40여 명의 구성원과 함께 일을 했어요. 다양한 구성원과 일을 하면서 배운 또 한 가지는 사람마다 원하는 성장이 다르다는 거예요. 같은 직무라도 그 기준은 다를 수 있어요. 어떤 디자이너는 UX 리서치를 더 잘하고 싶어 하고, 어떤 디자이너는 UI 전문가를 목표로 해요.

 

이런 성장의 기준을 잘 체크해서 맞춰서 지원하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에요. 1:1 미팅을 할 때 과거를 기준으로 현재의 성장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를 나눠요. 단기적인 부분을 포함해서 장기적인 목표까지도요.

 

이렇게 모은 정보는 리더가 구성원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고민할 수 있는 중요한 소스예요. 저는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다른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PM을 연결해주기도 하고, 외부 세미나와 교육 정보를 찾아서 전달해드리기도 해요.

리더가 팀원의 전문성을 직접 가르칠 수는 없지만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만들어줄 수 있어요.



리더도 함께 배우는 모습 보이기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거예요. 리더도 배우는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저도 이 분야는 처음이라 같이 배워가야 할 것 같아요."

 

이 말을 하는 게 처음엔 정말 어려웠어요. 팀장이면 뭐든 알아야 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니까 오히려 팀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함께 고민하더라고요.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구성원들은 정말 열심히 설명해 줘요. 그리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저도 배우고 구성원도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고요.

 

리더가 완벽할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함께 배우는 모습을 보이면, 팀 전체가 학습하는 문화가 돼요. 돌이켜보면 제가 팀원들의 전문성을 키워주기 위해 한 일은 거창하지 않아요.

     

  • 더 넓은 관점을 공유하고

  •  

  • 의사결정 과정을 보여주고

  •  

  • 필요한 정보를 연결해 주고

  •  

  • 도전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  

  • 성장한 모습을 발견해서 말해주는 것


제가 집중하는 것은 각자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어떻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예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도 계속 배워가고 있어요. 디자이너와 일하면서 디자인을 조금 이해하게 되고, 개발자와 일하면서 기술을 조금 알게 되고, 마케터와 일하면서 마케팅을 조금 배워가요.

 

팀원의 성장이 곧 리더의 성장이더라고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혹시 "내가 이 직무의 전문가가 아닌데 어떻게 팀원을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이런 접근은 어떨까요?

 

첫 번째, 완벽한 코치가 되려고 하지 마세요. 리더가 모든 걸 가르쳐줄 순 없어요. 대신 관점과 맥락을 제공하세요. "왜 이 일이 중요한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두 번째, 정보의 허브가 되세요. 리더는 다양한 정보를 먼저 접해요. 그 정보를 팀원들과 나누세요. 때로는 적절한 정보 하나가 팀원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어요.

 

세 번째, 기회를 만들어주세요. 전문성은 경험에서 나와요. "이건 어려우니까 내가 할게"보다는 "같이 해봅시다"가 팀원을 성장시켜요.

 

네 번째, 성장을 발견하고 말해주세요. 팀원들은 자신의 성장을 잘 모르거든요. 6개월 전, 1년 전과 비교하며 "이만큼 달라졌어요"라고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다섯 번째, 함께 배우는 모습을 보이세요. 리더도 모르는 게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세요. 그리고 함께 배워가세요. 그게 가장 좋은 학습 문화를 만들어요.

 

리더의 역할은 팀원을 대신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팀원이 더 잘할 수 있게 돕는 거예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리더도 함께 성장하는 거고요. 저도 여전히 배워가고 있어요. 완벽한 리더는 아니지만, 팀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리더로 남고 싶어요.

 

 

✅ 보통 팀장의 북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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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리더 #조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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