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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이해하면 마케팅이 아니라 ‘마케터의 역할’이 다시 보인다

2026.04.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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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AI 시대, 마케터는 콘텐츠 제작자가 아니라 시스템 설계자가 된다 토큰, 컨텍스트, 할루시네이션, RAG를 이해하는 순간 보이기 시작하는 마케팅의 다음 역할

 

 

1. 요즘 AI 이야기 everywhere

요즘 어디를 가도 AI 이야기다. 컨퍼런스를 가도 AI, 마케팅 세미나를 가도 AI, SaaS 회사들도 AI, CRM 회사들도 AI, 광고 플랫폼도 AI, 심지어 디자인 툴, 문서 툴, 이메일 툴까지 전부 AI 이야기를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마케팅 업계의 키워드는 퍼포먼스, 데이터, CRM, CDP, 마케팅 자동화 같은 단어들이었다면, 지금은 그 위에 AI라는 단어가 하나 더 올라간 느낌이다. 이제는 어떤 서비스를 설명할 때 AI가 들어가지 않으면 오히려 뒤처진 서비스처럼 보일 정도다.

 

마케터들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새로운 광고 매체, 새로운 분석 툴, 새로운 CRM 툴을 배우는 것이 중요했다면, 요즘은 ChatGPT를 어떻게 쓰는지, 프롬프트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어떤 AI 툴이 카피를 잘 써주는지, 어떤 툴이 이미지를 잘 만들어주는지 같은 이야기들이 훨씬 많이 오간다. 실제로 많은 마케터들이 AI를 활용해서 블로그 글을 쓰고, 광고 카피를 만들고, 이메일 제목을 만들고, 제안서 초안을 작성하고, 회의 요약을 만들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몇 시간을 들여서 하던 일들이 이제는 몇 분 안에 끝나기도 한다. 생산성만 놓고 보면 정말 큰 변화다.

 

그래서 처음 AI를 접했을 때 대부분의 마케터가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다. “와, 이제 콘텐츠 만드는 시간 엄청 줄어들겠다.” “카피라이팅 외주 안 써도 되겠다.” “보고서 초안은 AI로 만들고 수정만 하면 되겠다.” 즉, AI를 콘텐츠 제작 도구, 글쓰기 도구, 생산성 도구로 이해하게 된다. 사실 틀린 이해는 아니다. 실제로 AI는 콘텐츠 생산성을 엄청나게 올려주고 있고, 이 변화만으로도 이미 마케팅 업무 방식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그런데 AI를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깊게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든다. AI가 단순히 글을 대신 써주는 도구 정도라면, 이렇게까지 전 산업이 들썩일 이유가 있을까? SaaS 회사들이 전부 AI 회사로 바뀌려고 하고, CRM 회사들이 AI를 붙이고, ERP 회사들이 AI를 붙이고, 데이터 회사들이 AI 플랫폼 이야기를 하고, 심지어 개발자들이 “앞으로 소프트웨어 구조 자체가 바뀐다”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단순히 글을 잘 써주기 때문일까?

 

여기서부터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AI를 계속 쓰다 보면 깨닫게 되는 것이 하나 있다. AI의 본질은 카피를 써주는 것도 아니고,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고, 보고서를 대신 작성해 주는 것도 아니다. 그건 겉으로 보이는 가장 쉬운 사용 사례일 뿐이다. 진짜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다. AI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하나의 툴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위에 올라가는 새로운 레이어, 혹은 일을 처리하는 새로운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요즘 AI 이야기를 듣다 보면 프롬프트 잘 쓰는 방법, 어떤 모델이 좋은지, 무료 AI 툴 리스트 같은 이야기들도 많지만, 사실 그런 이야기들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가 따로 있다. AI를 단순히 잘 사용하는 사람과, AI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사람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다. 전자는 AI를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고, 후자는 AI를 이용해서 업무 구조, 시스템 구조, 비즈니스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기 시작한다.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이 차이는 더 크게 느껴진다. 어떤 마케터는 AI로 카피를 더 빨리 쓰고, 이미지를 더 빨리 만들고, 보고서를 더 빨리 작성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어떤 마케터는 AI를 CRM에 연결하고,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메일 발송을 자동화하고, 리드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고객 정보를 정리하고, 세일즈 팀에 알림을 보내고, 후속 이메일을 자동으로 보내고, 제안서 초안을 자동으로 만들고, 전체 마케팅과 세일즈 흐름을 하나의 워크플로우로 묶기 시작한다. 겉으로 보면 둘 다 AI를 쓰고 있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요즘 AI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AI의 대부분은 사실 겉으로 보이는 사용법 이야기이고, 그 아래에 있는 구조 이야기는 아직 많이 이야기되지 않는 것 같다. 프롬프트를 어떻게 쓰면 좋은 답변이 나오는지, 어떤 모델이 더 똑똑한지, 어떤 AI 툴이 무료인지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조금만 더 길게 보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AI를 이루고 있는 기본 개념들과, 그 개념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최근에 읽은 한 글에서 이런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이 5가지 AI 용어를 이해하면 대부분 사람들보다 AI를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용어 설명 글이겠거니 하고 읽었는데, 읽다 보니 단순히 용어를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AI를 어떤 구조로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글에서 말하는 몇 가지 개념들을 마케팅, CRM, 마테크, 자동화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니, 이건 단순히 AI 공부 이야기가 아니라 마케터의 일 방식 자체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 앞으로 몇 년 동안 마케팅 업계에서 AI 이야기는 계속 나올 것이다. 새로운 툴이 나오고, 새로운 기능이 나오고, 새로운 모델이 나오고, 계속 더 똑똑한 AI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툴을 하나씩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변화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 개념들과, 그 개념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큰 그림을 먼저 보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프롬프트를 잘 쓰는 방법이나, 추천 AI 툴 리스트 같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신, AI를 조금 더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개념들, 그리고 그 개념들이 마케팅, CRM, 자동화, Revenue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결국 이 이야기는 AI 기술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 마케터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2. 대부분 ChatGPT, 프롬프트 이야기만 함

AI 이야기를 하면 거의 항상 같은 이야기로 흘러간다.
“프롬프트는 이렇게 써야 한다”, “이 모델이 더 좋다”, “이 툴이 이미지를 더 잘 만든다”, “이렇게 질문하면 답변이 더 길게 나온다”, “이렇게 쓰면 블로그 글을 잘 써준다” 같은 이야기들이다. 실제로 인터넷에 있는 AI 관련 콘텐츠의 대부분도 프롬프트 예시, AI 툴 추천, 생산성 높이는 방법 같은 내용이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로 프롬프트를 조금만 잘 써도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지고, AI 툴 몇 개만 잘 써도 업무 속도가 크게 빨라진다.

