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6천만 원→400억 원, 저당 시장의 ‘온리원’이 되기까지 | On the Table : 마이노멀 편

2025.12.17 14:47
67
0
1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8년 전, 모두가 '저칼로리'를 내세우던 시장에서 마이노멀은 '저당' 키워드를 캐치했어요. 히트 상품 '방탄커피' 하나로 시작해, 어느새 매출 400억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한 마이노멀의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Intro ; 에피타이저

'저당' 트렌드 1세대, 마이노멀의 성장법

 

국내 ‘저당’ 시장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브랜드가 있어요. 탕 대체재인 알룰로스부터 저당 마요네즈·잼·간식까지, 지금은 연 매출 4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마이노멀'이 그 주인공이죠.

“핵심은 칼로리가 아니라 혈당이에요.”

8년 전, 모두가 ‘저칼로리’를 외치던 시장에서 마이노멀 이형진 대표는 ‘저당’이라는 단어를 붙잡았어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영역에 첫 제품을 내고, 이후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하며 브랜드의 윤곽을 또렷하게 만들어 왔죠. 마이노멀이 어떻게 성장의 방향을 설계해 왔는지, 그리고 왜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이라는 길을 선택했는지 들어봤어요.

🍽️  오늘의 브랜드, 마이노멀

  • 이형진: 마이노멀컴퍼니 대표. 저당 식품 브랜드 ‘마이노멀’과 다이어트앱 ‘인아웃’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VENT



6천만 원으로 시작, 첫 매출에 울었던 이유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피자집을 운영하셨다고요. 사업이 친숙한 환경이었겠네요.

무의식적으로 그랬던 것 같아요. 부모님 바로 옆에서 자영업이라는 게 어떤 건지 매일 보게 되잖아요. 어릴 때는 “포테이토 피자 한번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던 기억도 있고요. 막연하게 ‘이 가게를 같이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죠. 7년 넘게 연중무휴로 버티던 가게는 어머니 건강 문제로 결국 문을 닫았어요. 하지만 ‘언젠가 내가 직접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계속 품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첫 선택은 대기업 취업이셨는데요.(웃음) 바로 창업으로 뛰어들지 않은 이유가 있었나요?

의지는 분명히 있었는데, 창업은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최소한 버틸 체력과 시스템을 보는 눈은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사회를 먼저 배워보자”는 판단을 했죠. 회사에서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문제가 생기면 어떤 프로세스로 해결되는지를 알아야 나중에 버틸 수 있다고 봤거든요.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자본도 필요했어요. 안정적으로 시드를 모을 수 있는 회사냐도 중요한 기준이었고요. 그래서 SK에너지에 입사했고, ‘창업을 위한 훈련 기간’이라는 마음으로 일했어요. 주유소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부서에서 세무, 재무, 법무, KPI 관리까지 실제 사업 운영의 거의 모든 영역을 경험할 수 있었고, 그러는 동안 시드 자금 6천만 원을 마련했죠. 지금 돌아보면 이 경험과 자금이 창업의 기초 체력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인터뷰 중인 이형진 대표 ⓒ아임웹

 

그럼 ‘이제 나가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특정 순간이 있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때가 됐다고 느꼈어요. 저는 창업을 결정할 때 두 가지 기준을 세웠거든요. 내가 기본 실력을 갖췄는가, 그리고 이 일에 10년을 태울 수 있는가. 트렌드나 외부 환경보다 결국 제 자신을 기준점으로 삼아야 흔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 두 가지 질문에 모두 ‘예’라고 답할 수 있게 된 순간이, 자연스럽게 나가야 할 때였죠.

 

그 두 기준에 비춰봤을 때, 저당 식품은 어떤 점에서 마음을 움직였나요?

생리학을 독학하면서 이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들었어요. 순전히 제 몸이 궁금했거든요. (웃음) 그러면서 깨달은 게 있어요. '칼로리 낮으면 살 빠진다'고들 믿는데, 그건 절반만 맞는 이야기예요. 핵심은 혈당이에요.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야 지방이 연소되는데, 그러려면 혈당을 낮춰야 해요.

