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마케터, 누구냐 넌?
게임 회사의 마케터는 과연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이미 전 세계 게임 개발사들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미 레드오션을 넘어 블러디오션이 되어 버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마케팅은 이제 게임의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치트키가 되었다. 아무리 오랜 시간 공들여 재미있게 만든 게임일지라도 매일매일 쏟아지는 수백 개의 게임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마케팅의 역할은 이제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년 전 달콤했던 PC 온라인 시절처럼 몇몇 유명 개발사의 신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출시 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또 기다려주었던 좋은 시절은 이미 사라져버린 지 오래다. 이제 모바일 게임 시장은 어느새 치열한 싸움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마케팅 전쟁의 시대가 되어버렸다.
일예로 최근 주요 TV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이라면 프로그램 전후에 게임 광고가 방영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중 하나인 마케팅 예산의 규모 덕분이다. 마케팅 예산이 커지면서 마케터들이 할 수 있는 액션들의 스펙트럼이 이전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지고, 다양해졌다.
이제 모바일 게임의 마케터는 마음만 먹으면 마케팅에 필요한 거의 모든 액션들을 거침없이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케터의 기발한 아이디어, 충분한 시간 그리고 강력한 의지만 있으면 온라인, 모바일, 오프라인 광고는 기본이고 이벤트, 웹툰, 방송, 음악, 영화, 제휴 등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마케팅 액션으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가장 흔한 예로 기존 PC 온라인 시절에는 감히 범접할 수 없었던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들도 모델로 섭외할 수도 있고, 주말 골든 타임의 공중파 광고는 물론 각종 케이블 TV, IPTV, 극장까지 원하는 곳이면 어디라도 자신이 담당하는 게임으로 도배할 수도 있다. 비단 광고뿐만 아니라 기획만 좋다면 해외 광고제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막히고, 재미있는 빅아이디어들도 과감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다. 물론 모든 모바일 게임의 마케터들이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직은 대형 퍼블리셔의 대작 게임을 담당한 극소수의 마케터들만이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마케터가 움직일 수 있는 액션의 범위가 넓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쨌든 이렇듯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게 된 마케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 지금부터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려 한다.
마케터의 일은 게임 마케팅 전쟁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것
아마도 게임 회사에 다닌다고 하면 열이면 아홉은 짙은 다크써클, 늘 피곤에 찌든 얼굴로 밤새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PC 온라인게임을 시작으로 국내에 온라인 게임이 본격적으로 태동한 지 벌써 20여년이나 지났지만, 게임 회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인식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사람들은 그저 새로 출시하는 게임과 업데이트에만 관심이 있지, 게임 회사의 마케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궁금해하지 않는다. 사실 게임 회사에서 마케터가 하는 일은 어찌 보면 매우 간단하다 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수년 동안 피땀 흘려 만든 게임들을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세상에 널리 알리는 일을 하는 것이다. 즉, 마케터는 한마디로 자신이 담당하는 게임이 <애니팡>, <모두의 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M> 등과 같은 소위 말하는 대박 게임이 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사람이다.
게임 마케터가 하는 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단계별로 마케팅 전략 수립 및 기획, 크리에이티브 제작 및 매체 운영, 이벤트 및 바이럴, 결과 보고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각 단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게임 마케터의 주요 업무
이렇듯 마케터는 하나의 게임을 시장에서 성공시키기 위해 생각보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마케터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모든 마케터들이 그렇겠지만 게임 회사의 마케터 또한일반 브랜드를 담당하는 마케터와 같이 마케팅에 필요한 다양한 역량을 필요로 한다.
마케터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역량
•시장 및 정보 분석 능력
•각 게임에 대한 브랜드 관리력
•프로모션 및 이벤트 기획력
•마케팅 컨셉을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매체 및 광고 집행에 대한 이해
•제휴 경험 및 협상 능력
•문서 작성 능력
여기에 추가로 게임 회사의 마케터는 게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게임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톡톡 튀면서도, 실행 가능한 기획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상상력, 냉철한 지표 분석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플래닝 능력 그리고 디자이너 이상의 미적 감각까지 갖추면 정말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 모든 역량을 완벽히 갖춘 마케터는 거의 찾기 어렵다. 아니,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는 그저 게임 회사의 마케터가 갖추면 좋을, 가장 이상적인 역량들을 나열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량들을 발굴할 수 있는 좋은 습관만 가지면 얼마든지 짧은 시간 안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은 누구나 갖출 수 있다.
그래서 마케터로서 생각하는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10가지 습관을 정리해보았다.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10가지 습관
1.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려라!
2. 기발한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그 즉시 기록하라!
3. 가능한 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가능한 한 많이 즐겨라!
4. 분야에 관계없이 독서를 꾸준히 하라!
5. 매일 일상생활 속 사물과 사람들을 관심 있게 관찰하라!
6. 경쟁 게임 및 재미있는 광고 캠페인을 가능한 한 많이 챙겨보아라!
7. 게임 이외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왕성하게 교류하라!
8. 좋은 메시지, 좋은 디자인을 보면 메모하고, 기억하고, 자기화시켜라!
9. 다양한 목적의 기획서 및 보고서를 찾아보고, 자신만의 문서를 디자인하라!
10. 매일 꾸준한 운동으로 강한 정신력과 강철 체력을 유지하라!
물론 이러한 습관들을 완벽하게 지키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또한 앞서 이야기한 마케터에게 필요한 역량과 마찬가지로 마케터로 꼭 가졌으면 하는 이상적인 습관들을 나열한 것이다.
게임 회사 마케터로서 수년 간 일하면서 참으로 다양한 유형의 마케터들을 만나고, 또 함께 일해보았다. 그중에는 여기저기에서 일을 꽤 잘한다고 소문난 마케터도 있었고, 모두가 함께 일하기를 피하는 진상 마케터도 있었다. 과연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일만 잘한다고 해서 결코 최고의 마케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케터가 마케터로서의 업무를 잘하는 것은 어찌 보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최고의 마케터가 되려면 이러한 기본 위에 또 다른 조건들이 몇 가지 선행되어야 한다.
끝으로 어떠한 조건들이 있어야 최고의 마케터(?)가 될 수 있는지 간단하게 이야기하며 마무리할까한다.
최고의 마케터가 되기 위한 조건은 사실 너무나 기본적이고 간단하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누구보다 진정성을 갖는 것이다. 즉, 마케터는 어떤 게임을 담당하든 간에 이 게임이 진심으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음으로 늘 진실한 태도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존중할 줄 알아야한다. 그래야만 남들에게 진심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하고 어쩌면 진부한 소리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처럼 간절한 마음과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마케터를 만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않다. 실제로 현업에서 일을 하다 보면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