 

그래서 많은 마케터들이 AI를 이렇게 이해하기 시작한다.
AI는 카피를 써주는 도구, 블로그 글을 써주는 도구, 광고 문구를 만들어주는 도구, 이미지 만들어주는 도구, 번역해주는 도구, 보고서 초안 만들어주는 도구. 즉, 콘텐츠 제작을 도와주는 생산성 툴로 이해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AI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영역도 콘텐츠, 카피, 디자인, 영상, 문서 작성 같은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는 AI가 사람의 시간을 엄청나게 줄여주고 있기 때문에 체감 변화도 크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 정도는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AI가 단순히 글을 잘 써주고 이미지를 잘 만들어주는 도구라면, 왜 CRM 회사들이 AI를 붙이려고 할까? 왜 ERP 회사들이 AI 이야기를 할까? 왜 데이터 플랫폼 회사들이 전부 AI 플랫폼 회사가 되려고 할까? 왜 SaaS 회사들이 기존 기능보다 AI 기능을 더 앞에 내세우기 시작했을까? 그리고 왜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소프트웨어 구조가 바뀐다”고 이야기할까?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뭔가 규모가 너무 크다.
이건 단순히 새로운 기능 하나가 생긴 수준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는 변화에 더 가깝다. 그런데 우리는 그 변화를 프롬프트 잘 쓰는 방법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이런 상황이 예전에 마케팅 자동화가 처음 나왔을 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케팅 자동화 툴이 처음 나왔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이메일 자동으로 보내주는 툴”, “스케줄링 해주는 툴” 정도로 이해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마케팅 자동화의 핵심은 이메일을 자동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여정 전체를 설계하고 자동으로 운영하는 것이었다. 즉, 기능 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기능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했다.

 

AI도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AI를 카피 쓰는 도구, 콘텐츠 만드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지만, 조금 더 큰 흐름으로 보면 AI는 단순히 콘텐츠 제작 영역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읽고, 판단하고, 실행하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래서 AI를 단순히 프롬프트 관점에서만 보면 전체 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다.

 

프롬프트는 물론 중요하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프롬프트는 어디까지나 모델과 대화하는 인터페이스에 가까운 개념이다. 마케터 관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할 것인가”보다 “어떤 데이터를 AI에게 보여줄 것인가”, “AI가 어떤 일을 자동으로 하게 만들 것인가”, “AI를 CRM과 광고, 이메일, 세일즈 프로세스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같은 질문들이다.

예를 들어 생각해 보면, 프롬프트를 아무리 잘 써도 회사 내부 자료를 모르는 AI는 제대로 된 제안서를 만들기 어렵다. 고객 히스토리를 모르는 AI는 제대로 된 세일즈 이메일을 쓰기 어렵다. 제품 정보를 모르는 AI는 제대로 된 마케팅 카피를 쓰기 어렵다. 즉, 프롬프트보다 더 중요한 것은 AI가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AI와 연결하는 구조다.

 

그래서 AI 이야기를 할 때 프롬프트 이야기만 계속 하다 보면, AI를 굉장히 작은 범위에서만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AI를 조금만 더 시스템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프롬프트는 그 시스템의 한 부분일 뿐이고, 그 위에는 데이터가 있고, 그 아래에는 모델이 있고, 그 옆에는 자동화와 워크플로우가 있고, 그 결과는 CRM과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지점부터는 AI를 하나의 툴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 혹은 하나의 아키텍처로 보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개념들이 있다. 최근에 많이 이야기되는 Tokens, Context Window, Temperature, Hallucination, RAG 같은 개념들이 바로 그런 개념들이다. 겉으로 보면 기술 용어처럼 보이지만, 이 개념들을 이해하면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뿐만 아니라, AI를 어떻게 비즈니스와 마케팅 시스템에 연결할 수 있는지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 개념들을 하나씩 아주 기술적인 설명이 아니라, 마케터와 비즈니스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 개념들을 이해한 다음에, 왜 이 이야기가 단순히 AI 용어 공부가 아니라 CRM, 데이터, 자동화, 그리고 Revenue 시스템 이야기로 이어지는지도 같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3.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용어 5개가 아니라 구조 이해

Tokens, Context Window, Temperature, Hallucination, RAG 같은 단어들을 처음 보면 대부분 기술 용어처럼 느껴진다. 개발자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알아야 할 개념 같고, 마케터나 기획자에게는 조금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단어들을 그냥 “AI 공부할 때 나오는 어려운 단어들”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그런데 이 단어들을 하나씩 따로 보면 어려운 기술 용어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뒤에서 보면 사실은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구조적인 개념들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단어들은 각각 따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개념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AI를 처음 접하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질문을 하면 AI가 알아서 생각해서 답을 준다.”
겉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서는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 텍스트가 토큰으로 쪼개지고, 그 토큰이 모델 안에서 처리되고, 모델은 확률적으로 다음 단어를 예측하고, 모델이 기억할 수 있는 길이는 제한되어 있고, 때로는 없는 정보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그래서 외부 데이터를 검색해서 다시 모델에게 보여주는 구조가 필요해진다. 즉, 우리가 ChatGPT 같은 화면에서 보는 단순한 채팅 인터페이스 뒤에는 생각보다 많은 구조가 숨어 있다.

 

이걸 아주 단순하게 구조로 표현하면 대략 이런 흐름이다.
텍스트 입력 → 토큰 처리 → 모델 처리 → 답변 생성 → 틀린 정보 발생 가능 → 외부 데이터 검색 → 다시 답변 생성.
이 구조를 이해하면 Tokens, Context Window, Hallucination, RAG 같은 개념들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래서 이 개념들을 따로 외우는 것보다, AI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큰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더 흥미로운 지점이 나온다.
 