근데 시중엔 저칼로리 제품만 있고, 저당 제품은 거의 없더라고요. '왜 저당 시장은 아무도 안 열지?' 싶었죠.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당뇨 예방 수요가 늘어날 거고, 저당이 메가트렌드가 될 거라고 확신했어요. 그 확신 하나로 배팅한 거죠. 저에게 저당은 단순한 카테고리가 아니라, 앞으로 10년을 걸어볼 만한 방향이라고 느껴졌어요.

 

방향이 정해졌다면, 실행 단계에서는 어떤 고민을 가장 먼저 하셨어요?

저는 사람이라고 봤어요.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게 “누구와 함께 시작할 것인가”였거든요. SK에서 같이 일했던 후배를 1년 동안 설득해서 부대표로 모셨고, 세 번째 멤버는 그분의 형이었죠. 6천만 원이라는 작은 자본으로 시작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서로를 믿을 수 있는 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마이노멀 회의실에 부착된 포스터 ⓒ아임웹

 

제품 론칭보다 유튜브를 먼저 시작하셨던게 인상적이었어요.

 

2018년에 창업하면서 동시에 유튜브 채널을 열고 다이어트 지식, 건강 정보 같은 콘텐츠를 올렸어요. 좋은 콘텐츠를 계속 주면 사람들이 신뢰하게 되고, 그게 결국 브랜드 자산이 된다고 믿었거든요. 7천 명 넘는 구독자가 모였을 때 와디즈에서 첫 제품인 ‘방탄커피(버터와 MCT 오일을 블렌딩해 만드는 고지방 커피)’를 론칭했고, 역대 펀딩 7위를 기록했어요. 그 규모면 초도 생산 비용을 거의 그대로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었거든요. 첫 제품에서 손실 없이 출발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힘이 됐죠.

 

첫 매출이 찍히던 순간은 어떻게 기억하세요?

진짜로 울었어요.(웃음) 첫날 매출이 2천만 원 넘게 나왔거든요. 숫자보다 더 충격이었던 건 '이 분들은 뭘 믿고 사주시는 거지?' 하는 감정이었어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내 제품을 사준다는 경험 자체가 특별하고 감사했죠. 작은 팀으로 시작한 초기라 불안하기도 했는데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저당 메가트렌드 위에 세운 성장 공식

 

초기에는 방탄커피로 흥행을 만들었잖아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제품 하나’보다 ‘브랜드 전체’를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하신 것 같아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처음엔 매출을 만드는 속도가 중요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어요. ‘흥행 비즈니스’는 결국 사이클이 있고, 오래가기 어렵다는 점을요. 반면 저당은 단기 유행이 아니라 당뇨·고령화·웰니스 흐름과 맞닿아 있는 메가트렌드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잘 팔리는 제품’보다 ‘10년 동안 일관되게 가져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봤어요.

 

방향을 브랜드로 전환한 이후에는, 어떤 순서로 성장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보셨나요?

저는 브랜드 성장을 세 단계로 나눠서 보는 편이에요. 저희 초창기는 정말 하나의 제품에 완전히 집중하는 단계였어요. 당시에는 방탄커피 브랜드라고 해도 될 만큼 제품 하나와 그것을 설명하는 콘텐츠가 전부였죠. 저는 하나의 제품으로 월 매출 1억은 넘겨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봤어요. 만약 1~2년을 해도 그 수준을 못 넘으면 시장성이나 제품력부터 다시 봐야 하는 거고요.

두 번째, 세 번째 제품부터는 디자인이 굉장히 중요해져요. “이것도 같은 브랜드 제품이구나”라는 인식이 생겨야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거든요. 저희도 이때부터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잡기 시작했고, 제품이 늘어날수록 그 결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제품이 6~7개, 많게는 10개 가까이 되면, 그때부터는 영업과 마케팅이 핵심이 돼요. 단일 제품 하나만 마케팅하면 이탈이 높아요. 한 제품으로 들어온 고객에게 다른 제품들을 보여주고, 객단가도 올리고, 브랜드 인식도 함께 쌓아야 비로소 “브랜드”로 기억되더라고요. 방탄커피로 첫 사이클을 돌리고, 알룰로스로 시장을 넓히고, 그다음 마요네즈·잼·간식까지 확장해오면서 이 단계를 하나씩 밟아온 셈이에요.

