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사례

야구팀은 경기가 없는 비시즌에 어떻게 마케팅을 할까?

2025.11.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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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야구단의 비시즌 마케팅은 ‘제품(경기)’이 4개월간 사라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팬덤을 유지하고 브랜드를 강화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케이스 스터디입니다. 제품이 없는 휴식기에 마케팅팀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프로야구가 끝나고 기나긴 휴식기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야구팬 커뮤니티는 여전히, 혹은 오히려 더 뜨겁습니다. 11월에서 3월은 야구 경기가 없는 비시즌이지만 각 구단이 가장 바쁜 시기, 바로 ‘스토브리그’입니다.

 

야구팀은 경기가 없는 비시즌에 어떻게 마케팅을 할까?

야구 드라마지만 경기가 없는 겨울을 배경으로, 선수단이 아니라 '운영팀'이 주인공인 드라마 <스토브리그> / 출처 = SBS 공식 홈페이지

 

‘스토브 리그’는 드라마 <스토브리그>로 인해 야구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졌죠. 겨울철 화로(hot stove)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듯이 시즌이 끝난 후 팬들이 트레이드나 구단 관련 소식을 나눈다는 데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즉, 스토브 리그는 경기가 없는 비시즌을 가리킵니다.

 

이 시기에는 FA 계약과 연봉 협상, 트레이드 등 선수단의 정비가 진행되고, 각 구단은 다음 해의 계획을 짜느라 분주합니다. 이 시기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마케팅팀에게도 다음 해 농사가 달린 가장 중요한 ‘골든 타임’입니다.

 

야구단의 비시즌 마케팅은 ‘제품(경기)’이 4개월간 사라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팬덤을 유지하고 브랜드를 강화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케이스 스터디입니다. 제품이 없는 휴식기에 마케팅팀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들의 전략 속에서 영감을 얻어 볼까요?

 

1️⃣비시즌은 ‘휴식기’가 아닌 ‘브랜딩기’

경기가 없는 시기라고 해서 마케팅을 멈추는 것은 사실상 4개월간 고객을 방치하는 것과 같습니다. 팬들이 심심해서 떠나가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계를 관리하고 신경 써야 하죠.

특히 비시즌은 승패라는 냉정한 결과에서 벗어나, 구단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롯데자이언츠 김원중 fa 계약

 계약에는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탄생합니다. / 출처 = @Giants TV 유튜브

 

경기가 없다고 화제가 0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FA 계약, 트레이드, 연봉 협상 등은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콘텐츠이며, 응원하는 선수가 떠나거나 새로운 선수가 합류하는 과정에서 팬들의 희로애락이 폭발하며 많은 화제가 생깁니다. 또 국제 대회나 자선경기는 승패를 떠나 선수 개인의 매력을 어필할 절호의 기회죠.

즉, 비시즌 마케팅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첫째, 핵심 팬덤의 이탈을 방지하고, 둘째, MZ세대 팬덤의 ‘덕질’을 지원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2️⃣팬덤을 잠그는 첫번째 전략: 부지런한 일상 공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단들은 크게 두 가지 전략을 사용합니다.

첫 번째 전략은 ‘일상 콘텐츠의 꾸준한 공급’입니다. 각 구단의 유튜브 채널은 이 전략의 핵심 기지입니다.

 

삼성 라이온즈 유튜브

 출처 = LionsTV 유튜브

KT 위즈 유튜브

출처 = @kt wiz - 위즈TV 유튜브

마무리 캠프, 스프링 캠프, 선수들의 브이로그 등은 팬들에게 내년을 향한 기대감과 관계자 외 출입 금지 구역을 엿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별도의 기획 없이도 '준비 기간' 자체를 컨텐츠화해 보여줌으로써 팬들의 기다림을 달래고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죠.