이 구조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AI를 단순히 질문하고 답변 받는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입력받고, 데이터를 이해하고,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 행동을 실행하는 시스템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지점부터 AI 이야기는 더 이상 기술 이야기가 아니라, 비즈니스 시스템 이야기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을 생각해 보자.
고객 데이터가 CRM에 쌓이고, 고객 행동 데이터가 웹사이트와 광고 플랫폼에 쌓이고, 이메일 반응 데이터가 마케팅 자동화 툴에 쌓이고, 세일즈 활동 데이터가 세일즈 CRM에 쌓인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이 데이터를 보고, 세그먼트를 나누고, 이메일을 보내고, 광고 타겟을 설정하고, 제안서를 만들고, 후속 연락을 했다. 즉, 데이터 → 사람 → 실행 구조였다.

 

그런데 AI를 시스템 관점에서 보면 구조가 조금 달라진다.
데이터 → AI → 실행 구조로 바뀌기 시작한다. AI가 고객 데이터를 읽고, 고객을 분류하고, 어떤 메시지를 보내야 할지 결정하고, 이메일을 작성하고, CRM에 기록을 남기고, 세일즈 팀에게 알림을 보내고, 후속 이메일을 자동으로 보내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이쯤 되면 AI는 더 이상 카피를 써주는 도구가 아니라, 마케팅과 세일즈 프로세스 사이에 들어와서 일을 처리하는 하나의 레이어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Tokens, Context, Hallucination, RAG 같은 개념들을 이해하는 이유는 단순히 AI를 더 똑똑하게 쓰기 위해서라기보다, AI가 어떤 구조로 움직이고, 그 구조를 우리 비즈니스 시스템 안에 어디에 넣을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 이 개념들을 이해하면 “프롬프트를 이렇게 쓰면 답변이 더 좋아진다” 수준을 넘어, “우리 CRM 데이터와 AI를 연결하면 어떤 자동화가 가능할까?”, “고객 문의가 들어왔을 때 AI가 먼저 답변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사람이 대응하게 할 수 있을까?”, “리드가 들어오면 AI가 회사 정보를 정리하고 제안서 초안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같은 질문으로 생각이 확장되기 시작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용어 자체가 아니라 구조를 보는 관점이다.
AI를 하나의 똑똑한 채팅 프로그램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사이에서 일을 처리하는 새로운 레이어로 볼 것인지에 따라 AI를 사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전자의 관점에서는 프롬프트가 가장 중요해 보이고, 후자의 관점에서는 데이터 구조, CRM 구조, 자동화 워크플로우, 시스템 설계가 더 중요해 보이기 시작한다.

 

이 지점에서 마케터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만약 AI가 단순히 글을 써주는 도구라면, 마케터는 여전히 콘텐츠를 기획하고, 카피를 쓰고, 캠페인을 운영하는 역할이 중심이 될 것이다. 하지만 AI가 데이터와 CRM, 자동화와 세일즈 프로세스를 연결하는 시스템 레이어가 된다면, 마케터의 역할은 콘텐츠 제작자에서 점점 고객 여정과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래서 이제 Tokens, Context, Temperature, Hallucination, RAG 같은 개념들을 하나씩 살펴보려고 한다. 다만 이 개념들을 기술적으로 깊게 설명하려는 것은 아니다. 대신, 이 개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이 개념들이 마케팅과 CRM, 자동화, 그리고 Revenue 시스템과 어떤 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이 개념들을 이해하고 나면 AI를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고, 마케팅을 보는 시선도 같이 달라질 수도 있다.

 

 

4. Tokens / Context / Temperature / Hallucination / RAG 설명

이제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AI의 기본 개념 몇 가지를 하나씩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Tokens, Context Window, Temperature, Hallucination, RAG 같은 단어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수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단어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단어들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 개념들이 AI의 어떤 특징을 설명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 특징들이 우리가 AI를 사용할 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먼저 Tokens 이야기부터 해보자.
AI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문장을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잘게 쪼갠 단위로 처리한다. 이 단위를 토큰이라고 부른다. 단어 하나가 하나의 토큰이 될 수도 있고, 단어가 여러 개의 토큰으로 나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AI가 텍스트를 읽고 쓰고 기억하는 모든 과정이 이 토큰 단위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AI를 사용할 때 비용도 토큰 기준으로 계산되고,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 길이도 토큰 수로 제한된다. 쉽게 말하면 토큰은 AI가 글을 읽고 쓰는 데 사용하는 기본 연산 단위이자 비용 단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토큰과 연결되는 개념이 Context Window다.
Context Window는 AI가 한 번에 기억하고 참고할 수 있는 최대 텍스트 길이라고 보면 된다. 사람으로 치면 작업 기억 용량 같은 개념이다. 우리가 대화를 할 때 앞에서 했던 말을 기억해야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듯이, AI도 이전 대화나 문서 내용을 일정 길이까지만 기억할 수 있다. 그래서 긴 문서를 한 번에 넣으면 중간이나 앞부분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개념을 이해하면 왜 긴 문서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서 처리하는 구조가 필요한지, 왜 RAG 같은 구조가 등장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다음으로 Temperature라는 개념이 있다.
Temperature는 AI의 창의성 혹은 랜덤성을 조절하는 값이라고 보면 된다. Temperature를 낮게 설정하면 AI는 보다 정형적이고 안정적인 답변을 만들고, 높게 설정하면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답변을 만든다. 예를 들어 계약서 문구나 보고서 문장처럼 정확하고 일관된 문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Temperature를 낮게 쓰는 것이 좋고, 광고 카피나 아이디어 발상처럼 다양한 표현이 필요한 경우에는 Temperature를 조금 높게 쓰는 것이 좋다. 이 개념을 이해하면 AI를 사용할 때 “왜 어떤 때는 답변이 너무 딱딱하고, 어떤 때는 너무 이상하게 창의적인지”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Hallucination이라는 개념이 있다.
Hallucination은 AI가 틀린 정보를 사실처럼 말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AI는 검색엔진이 아니라 확률적으로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모르는 질문을 받았을 때 “모르겠다”고 하기보다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존재하지 않는 논문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없는 회사 정보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숫자를 틀리게 말하기도 한다. 이 개념은 AI를 사용할 때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AI가 말하는 내용이 항상 사실이라고 믿고 그대로 사용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에서 AI를 사용할 때는 AI가 마음대로 답을 만드는 구조가 아니라, 회사 데이터나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하도록 만드는 구조가 필요하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RAG다.
RAG는 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의 약자인데, 쉽게 말하면 AI가 답변을 만들기 전에 외부 문서나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정보를 먼저 찾아보고, 그 정보를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회사 내부 문서, 제품 매뉴얼, 고객 FAQ, 제안서 자료, CRM 데이터 같은 것들을 미리 연결해 두면, AI는 질문을 받았을 때 관련 문서를 찾아서 그 내용을 참고해서 답변을 만든다. 이렇게 하면 Hallucination을 줄일 수 있고, 회사 상황에 맞는 답변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기업에서 사용하는 AI 챗봇이나 문서 검색 시스템, 내부 지식 검색 시스템 대부분은 이 RAG 구조를 사용한다.