 

마이노멀 라운지에 전시된 제품들 ⓒ아임웹

 

그렇게 제품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다음 제품군을 결정하는 기준도 중요해질 것 같은데요. 제품 확장 판단은 어떤 기준으로 하세요?

크게 2가지를 봐요. 시장 크기와 고객의 페인 포인트요. 예를 들어, 알룰로스는 설탕 대체재인데 “설탕 안 쓰는 집이 없다”는 전제에서 시작했어요. 마요네즈는 “전 국민의 70% 냉장고에 들어 있다”는 기사를 보고 진입을 고민했고요.

간식과 잼은 조금 다르게 접근했어요. 고객들이 “식단은 괜찮은데, 중간에 입이 심심할 때 먹을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계속 했거든요. 그때 초코 스낵 시장이 전체 스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데이터와, 고객의 페인 포인트가 딱 맞물렸어요. 그래서 제로 초코칩, 간식류, 저당 잼 같은 제품들이 나왔죠. 최근에 출시한 무화과 잼은 인스타그램에서 “저당 잼 중에 뭐가 있으면 좋을까요” 물었을 때 1등으로 뽑힌 메뉴예요. 바로 제품화했죠. 그런 과정 자체가 콘텐츠가 되기도 하고, 브랜드를 더 재밌게 만드는 장치가 되더라고요.

 

출시된 제품들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했는지는 어떤 지표로 판단하시는지 궁금해요.

저는 식품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2가지를 꼽으라면, 재구매율과 재구매 고객 비중이라고 생각해요. 재구매율은 “이 사람이 만족했는가”에 대한 지표예요. 식품은 맛없거나 불만족스러우면 다시 안 사거든요. 저희는 6개월 기준 재구매율이 약 30% 정도 돼요. 꽤 높은 편이죠.

재구매 고객 비중은 “이번 달 구매자 중 재구매 고객이 얼마나 되는가”를 보는 지표예요. 이 숫자만 너무 높아도 안 돼요. 신규 유입이 없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신규:재구매 비중이 3:7에서 5:5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봐요. 신규 고객이 꾸준히 들어오면서 재구매 고객이 계속 쌓여야, 브랜드가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중인 이형진 대표 ⓒ아임웹

 

말씀하신 지표들이 단단하게 쌓이기까지, 어려운 일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2020년이었을 거예요. 오후에 전화 받았는데 창고에 불이 났다고 그러는 거예요. 가보니까 전소됐더라고요. 3억이 넘는 재고가 다 탔어요. 근데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다 같이 회식했어요. "잘 되려고 하나보다" 하면서요. (웃음) 한 달 넘게 판매가 중단됐는데, 그 시간에 제품 개발이랑 전략 짜는 데 집중했어요. 돌이켜보면 그때 오히려 팀이 단단해졌어요.

 

그런 위기 뒤에는 보통 새로운 기회도 찾아오곤 하는데요. 마이노멀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나요?

2023년에 메타 광고를 처음 시작하면서 성장 곡선이 확실히 달라졌어요. 그전까지는 위기와 시행착오를 버티며 한 단계씩 올라가는 느낌이었다면, 메타 광고는 그 흐름에 가속도가 붙는 계기였죠. 최근 2년 사이 매출이 거의 5배 가까이 뛰었고, 지난해는 360억을 기록했어요. 올해 목표는 약 400억이고요. 초기 3명이었던 팀이 지금은 36명으로 늘었습니다.

 

 

 

채널은 넓게, 관계는 깊게

 

마이노멀 공식 자사몰 ⓒ마이노멀

 

브랜드가 커지면 고객을 만나는 접점도 다양해지잖아요. 마이노멀은 어떤 그림으로 채널을 확장하고 계세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두루 운영하고 있어요. 쿠팡·컬리·네이버 같은 온라인 플랫폼은 신규 유입에 강하고, 자사몰은 이미 브랜드를 알고 찾아오시는 분들을 위한 공간이죠.