 

SSG 랜더스 유튜브

 출처 = SSG랜더스 유튜브

 

또 시즌 중에는 올리기 어려운 기획 컨텐츠나 선수들의 사적인 매력을 조명하는 콘텐츠를 올리는데 적합합니다. 특히 최근 SSG랜더스 소속 이로운 선수의 기나긴 운전면허 취득 여정을 다룬 영상은 업로드 1주일이 채 되지 않아 17만 뷰를 비록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3️⃣팬덤을 잠그는 두번째 전략: 대체 불가능한 이벤트

두 번째 전략은 ‘대체 불가능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경기가 없는 빈 야구장은 그 자체로 가장 매력적인 이벤트 공간이 됩니다.

 

랜더스 섬곤전 마케팅

 랜더스 팬들을 위한 이벤트였던 섬곤전 / 출처 = SSG랜더스 공식 인스타그램

 

최근의 예시로 SSG 랜더스의 팀내 스페셜 매치, ‘섬곤전’을 들 수가 있겠습니다. 팀내에서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한 이벤트 경기로, 선수들이 직접 팀을 나누고 포지션을 파괴하는 등 이색적인 룰을 도입했고,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까지 출근, 응원가도 이벤트에 맞게 개사되는 등 희소성이 돋보였죠.

작년의 스페셜매치인 ‘민지전’은 그냥 유튜브 콘텐츠였지만, 올해는 관중 입장까지 받으면서 스케일이 커졌습니다. 같은 시기 다른 구장에서는 치열한 포스트 시즌이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랜더스의 홈구장 랜더스필드에는 무려 2만 명의 관중들이 모여 승패와는 전혀 상관없는 '우리만의 이벤트'를 한껏 즐겼습니다.

섬곤전의 큰 흥행과 화제성은 시즌이 끝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빈 야구장을 알차게 활용한 사례로 두고두고 꼽힐 만합니다.

 

두산베어스 곰들의 모임 마케팅

 팬들이 선수들과 함께 어울리는 이벤트인 2024년 곰들의 모임 사진 / 출처 = @BEARS TV | 유튜브

 

두산 베어스가 매년 진행하는 ‘곰들의 모임’ 역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팬들이 그라운드에 모여 신인 선수들의 장기자랑을 보고 선수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등 이벤트가 가득한 팬페스트 행사입니다. '먹산'답게 외야에 푸드트럭이 있어 다들 한손에 간식을 들고 잔디밭을 돌아다니는 자유로움과 선수들과 바로 옆에서 대화를 나누고 게임을 하는 가까운 거리감이 특징이죠.

이외에도 선수들이 함께하는 ‘사랑의 연탄 나누기’ 이벤트 역시, 단순한 팬 서비스를 넘어 ‘우리는 같은 문화를 공유한다’는 소속감을 부여하는 연례 의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4️⃣결론: 공백기는 기회다

야구단의 비시즌 마케팅은 우리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줍니다. 공백기는 단순한 휴식이나 리스크가 아니라, 디지털과 경험 중심의 새로운 브랜드 접점을 만들 절호의 기회라는 것입니다.

비시즌 경기, 자선 이벤트, 체험형 팬 미팅, 유튜브 콘텐츠 등은 모두 ‘경기가 없어서’ 시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마케팅 활동입니다. 이처럼 공백기 자체를 브랜드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무대로 재설계할 때, 팬덤을 강화하고 새로운 팬을 유입시키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품이 멈춘 순간이야말로 브랜드가 가장 빛나야 할 시간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KBO 구단 마케팅팀에게 '스토브리그'는 제품(경기)이 없는 수개월간 팬덤을 결속시켜야 하는 시기입니다.
✔️ 이들은 유튜브 컨텐츠의 꾸준한 공급을 통해 팬 이탈을 막고, 대체 불가능한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며 브랜딩을 강화합니다.
✔️ 비시즌 마케팅은 공백기를 '기회'로 재설계하여, 브랜딩을 강화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EDITOR 원더제비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반짝이는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By. 소마코

 

 

 

 

 

 

 

 

 

 

#소마코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콘텐츠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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