 

이 다섯 가지 개념을 한 번에 정리해 보면 이런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AI는 텍스트를 토큰 단위로 처리하고,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길이는 제한되어 있고, 답변의 창의성은 Temperature로 조절할 수 있고, 때로는 틀린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외부 데이터를 검색해서 답변하도록 RAG 구조를 사용한다. 이렇게 보면 Tokens, Context Window, Temperature, Hallucination, RAG는 서로 따로 떨어진 개념이 아니라, AI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어떻게 보완하는지 설명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 이해하고 나면 한 가지 생각이 더 들기 시작한다.
만약 우리가 회사 문서, 고객 데이터, 제품 정보, 마케팅 자료, 세일즈 자료를 RAG 구조로 AI와 연결해 놓고, AI가 그 데이터를 읽고 답변을 만들 수 있게 했다면, 여기서 한 단계만 더 나아가면 AI가 단순히 답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을 실행하도록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고객 문의가 들어오면 AI가 먼저 답변을 하고, 필요한 경우 CRM에 기록을 남기고, 세일즈 담당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후속 이메일을 자동으로 보내는 것까지 연결할 수 있다.

 

 

이 지점부터는 AI 이야기가 더 이상 Tokens나 Temperature 같은 개념 이야기가 아니라, Embeddings, Agent, Workflow, Automation 같은 시스템 이야기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부분이 사실 마케터에게는 더 중요한 영역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영역은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AI를 이용해서 마케팅과 세일즈 프로세스 전체를 자동화하고 시스템으로 만드는 이야기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5.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Tokens, Context Window, Temperature, Hallucination, RAG까지 이해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제 AI 기본 개념은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다섯 가지 개념은 AI 모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꽤 중요한 개념들이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면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 수준까지는 갈 수 있지만, AI를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사람까지는 가기 어렵다.

 

왜냐하면 지금 이야기한 다섯 가지 개념은 대부분 모델 중심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즉, AI 모델이 어떻게 텍스트를 처리하고, 어떤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어떻게 보완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 기업에서 AI를 사용할 때는 모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바로 데이터, 시스템 연결, 자동화, 그리고 실행이다.

 

기업에서 AI를 실제로 사용한다고 생각해 보자.
회사 내부 문서가 있고, 제품 자료가 있고, 고객 데이터가 CRM에 있고, 이메일 발송 시스템이 있고, 광고 플랫폼이 있고, 세일즈 파이프라인이 있다. 여기에서 AI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히 질문에 답변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고객 데이터를 읽고 고객을 분류할 수도 있고, 고객에게 보낼 이메일을 작성할 수도 있고, 세일즈 담당자에게 어떤 고객을 먼저 연락해야 하는지 알려줄 수도 있고, 제안서 초안을 만들 수도 있고, 캠페인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도 있다. 즉, AI는 점점 데이터를 읽고, 판단하고, 글을 쓰고, 실행까지 연결되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등장하는 개념들이 Embeddings, Agent, Workflow, Automation 같은 개념들이다.
Embeddings는 텍스트나 문서를 숫자 벡터로 바꿔서 의미적으로 비슷한 것들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인데, 이 기술 덕분에 문서 검색, 고객 유사도 분석, 콘텐츠 추천 같은 것들이 가능해진다. RAG 구조도 사실 이 Embeddings 기술 위에서 동작한다. 그래서 회사 문서를 검색해서 답변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지고, 고객 데이터 중에서 비슷한 고객을 찾는 것도 가능해진다.

 

Agent라는 개념은 조금 더 흥미롭다.
지금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AI는 질문을 하면 답변을 해주는 형태다. 하지만 Agent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AI가 스스로 여러 단계를 거쳐서 어떤 일을 수행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리드가 들어오면 AI가 그 회사 정보를 검색하고, CRM에 정보를 정리하고, 담당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소개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고, 일정 제안 메일까지 만들어 주는 일련의 과정을 하나의 Agent가 수행할 수 있다. 이쯤 되면 AI는 단순히 글을 써주는 도구가 아니라, 어떤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디지털 직원 같은 개념으로 바뀐다.

 

Workflow와 Automation은 이 Agent를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연결하는 개념이다.
마케팅 자동화 툴을 써본 사람이라면 워크플로우 개념이 익숙할 것이다. 특정 이벤트가 발생하면 이메일을 보내고, 점수가 올라가면 세일즈 팀에 알림을 보내고, 일정 기간 동안 반응이 없으면 다시 이메일을 보내는 식으로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다. 여기에 AI가 들어오면 워크플로우가 훨씬 더 지능적으로 바뀐다. 예전에는 미리 정해 놓은 조건과 규칙에 따라 자동화가 동작했다면, 이제는 AI가 고객 데이터를 읽고 상황을 판단해서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어떤 고객을 세일즈로 넘길지, 어떤 콘텐츠를 보여줄지 결정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이렇게 Embeddings, Agent, Workflow, Automation까지 연결해서 보면 AI의 구조가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AI는 더 이상 채팅창 안에 있는 똑똑한 도구가 아니라, 회사 데이터와 CRM, 마케팅 자동화, 세일즈 프로세스 사이에 들어와서 데이터를 읽고, 판단하고, 실행을 연결하는 레이어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 레이어가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하게 되면, 사람은 점점 개별 작업을 직접 수행하기보다는 전체 흐름과 구조를 설계하는 역할에 가까워지게 된다.