편의점은 또 다른 성격의 채널이에요. 저희 브랜드를 잘 모르는 40~60대 분들도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마주치는 곳이거든요. 특히 간식이나 음료처럼 ‘그냥 바로 집어드는’ 카테고리는 접근성이 모든 걸 결정해요. 그 짧은 순간에 선택되려면 브랜드가 더 넓게 알려져 있어야 하고요. 편의점은 인지도를 확장하는 중요한 접점으로 보고 있어요.

올리브영·에이블리·오늘의집 같은 라이프스타일 채널도 같은 맥락이에요. 대형 온라인 플랫폼과 자사몰이 유입과 관계 구축 중심이라면, 이런 버티컬 채널들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경험하게 만드는 공간이죠.

 

그렇다면 여러 채널 중에서도 자사몰에는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계세요?

처음엔 저희도 많이 고민했어요. 식품은 보통 마트에서 사거나, 쿠팡에서 다른 물건 살 때 함께 담는 경우가 많잖아요. 자사몰까지 찾아와 구매하는 건 사실 꽤 특별한 행동이거든요. 그래서 초기에는 “우리에게 자사몰이 꼭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하지만 자사몰을 없애자는 뜻이 아니라, ‘있어야 한다면 왜 있어야 하는가’부터 정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었어요. 그게 없으면 그냥 랜딩페이지랑 다를 게 없잖아요. 고민해보니까 저희는 그걸 만들 수 있겠더라고요.

 

그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셨어요?

자사몰을 찾아오시는 분들은 이미 ‘마이노멀’을 알고 오시는 분들이에요. 쿠팡에서 우연히 발견해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브랜드를 선택해서 온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그분들을 프리미엄 고객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사몰 고객만큼은 특별하게 대접하자고 정했죠. 이달의 사은품을 더 드리거나, 배송비 무료 구성으로 혜택을 드리기도 하고요. 알룰로스를 구매하신 분들께는 이틀 뒤에 레시피를 보내드리기도 해요. 작은 것들이지만, ‘마이노멀만의 환대’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그 경험을 더 정교하게 만들 도구가 필요한데, 저희에게 그 역할을 해주는 게 바로 CRM이에요.

 

신제품 ‘과일 푸딩’ 출시 전 사전 프로모션 비밀 링크 페이지 ⓒ마이노멀

 

 

CRM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계세요?

자사몰 고객을 ‘프리미엄 고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순히 이벤트를 하는 수준이 아니라 어떤 경험을 설계해야 할지 계속 실험하고 있어요. 아임웹 안에서 신규 가입 혜택이나 팝업 문구, 타깃 메시지를 A/B 테스트하면 반응이 바로 보이거든요.

실제로 간식을 자주 구매하는 고객에게만 메시지를 보냈더니, 유의미하게 높은 구매 전환율이 나온 적도 있어요. 신제품 사전 프로모션도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만 비밀 링크로 초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이 과정이 콘텐츠처럼 퍼지면서 매출에도 기여했고요. 저희에게 자사몰은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니라 ‘고객 여정을 설계하는 실험실’ 같은 공간이에요.

 

말씀하신 실험들을 빠르게 진행하려면 운영 공수도 중요할 텐데요. 자사몰 운영 과정에서 아임웹이 특히 편리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으셨나요?

맞아요. 실험을 많이 하려면 ‘속도’가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저희는 작은 단위라도 바로 테스트해보고 싶은데, 아임웹은 클릭 몇 번이면 레이아웃이나 문구를 바꿀 수 있어서 운영 부담이 거의 없어요. 예를 들어, 팝업 카피나 신규 가입 혜택을 바꾸고 싶은 순간이 오면 개발 리소스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요. 제가 직접 들어가서 수정하고 바로 실험 돌려보면 반응이 바로 보여요. 이게 진짜 큰 장점이었어요.

또 영상 리뷰나 상세 설명 같은 요소들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서, 고객에게 ‘확신’을 주기 위한 구조를 빠르게 바꿔볼 수 있었어요. 운영자 한 명이 다른 업무 하면서도 충분히 자사몰을 관리할 수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됐고요.

