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올리브영, 세포라와의 협업이 신의 한 수가 되려면
2026.01.29 09:31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중장기적으로 글로벌에서 성공하려면, 결국 ‘상품’을 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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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6년 01월 28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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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가속 페달을 밟습니다
속도. 올리브영의 해외 진출 전략에서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뼈아프게 지적받아온 단어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진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요. 주요 브랜드들은 아마존을 넘어 울타뷰티·코스트코 같은 현지 메인 채널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실리콘투처럼 해외 진출의 길목을 선점한 기업들까지 등장하며 비즈니스 모델은 날로 견고해지고 있죠. 이는
국내 ‘절대 강자’ 올리브영이 해외에서만 유독 존재감이 희미했던 이유
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응해
올해 미국 LA에 거점을 마련하고 추가 매장 오픈 계획도 공개
했지만, 오프라인 확장은 구조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이미 타이밍을 놓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온 배경이었죠.
이 지점에서 올리브영은 전략적 승부수를 띄웁니다.
세포라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직접 큐레이션 한 ‘K-뷰티 존’을 세포라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선보이기로 한 것입
니다.
이는 직진출과 유통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그간 약점으로 꼽혀온 ‘속도’를 단숨에 보완하겠다는 건데요
.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도 K-뷰티의 ‘게이트키퍼’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선언으로도 읽힙니다.
모든 길은 올리브영으로?
‘K-뷰티 전성시대’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건, 거리를 빼곡히 채운 뷰티 브랜드 옥외 광고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수많은 광고가 셀링 포인트나 구매처를 설명할 때 ‘올리브영’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입니다. ‘올리브영 랭킹 1위’, ‘올리브영에서 검색하세요’라는 문구가 일상처럼 반복되죠. 이제 국내 뷰티 시장은 올리브영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브랜드의 성장 경로에서 올리브영이 사실상 필수 관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화장품은 테스팅과 경험이 중요한 카테고리인데, 이를 가장 잘 구현해 낸 공간이 바로 올리브영입니다. 1,400여 개에 달하는 매장과 강력한 온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브랜드는 올리브영 입점만으로도 연 매출 수백억 원대까지 성장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 단계입니다. 천억 원대 이상의 메가 브랜드로 도약하려면 결국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하는데, 이 순간부터 올리브영의 영향력은 아무래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 진출은 굳이 올리브영을 거치지 않아도 가능하기 때문이죠.
이번 세포라와의 전략적 제휴는 바로 이 지점을 메우는 선택입니다
.
세포라는 글로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뷰티 채널 중 하나입니다. 올리브영의 큐레이션을 거쳐 이곳에 입점한다는 건, 단순한 판로 확대를 넘어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하는 보증수표가 됩니다. 특히 온라인만으로는 부족하고, 단독으로 해외 오프라인에 진출하기엔 체급이 애매한 브랜드들에게 올리브영은, 국내와 해외 성장을 동시에 돕는 대체 불가한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카니발리제이션(자기 잠식)’ 우려가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는 당장의 리스크라기보다는 중장기 과제에 가깝습니다. 세포라 내 ‘샵인샵’ 구조와 올리브영의 직접 진출은 성격이 다른 만큼, 설계에 따라 충분히 분리 운영이 가능합니다. 투트랙 전략 자체는 성립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거죠.
문제는 올리브영이 ‘유통사’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이번 투트랙 전략은 단기 처방일 수는 있어도 근원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합니다. 올리브영의 정체성은 어디까지나 ‘유통사’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힘은 브랜드 자체가 아니라, 온·오프라인 매장이 만들어내는 트래픽과 장악력에서 나옵니다.
세포라와의 제휴는 즉각적인 성과를 낼 수 있고, 현지 매장 전략과 충돌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 올리브영의 글로벌 성공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을 버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준비 없이 이 관계에만 기대게 된다면, 올리브영이 꿈꾸는 글로벌 확장은 생각보다 빠르게 한계에 부딪힐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타이밍입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제휴는 올리브영보다 세포라 쪽이 더 적극적이었다고 합니다. K-뷰티의 글로벌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세포라 역시 ‘검증된 K-뷰티 큐레이터’가 절실했던 것이죠. 울타뷰티가 한국 브랜드를 빠르게 흡수한 상황에서, 트렌드와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파트너로 올리브영을 선택한 셈입니다.
이는 곧 올리브영이 당분간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골든타임’에 들어섰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기간 동안 올리브영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바로 통제력 강화입니다.
자체 브랜드를 키우거나 전략적 투자를 통해 확실히 손에 쥘 수 있는 브랜드 자산을 확보해야 하고, 훗날 세포라와의 관계가 변하더라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직진출의 고삐 역시 늦춰선 안 됩니다.
국내는 몰라도 해외에선 매장과 물류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습니다.
올리브영이 더 먼 미래까지 가려면, 결국 ‘상품’을 쥐어야 합니다.
이번 세포라 협업이 단순한 제휴를 넘어 진짜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의 갈림길도, 바로 이 지점에 놓여 있습니다.
트렌드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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