 

그래서 Tokens, Context, Temperature, Hallucination, RAG 이야기를 한 이유는 단순히 AI 용어를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 개념들을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Embeddings, Agent, Workflow, Automation 같은 개념으로 이어지고, 여기까지 오면 AI 이야기가 더 이상 기술 이야기가 아니라 업무 구조와 시스템 설계 이야기로 바뀌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지점부터는 개발자 이야기라기보다 오히려 CRM, 마케팅 자동화, 세일즈 프로세스를 설계해 본 사람들에게 더 익숙한 영역이 된다.

 

결국 AI를 어디까지 이해하느냐에 따라 AI를 사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어떤 사람에게 AI는 카피를 써주는 도구이고, 어떤 사람에게 AI는 리서치를 도와주는 도구이고, 어떤 사람에게 AI는 코드 작성을 도와주는 도구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AI는 CRM과 마케팅 자동화, 세일즈 프로세스를 연결해서 리드 생성부터 계약까지의 흐름을 자동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의 일부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의 마케팅과 세일즈 조직은 점점 이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에서는 Embeddings, Agent, Workflow, Automation 같은 개념들을 조금 더 마케팅과 CRM 관점에서 풀어보고, 이 개념들이 모이면 마케팅 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결국 마케터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까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6. Embeddings / Agent / Workflow / Automation

이제부터는 AI 모델 자체 이야기가 아니라, AI가 실제 업무와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앞에서 이야기한 Tokens, Context, Hallucination, RAG 같은 개념들이 AI 모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개념이라면, Embeddings, Agent, Workflow, Automation은 AI가 실제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일을 하게 되는지를 설명하는 개념에 가깝다. 그리고 마케터 입장에서는 사실 이 부분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먼저 Embeddings 이야기를 해보자.
Embeddings는 텍스트나 문서를 숫자 벡터로 변환해서 의미적으로 비슷한 것들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기술적으로 설명하면 복잡해지지만, 개념적으로 보면 “문장의 의미를 좌표로 바꾼다” 정도로 이해하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이 기술 덕분에 단순히 키워드가 같은 문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의미가 비슷한 문서, 의미가 비슷한 고객, 의미가 비슷한 콘텐츠를 찾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이건 굉장히 중요한 변화다.
 

예전에는 고객 세그먼트를 나눌 때 나이, 성별, 지역, 구매금액, 방문 횟수 같은 정형 데이터 중심으로 세그먼트를 나눴다. 하지만 Embeddings를 활용하면 고객 문의 내용, 고객 리뷰, 상담 내용, 이메일 내용, 검색 키워드, 콘텐츠 소비 패턴 같은 비정형 데이터까지 포함해서 고객을 의미 기반으로 묶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에 관심이 있는 고객군, 가격에 민감한 고객군, 기능을 중요하게 보는 고객군,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하게 보는 고객군 같은 식으로 의미 기반 세그먼트를 만들 수 있다. 이건 기존 CRM이나 CDP가 하던 세그먼트 방식과는 조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다음으로 Agent라는 개념이 있다.
Agent는 요즘 AI 이야기에서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 개념인데, 단순히 질문에 답변하는 챗봇이 아니라 어떤 목표를 가지고 여러 단계를 거쳐 일을 수행하는 AI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 회사에 제안서를 보내야 한다”는 목표가 있으면, Agent는 먼저 회사 정보를 검색하고, 우리 회사 소개 자료를 찾고, 비슷한 업종의 제안서를 참고하고, 제안서 초안을 만들고, 이메일 문구를 작성하고, CRM에 활동 기록을 남기는 일련의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걸 마케팅과 세일즈 프로세스에 대입해 보면 굉장히 많은 것들이 Agent로 대체되거나 보조될 수 있다.
리드가 들어오면 회사 정보를 정리하고, CRM에 입력하고, 담당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소개 이메일을 보내고, 일정 제안을 하고, 미팅 이후 후속 이메일을 보내고, 제안서 초안을 만들고, 계약 가능성을 예측하는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Agent 흐름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이렇게 보면 AI는 더 이상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마케팅과 세일즈 사이에서 실제로 일을 처리하는 하나의 역할을 맡게 된다.

 

그리고 이 Agent가 실제 업무에서 동작하려면 Workflow와 Automation이 필요하다.Workflow는 쉽게 말하면 업무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다.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면 어떤 일을 하고,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을 하고, 조건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하도록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마케팅 자동화 툴에서 워크플로우를 설계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리드가 들어오면 환영 이메일을 보내고, 며칠 후에 콘텐츠 이메일을 보내고, 특정 페이지를 방문하면 세일즈 팀에 알림을 보내는 식이다. 

 

Automation은 이 Workflow를 자동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예전의 마케팅 자동화는 사람이 미리 조건과 규칙을 다 만들어 놓고, 그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이메일이 발송되거나 알림이 가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AI가 들어오면 자동화의 수준이 달라진다. 예전에는 “3일 후 이메일 발송”처럼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자동화가 동작했다면, 이제는 AI가 고객 행동 데이터를 보고 지금 이메일을 보내는 게 좋은지,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게 좋은지, 세일즈로 넘겨야 할지를 판단해서 자동화를 실행할 수 있다.

 

여기까지를 한 번 구조로 정리해 보면 이런 흐름이 된다.
회사에는 고객 데이터가 CRM에 쌓이고, 마케팅 데이터가 광고와 웹사이트에 쌓이고, 콘텐츠 데이터가 블로그와 이메일에 쌓인다. 이 데이터들이 Embeddings를 통해 의미 기반으로 정리되고, RAG 구조를 통해 AI가 이 데이터를 참고할 수 있게 되고, Agent가 특정 목표를 가지고 여러 작업을 수행하고, Workflow와 Automation을 통해 이 작업들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이렇게 보면 AI는 하나의 툴이 아니라, 데이터와 CRM, 마케팅 자동화, 세일즈 프로세스를 연결해서 전체 흐름을 운영하는 시스템 레이어처럼 보인다.