 

‘자사몰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브랜드마다 꽤 다를 것 같아요. 마이노멀만의 자사몰 운영 기준이 있을까요?

저희도 아직 배워가는 중이지만, 자사몰만의 경험을 어떻게 만들지가 핵심인 것 같아요. 단순히 매출 비중을 높이는 게 목표가 아니라, 자사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브랜드의 결’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고객 만족·고객 소통·고객 참여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잡고 있어요. 숫자에만 집착하기보다, 우리가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 먼저 정의하는 게 맞다고 봐요. 그게 명확해지면 자사몰은 자연스럽게 성장한다고 느끼고 있어요.

 

 

 

저당 시장의 온리원을 꿈꾸다

 

제품 개발 방향을 설명 중인 이형진 대표 ⓒ아임웹

 

요즘 저당 시장에 대기업들도 많이 들어왔잖아요. 경쟁이 치열해졌을 것 같아요.

체감이 확 돼요. 대기업은 한 번에 6종, 10종씩 쏟아내거든요. 저희가 정성스럽게 마요네즈 하나 출시하면, 대기업은 정식 론칭 없이 바로 유통시켜요. 브랜드 인지도가 있고 마케팅 규모가 다르니까 소비자들이 선택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우리도 속도를 더 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은 월 1개, 내년에는 월 2개까지 늘리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속도 경쟁만으로는 대기업을 이기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같이 들었고요.

 

속도 말고도, 어떤 기준으로 방향을 잡고 계세요?

그 기준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바로 카피캣 이슈였어요. 처음 카피 제품이 나왔을 때는 솔직히 정말 힘들었어요. 같은 공장에서 저희 제품을 거의 그대로 따라 만든 뒤 더 싸게 파는 경우도 있었고, 마케팅 방식이나 바이럴 채널까지 그대로 따라 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우리가 6개월, 1년 동안 공들인 걸 이렇게 베껴 가?”라는 생각이 들면 분노가 안 날 수 없죠.

근데 이게 식품, 뷰티, 패션 가리지 않고 어디에나 있는 일이더라고요. 완전히 막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요. 그래서 관점을 바꾸게 됐어요. 카피캣이 어차피 나온다면 우리는 결국 ‘원칙’으로 승부해야 하고, 지키고 싶은 기준을 더 선명하게 가져가자는 쪽으로요.

 

인터뷰 중인 이형진 대표 ⓒ아임웹

 

말씀하신 ‘원칙’은 어떤 건가요?

제품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정하는 건 원가가 아니라 철학이에요. “내가 못 먹는 건 만들지 않는다.” 저한테 이 문장은 그냥 멋있는 말이 아니라 실제 기준이에요. 음식은 몸 안쪽 피부에 닿는 거잖아요. 장은 얼굴보다 훨씬 얇고 민감한 곳인데, 여기에 어떤 원료를 넣을지는 타협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식품 특성상 ‘맛’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요소예요. 건강하다는 이유로 맛이 없으면 두 번째 구매는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항상 “맛이 1번, 성분이 2번, 그리고 원가는 우리가 감수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마요네즈가 대표적인 사례죠. 모두가 콩기름을 쓸 때, 저희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넣었어요. 원가가 3배 이상 뛰지만, 그래도 그렇게 만들었어요.

 

그런 원칙이 있다는 게 마이노멀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요?

사실 이 원료 철학은 브랜드 이름에도 담겨 있어요. ‘마이노멀(My Normal)’이라는 이름은 내가 먹을 수 있는 기준, 내가 부끄럽지 않은 기준을 만들겠다는 뜻이에요. 누가 먹어도 괜찮은 제품이 아니라, 내가 먹어도 될 만큼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의지에서 출발했죠. 그래서 저희에게 원료는 브랜드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에요.

고객들이 저희에게 이런 말을 해주시더라고요. “믿고 먹는 마이노멀”이라고요. 이 시장에서 빠르게 제품을 많이 내는 건 대기업이 훨씬 잘해요. 하지만 저희 원칙까지 복제하는 건 누구도 따라 할 수 없어요. 마이노멀은 이제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당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브랜드는 규모가 아니라 철학이라고 믿거든요. 그게 마이노멀이 선택한 길이에요.