 

이 지점까지 생각이 오면 마케팅을 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진다.
마케팅은 더 이상 캠페인을 기획하고 광고를 운영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일만으로 정의하기 어려워진다.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 것인지, 그 데이터를 CRM에 어떻게 저장할 것인지,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면 어떤 메시지를 보낼 것인지, 언제 세일즈로 넘길 것인지, 어떤 고객을 먼저 관리해야 하는지 같은 것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그리고 AI는 이 흐름 안에서 데이터를 읽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래서 AI를 콘텐츠 제작 도구로만 보면 변화의 일부만 보이지만, Embeddings, Agent, Workflow, Automation까지 연결해서 보면 마케팅, CRM, 세일즈, 고객 관리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이고, 그 시스템 안에서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담당하게 되는 구조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구조 변화는 결국 마케팅 조직의 역할과 마케터 개인의 역할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7. 마케팅 구조 변화

여기까지 이야기를 따라오면, AI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CRM, 데이터, 자동화, 세일즈 프로세스 이야기로 넘어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이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AI는 카피를 써주는 도구에서 시작했지만, 결국은 데이터와 시스템을 건드리기 시작하고, 데이터와 시스템을 건드리는 순간 이야기는 마케팅 운영 구조 전체로 확장된다.

 

예전의 마케팅 구조를 한 번 떠올려 보면 비교적 단순했다.
광고를 집행해서 트래픽을 만들고, 랜딩페이지에서 전환을 만들고, 이메일을 보내서 재방문을 유도하고, 세일즈 팀이 연락해서 계약을 만드는 흐름이었다. 각 단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실제 운영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광고는 광고팀이, 이메일은 마케팅팀이, 세일즈는 세일즈팀이, 고객 관리는 CS팀이 담당하고, 데이터는 분석팀이 보는 식이었다. 시스템도 각각 따로 있었다. 광고 플랫폼, 이메일 툴, CRM, 고객센터 시스템, 데이터 분석 툴이 따로 존재했고, 이 시스템들이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마케팅을 잘한다는 것은 좋은 캠페인을 만들고, 좋은 광고 카피를 쓰고, 전환율을 높이고, 이메일 오픈율을 높이고, 세일즈 미팅을 많이 잡는 것 같은 개별 활동의 성과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CRM과 마케팅 자동화가 등장하면서 조금씩 구조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많은 조직에서는 캠페인 중심 사고가 강했다.

 

그런데 AI가 등장하면서 마케팅을 보는 관점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AI는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데이터를 읽고, 고객을 분류하고, 이메일을 작성하고, 고객 문의에 답변하고, CRM에 기록을 남기고, 세일즈 담당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후속 이메일을 보내는 일까지 연결할 수 있다. 즉, AI는 마케팅의 한 단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리드 생성부터 계약, 그리고 고객 관리까지 이어지는 전체 흐름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마케팅 구조를 조금 다르게 그려보면 이런 흐름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광고와 콘텐츠를 통해 리드를 만들고, 리드 정보가 CRM에 쌓이고, 고객 행동 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메일과 메시지가 발송되고, 고객 반응에 따라 세일즈로 넘어가고, 계약 이후에는 고객 관리와 업셀, 리텐션 활동이 이어지는 하나의 긴 흐름이다. 그리고 이 흐름을 사람이 하나하나 수동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와 시스템, 그리고 AI가 함께 운영하는 구조로 바뀌기 시작한다.

 

이 구조에서는 개별 캠페인 하나하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생긴다.
고객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는지, 그 데이터가 CRM에 어떻게 저장되는지, 어떤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지, 언제 세일즈로 넘기는지, 고객 단계별로 어떤 콘텐츠와 메시지를 보내는지, 전체 흐름을 어떤 워크플로우로 운영할 것인지 같은 것들이 훨씬 중요해진다. 즉, 마케팅의 중심이 캠페인에서 고객 여정과 시스템 설계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AI는 이 구조 안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고객 데이터를 읽고 고객을 분류하고, 어떤 메시지를 보내야 할지 제안하고,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고, 고객 문의에 답변하고, 세일즈 메일을 작성하고, 제안서 초안을 만들고, 고객 이탈 가능성을 예측하고, 업셀 타이밍을 제안하는 일까지 AI가 도와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마케팅 팀, 세일즈 팀, CS 팀이 각각 따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데이터와 하나의 CRM, 하나의 워크플로우 위에서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앞으로의 마케팅 구조를 조금 단순하게 표현하면 이런 느낌이 된다.
광고 → 리드 → CRM → 고객 데이터 → AI 분석 및 메시지 생성 → 이메일/메시지/세일즈 활동 → 계약 → 고객 관리 → 업셀/리텐션 → 다시 CRM 데이터 축적. 이 전체 흐름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AI는 이 시스템 안에서 데이터를 읽고, 판단하고, 실행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쯤 되면 마케팅은 더 이상 광고와 콘텐츠만의 문제가 아니라, CRM, 데이터, 자동화, 세일즈, 고객 관리까지 포함하는 Revenue 시스템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요즘 마케팅, RevOps, CRM, 마케팅 자동화, 세일즈 자동화 같은 이야기들이 점점 하나로 묶여서 이야기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마케팅 팀은 리드를 만들고, 세일즈 팀은 계약을 만들고, CS 팀은 고객을 관리하는 구조가 아니라, 하나의 데이터와 하나의 시스템 위에서 리드 생성부터 매출과 리텐션까지 이어지는 전체 흐름을 함께 운영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AI는 이 흐름을 더 자동화하고, 더 개인화하고, 더 빠르게 운영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구조 변화 속에서 마케터의 역할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좋은 캠페인을 만들고, 광고 효율을 높이고, 이메일 오픈율을 높이는 것이 마케터의 핵심 역할이었다면, 앞으로는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 것인지, CRM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고객 단계별 워크플로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마케팅과 세일즈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어떤 부분을 자동화할 것인지 같은 것들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이 된다. 즉, 마케터는 점점 콘텐츠 제작자에서 고객 여정과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이동하게 된다.

 

 

8. CRM / 데이터 / 자동화 / Revenue 시스템

마케팅 구조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결국 모든 이야기는 한 지점으로 모인다. 바로 CRM, 데이터, 자동화, 그리고 Revenue 시스템이다. 예전에는 마케팅을 광고, 콘텐츠, 이벤트, 캠페인 같은 활동 중심으로 생각했다면, 지금은 점점 고객 데이터가 어디에 쌓이고, 그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매출로 연결되는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바라보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조금 단순하게 이야기해 보면, 회사의 매출은 결국 고객에게서 나온다. 그리고 고객과 관련된 모든 정보는 CRM이나 데이터베이스 어딘가에 쌓이게 된다. 광고를 통해 들어온 리드 정보, 웹사이트 방문 기록, 다운로드한 콘텐츠, 이메일 오픈과 클릭 기록, 세일즈 미팅 기록, 제안서 발송 기록, 계약 정보, 고객 문의 내용, 고객 만족도, 재구매 여부 같은 것들이 전부 데이터로 쌓인다. 이 데이터들이 따로따로 존재하면 단순한 기록에 그치지만, 하나로 연결되면 고객의 전체 여정과 매출 흐름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된다.

 

그래서 CRM은 단순히 고객 연락처를 저장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실은 매출이 만들어지는 전체 과정을 기록하는 시스템에 가깝다. 리드가 어디서 들어왔고, 어떤 콘텐츠를 보고, 어떤 이메일을 받고, 어떤 미팅을 하고, 언제 제안서를 받고, 언제 계약을 했고, 이후에 어떤 추가 구매를 했는지까지 이어지는 전체 흐름이 CRM 데이터로 남는다. 이 데이터를 잘 쌓고, 잘 활용하면 마케팅과 세일즈를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Revenue 흐름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자동화와 AI가 들어오면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진다.
예전에는 CRM에 데이터가 쌓이기만 하고, 그 데이터를 사람이 보고 판단하고 행동을 결정했다. 예를 들어 특정 페이지를 여러 번 방문한 고객을 보고 세일즈 담당자가 직접 연락을 하거나, 이메일을 여러 번 열어본 고객에게 추가 자료를 보내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행동들을 사람이 일일이 판단하지 않아도, 데이터와 자동화 시스템, 그리고 AI가 함께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고객이 특정 제품 페이지를 여러 번 방문하고, 가격 페이지까지 보고, 자료를 다운로드했다면, 시스템은 이 고객을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으로 판단하고 세일즈 담당자에게 알림을 보낼 수 있다. 동시에 AI는 이 고객의 업종과 회사 규모, 이전 문의 내용을 참고해서 맞춤형 소개 이메일 초안을 만들 수 있다. 세일즈 담당자는 그 이메일을 약간 수정해서 보내기만 하면 된다. 만약 고객이 바로 답변하지 않으면 일정 기간 후에 자동으로 후속 이메일이 발송되고, 그 사이에 고객이 다시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CRM 점수가 올라가고, 다시 세일즈에게 알림이 가는 식으로 전체 흐름이 자동으로 운영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마케팅, 세일즈, 고객 관리가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데이터와 하나의 CRM, 하나의 자동화 시스템 위에서 연결된 하나의 Revenue 시스템으로 움직이게 된다. 마케팅은 리드를 만드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CRM에 어떤 데이터가 쌓이도록 설계하고, 고객 단계별로 어떤 메시지가 나가도록 자동화를 설계하고, 어떤 시점에 세일즈로 넘길지 기준을 만들고, 계약 이후에는 어떤 고객에게 어떤 업셀 제안을 할지까지 전체 흐름을 설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AI는 이 Revenue 시스템 안에서 점점 더 많은 일을 담당하게 된다.
고객 데이터를 요약하고, 고객을 분류하고, 이메일과 메시지를 작성하고, 세일즈 통화 내용을 요약하고, 제안서 초안을 만들고, 고객 이탈 가능성을 예측하고, 업셀 타이밍을 제안하는 일까지 AI가 도와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람은 개별 이메일을 하나하나 쓰거나, 데이터를 하나하나 분석하는 일보다,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설계하고 관리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그래서 앞으로 마케팅을 이야기할 때 광고 효율이나 콘텐츠 조회수 같은 지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리드 생성부터 계약, 그리고 리텐션과 업셀까지 이어지는 전체 흐름을 하나의 Revenue 관점에서 보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 흐름을 데이터와 CRM, 자동화, AI를 이용해서 얼마나 잘 설계하고 운영하느냐가 회사의 성장 속도를 크게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이 지점에서 보면 AI는 마케팅 팀만의 도구도 아니고, 세일즈 팀만의 도구도 아니고, IT 팀만의 도구도 아니다. AI는 CRM과 데이터, 자동화 시스템 사이에 들어가서 데이터를 읽고, 판단하고, 실행을 도와주는 Revenue 시스템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앞으로 AI 이야기는 마케팅 툴 이야기나 콘텐츠 제작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CRM, 데이터, 자동화, 그리고 Revenue 운영 구조 이야기로 계속 확장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구조 변화 속에서 마케터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다.

 

 

 

9. 앞으로 마케터 역할 변화

여기까지 이야기를 따라오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런 구조 변화 속에서 마케터의 역할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예전의 마케터를 떠올려 보면, 마케터의 일은 비교적 명확했다. 광고를 기획하고, 캠페인을 만들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벤트를 운영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브랜드 메시지를 만들고, 시장을 분석하는 일들이 마케터의 주요 업무였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이 중심이 되면서 퍼포먼스 광고, SEO, 콘텐츠 마케팅, 이메일 마케팅 같은 채널별 전문성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좋은 마케터라는 것은 광고 효율을 잘 만드는 사람, 콘텐츠를 잘 만드는 사람, 데이터를 잘 분석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CRM과 마케팅 자동화가 등장하면서 마케터의 역할이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캠페인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고객을 세그먼트할 것인지, 고객 단계별로 어떤 메시지를 보낼 것인지, 리드를 언제 세일즈로 넘길 것인지 같은 것들을 설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 시점부터 마케터는 콘텐츠 제작자이면서 동시에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을 설계하는 사람의 역할을 조금씩 맡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AI가 등장하면서 이 변화가 한 단계 더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AI는 콘텐츠 제작 속도를 극적으로 높여주기 때문에,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만으로는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예전에는 블로그 글을 잘 쓰고, 광고 카피를 잘 쓰고, 이메일 제목을 잘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AI가 기본적인 글과 카피는 누구에게나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렇다면 마케터의 경쟁력은 점점 콘텐츠 제작 능력 자체가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언제 누구에게 어떤 흐름으로 보여줄 것인지 설계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게 된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데이터와 시스템에 대한 이해다.
앞으로의 마케팅은 광고 플랫폼, 웹사이트, CRM, 이메일 시스템, 마케팅 자동화 툴, 세일즈 CRM, 고객센터 시스템, 데이터 분석 툴이 서로 연결된 환경에서 운영된다. 그리고 그 위에 AI가 올라가서 데이터를 읽고, 메시지를 만들고, 자동화를 실행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개별 툴 하나를 잘 다루는 것보다, 여러 시스템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데이터가 어떻게 흐르고, 자동화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이해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해진다.