 

경쟁 속에서 방향을 잡았군요. 지금 가장 큰 고민은 뭐예요?

브랜드 인지도요. 저희 핵심 타겟이 35세에서 44세 사이거든요. 부모님 건강도 신경 쓰이고, 본인 다이어트도 관심 있는 나이대요. 이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어요. 근데 브랜드가 더 성장하려면 이 울타리를 넘어야 하잖아요. 부모님 세대 냉장고에도 들어갈 수 있을지, 젊은 친구들 장바구니에도 담길 수 있을지. 그게 요즘 가장 큰 고민이에요.

 

이형진 대표 ⓒ아임웹

 

그렇다면 해외 시장은 어떻게 보세요?

국내만 보고 있진 않아요. 해외에도 기회가 있거든요. 싱가포르가 먼저였는데, 재밌는 일이 있었어요. 벤더사에 일부러 높은 가격을 불렀거든요. 근데 ‘콜’하더라고요. 교육 수준이 높고 웰니스에 관심 있는 시장이라 반응이 좋았어요. 그때 확신이 생겼어요. 해외도 되겠구나. 미국은 아마존으로 들어갔고, 일본은 직접 진출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다음은 중국이에요. 웰니스 시장이 한국보다 5~10년 정도 늦어서 기회가 있다고 봐요.

 

식품 외에 다른 사업도 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사업 반경이 넓어지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처음엔 저당 식품 브랜드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돌아보니까 2019년부터 혈당기를 유통하고 있었고, 2022년부터는 칼로리 계산 앱도 운영하고 있더라고요. 매일 5만 명 이상이 활동하는 앱이요.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우리는 단순히 식품 브랜드가 아니라 당 관리에 진심인 브랜드구나. 그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앞으로 마이노멀은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나요?

전국민이 한 번쯤 들어본 브랜드요. "마이노멀? 아, 저당 그거." 이 정도면 성공이에요. 8년 전에 시작할 때는 저당이 뭔지 설명하는 것부터 해야 했거든요.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해외에서도 슬슬 자리 잡고 있고요. 결국 고객의 건강에 진심인 브랜드로 남고 싶어요.

 


🍰 Outro ; 오늘의 디저트

 

마이노멀의 이야기, 재밌게 읽으셨나요?
오늘 대화 끝에 마음속에 남은 창업자의 문장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저는 창업을 결정할 때 두 가지 기준을 세웠거든요. 내가 기본 실력을 갖췄는가, 그리고 이 일에 10년을 태울 수 있는가. 트렌드나 외부 환경보다 결국 제 자신을 기준점으로 삼아야 흔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당뇨 예방 수요가 늘어날 거고, 저당이 메가트렌드가 될 거라고 확신했어요. 그 확신 하나로 배팅한 거죠. 저에게 저당은 단순한 카테고리가 아니라, 앞으로 10년을 걸어볼 만한 방향이라고 느껴졌어요.
  • ‘내가 못 먹는 건 만들지 않는다.’ 저한테 이 문장은 그냥 멋있는 말이 아니라 실제 기준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항상 ‘맛이 1번, 성분이 2번, 그리고 원가는 우리가 감수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 이 시장에서 빠르게 제품을 많이 내는 건 대기업이 훨씬 잘해요. 하지만 저희 원칙까지 복제하는 건 누구도 따라 할 수 없어요. 마이노멀은 이제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당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브랜드는 규모가 아니라 철학이라고 믿거든요.

 

 

 

👉 다른 브랜드의 성장 사례가 궁금하다면?



📖 더 많은 아임웹 콘텐츠 보러 가기

👉 아임웹 뉴스레터 구독하기: 아임웹 회원가입 후 마케팅 수신 동의에 체크해 주세요! 매주 수요일 알찬 콘텐츠를 보내드려요 :)

 

 

 

#아임웹 #마이노멀 #마케팅 #브랜딩 #제품개발
이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나요?
이 글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수록 인사이트가 커집니다.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