 

그래서 앞으로 마케터의 역할을 조금 다르게 정의해 보면 이런 느낌에 가까워진다.
광고를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리드가 어떻게 들어오고 CRM에 어떻게 저장되는지 설계하는 사람,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 단계별로 어떤 메시지 흐름을 만들지 설계하는 사람, 제안서를 직접 쓰는 사람이 아니라 제안서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 세일즈와 마케팅을 따로 보는 사람이 아니라 리드 생성부터 계약, 그리고 리텐션과 업셀까지 이어지는 전체 Revenue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에 가까워진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앞으로 마케터는 점점 캠페인을 운영하는 사람에서 비즈니스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이동하게 될 수도 있다. 어떤 채널에 광고를 집행할지보다, 어떤 데이터를 모을지, 그 데이터를 CRM에 어떻게 저장할지, 어떤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어떤 메시지가 자동으로 나가게 할지, 어떤 시점에 세일즈에게 알림이 가게 할지, 계약 이후 어떤 고객에게 어떤 업셀 메시지를 보낼지 같은 것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AI는 이 시스템 안에서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하게 된다.
이메일 문장을 직접 쓰는 대신 AI가 초안을 만들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는 대신 AI가 요약과 인사이트를 만들고, 제안서를 처음부터 쓰는 대신 AI가 초안을 만들고, 고객 문의에 사람이 일일이 답변하는 대신 AI가 먼저 답변을 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사람이 개입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람은 개별 작업을 하나하나 수행하기보다는, 전체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데이터가 잘 쌓이고 있는지, 자동화 흐름이 잘 설계되어 있는지, 메시지 전략이 맞는지를 관리하고 설계하는 역할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앞으로 마케터에게 필요한 역량을 생각해 보면, 카피라이팅 능력, 디자인 감각, 광고 운영 능력 같은 기존 역량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 위에 CRM 이해, 데이터 구조 이해, 마케팅 자동화 이해, 세일즈 프로세스 이해, 그리고 AI를 이 흐름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설계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마케터는 점점 콘텐츠 제작자, 캠페인 운영자를 넘어 데이터, CRM, 자동화, 세일즈를 연결해서 Revenue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역할이 확장될 것이다.

 

10. 결론: 마케터는 시스템 설계자가 된다

이 글을 처음 시작할 때는 AI 이야기로 시작했다.
요즘 어디를 가도 AI 이야기이고, 대부분 ChatGPT와 프롬프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Tokens, Context Window, Temperature, Hallucination, RAG 같은 개념들을 알면 AI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이 개념들은 AI 모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들이다.

 

하지만 이 개념들을 하나씩 따라오다 보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토큰과 컨텍스트 이야기를 하다 보면 왜 긴 문서를 나누어 처리해야 하는지, 왜 외부 데이터를 검색해서 답변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RAG 구조 이야기로 넘어가게 된다. RAG 이야기를 하다 보면 회사 문서, 제품 자료, 고객 데이터 같은 것들을 AI와 연결하는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고, 여기서부터는 CRM과 데이터 이야기로 이어진다. CRM과 데이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케팅 자동화, 세일즈 프로세스, 고객 관리, 리텐션과 업셀 이야기로 확장된다. 그리고 이 모든 흐름을 하나로 묶어서 보면 결국 하나의 Revenue 시스템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 글은 AI 용어를 설명하는 글로 시작했지만, 결국은 마케팅과 비즈니스 시스템 이야기로 끝나게 된다.
AI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프롬프트를 잘 쓰는 방법을 아는 것이 아니라, AI가 데이터와 CRM, 자동화, 세일즈 프로세스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구조를 이해하면 마케팅을 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진다. 마케팅은 광고와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리드가 들어와서 계약이 되고, 계약 이후에 고객이 유지되고, 다시 추가 매출이 발생하는 전체 흐름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는 좋은 카피를 쓰는 마케터, 광고 효율을 잘 만드는 마케터, 콘텐츠를 잘 만드는 마케터도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 위에 한 가지 역할이 더 생길 가능성이 높다. 바로 시스템을 설계하는 마케터다. 고객 데이터가 어떻게 모이고, 그 데이터가 CRM에 어떻게 저장되고,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면 어떤 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되고, 어떤 시점에 세일즈에게 알림이 가고, 계약 이후에는 어떤 고객에게 어떤 업셀 제안이 가는지까지 전체 흐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역할이다.

 

AI는 이 시스템 안에서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이메일 초안을 만들고, 고객 데이터를 요약하고, 세일즈 미팅 내용을 정리하고, 제안서 초안을 만들고, 고객 이탈 가능성을 예측하고, 업셀 타이밍을 제안하는 일까지 AI가 도와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람은 점점 개별 작업을 직접 수행하기보다는, 어떤 데이터를 모을 것인지, 어떤 흐름으로 고객을 관리할 것인지, 어떤 부분을 자동화할 것인지, 전체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역할에 더 가까워진다.

 

그래서 아마 앞으로 마케터의 경쟁력은 단순히 콘텐츠를 잘 만드는 능력이나 광고를 잘 운영하는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CRM과 데이터 구조를 이해하고, 마케팅 자동화와 세일즈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AI를 이 흐름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마케팅, 세일즈, 고객 관리, 데이터, 자동화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이고, 그 시스템 위에서 AI가 함께 일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이것이다.
AI를 이해한다는 것은 새로운 툴을 하나 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이 변화 속에서 마케터의 역할도 콘텐츠 제작자나 캠페인 운영자에서 점점 데이터와 CRM, 자동화와 세일즈를 연결해서 Revenue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이동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앞으로의 마케터는 광고를 집행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을 넘어, 고객과 매출이 만들어지는 전체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 즉 시스템 설계자가 되는 방향으로 역할이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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