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일을 하면서 또는 다른 자리에서 상담을 할 때 고객분들을 만나며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려웠던 부분은, 왜 이렇게 디자인을 하셨나요? 혹은 이 제품은 왜 이렇게 만드셨나요?라고 여쭤보는 데에서 고객 분과 내가 동시에 아무 말이 없이 숨이 턱 막히는 경우였다.
대부분은 고객분들이 "제가 볼 때 예뻐서요..", "이렇게 하는게 제일 좋은 것 같아서요" 라고 하시면서 왜 그런 걸 묻느냐는 얼굴 표정이실 때도 많았다.
그렇다면 이 제품은 결국 대부분의 제품과 관련되어 있는 모든 고려해야하는 부분들이 그 제품을 만드는 사람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접근이 틀린 것은 아니다. 처음 한경희 생활과학(실제 기업이름을 적시해서 문제가 된다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에서 물걸레를 출시했을 때 그 필요성과 사용에 있어서의 관점은 아주 섬세하게 소비자의 마음 아니 걸레질을 하는 주부의 필요성에 적절하게 맞춰 질 수 있었고, 그 이유는 그 제품을 개발한 본인이 그 제품의 표적 고객이었기 때문이었다.
한경희 생활과학은 그래서 스팀청소기 그 제품으로 소위 대박이 날 수 있었다. 모든 발평은 필요한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 졌을 때 가장 적확한 기능과 모양을 갖게 되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상품을 기획하는 기획자 모두가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 혹은 소비자가 아닌 경우도 존재하고 어쩌면 실제로는 그 제품의 표적고객이 아닌 경우가 표적고객인 경우보다 더 많을 수 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이렇게 내가 사용자나 혹은 표적고객이 아닌 경우에도, 많은 중소기업의 대표님 혹은 담당자, 개발자분들께서는 본인의 취향대로 만드시는 경우가 많고, 그래도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자신이 사용자가 아닌데 자기 취향대로 만들어서 그 것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갑자기, 예전에 수원 근처 어딘가 학교에서 카페를 여셨던 우리 어머님의 사례가 생각이 난다(죄송합니다. 어머니.. ㅠㅠ) 하지만 그 사례가 어쩌면 대표적인 중소기업, 혹은 작은 사업의 총체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되어서 한번 이곳에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용서해 주세요.. )
우선, 때는 10년쯤 전이라고 해 두자. 그 당시 어머님께서는 주변 친구들의 "누구 누구는 카페를 해서 돈을 엄청나게 벌었데, 우리가 이 나이에 카페 같은 사업을 하면 멋있지 않겠니?" 뭐 이런 친구와 지인 분들의 사업 권유에 기분이 업되시어서 아버지에게 선언을 하시곤 우리 가족의 입장에서는 꽤 큰 금액의 투자를 진행하셨다.
학교 부근에 카페는 그 당시 우리 가족들이 보기에도 규모가 상당했다. 1층에 넓직하게 위치한 카페는 당시 우리 어머니와 어머님의 친구분들께서 돌아가시면서 관리를 했었고 아르바이트 생을 3명이나 고용해서 관리할 정도로 규모가 있었다.
그런데, 이 카페는 결국 1년도 채 못 가서 흔적도 없이 없어졌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카페도 없어지고 어머님께서 투자하셨던 그 큰 금액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어머님의 사업의지 또한 동시에 모두 없어진 것이 어쩌면 다행이었을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 카페가 망하게 된 원인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다음과 같다.
1) 입지조건
일단, 카페가 학교 앞에 위치하는 것은 맞는 선택이었다. 어쩌면 많은 카페들이 학교 앞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학교 앞에 있지만 그 학교의 위치가 서울에서 통학하는 학생이 많은 학교였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즉, 한달에 6개월은 파리를 날리는 경기도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결국 방학 기간에는 손님이 거의 한 두명 들어오면 다행인데 어떻게 카페를 유지한다는 말인가? 그런 이유로 카페가 많지 않았는데 그런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어머니는 " 여긴 카페가 없어!!! 우리가 하면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셨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2) 고객분석
카페를 오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메뉴는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적당한 가격을 설정해야 많이 올 수 있었을텐데, 카페의 가격들이 어머님과 어머님 친구들이 좋아하던 곳들의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설정했고 게다가 프리미엄으로 운영해 보시겠다는 의지로 가격을 올려 놓았으니 흠... 누가 봐도 여긴 두번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인테리어는 어머님의 친구분 동생이 하셨다는데 평균연령 56세의 분들이 만드신 카페를 과연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좋아했을까? 엄청 올드하고 앤틱하고 좋은 말로는 고급지지만 나쁘게 말하면 구닥다리의 느낌이 너무나 물씬 나는 올드한 느낌의 하드락 카페 같은 (하드락 카페 관계자 분들이 보시면 싫어하실지 몰라서, 그냥 예전에 있던 카페라는 의미로 쓴 글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네온사인이 벽에 번쩍이고 천정에는 샹들리에 같은 느낌의 조명이 붙어있는 그 옛날 경양식 집 같은 분위기라고 해도 과하지 않은 인테리어 였으니... 뭐 어떤 느낌인지는 안봐도 비디오...
3) 경쟁분석
앞에서도 잠시 이야기 했지만 카페가 거의 없어서 유레카를 외치시곤 카페를 열었기 때문에 카페는 주변에 별로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카페를 오지 않고 어디를 학생들이 주로 가는지를 알아봤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없었던 것도 문제라면 문제였다. 왜냐하면 소비자가 지불하는 지불 가능금액의 범주를 살펴보는데 있어서 경쟁자는 꼭 동일업체나 유사가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동일한 상황에 어떻게 비용을 지불하며 있는지, 예를 들어 카페가 아니라 게임방일 수 도 있고, 주변의 분식집일 수 도 있고 아니면 옷가게일 수도 있다. 즉 지갑점유율이라는 개념이 이런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무시를 하고 가격대와 카페의 컨셉을 잡았으니.. 안 망하는게 이상할 정도였다.
4) 상품기획
당시에는 어쩌면 과거의 앤틱하고 올드한 이미지, 드립커피의 이미지로부터 좀 탈피해서 세련되고 모던한 이미지의 깨끗한 컨셉카페가 유행하고 있을 때였다.
모과차와 유자차 물론 없는 메뉴는 아니었지만 유행을 선도하는 대학교 앞에서 카페에 넣는 메뉴로는 너무 무난하지 않을까?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야 물론 있었지만 팥빙수를 팔아도 다르게 팔았어야 하는데 80년대의 파르페를 파는 형식으로 상품이 이루어져 있으니 게다가 오픈카페가 유행하는 시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등받이를 높게 칸막이를 크게 만드는 과거의 분위기가 철철 넘쳐나고 있었으니 뭐 할말은 다 한 상태였다.(왜 나같은 사람이 옆에서 막지 않았냐고 물어보신다면, 말씀을 안들으시는 거 였습니다. 지금도 많은 클라이언트, 컨설팅 받으시는 대표님은 말씀을 안들으시죠.. ^^)
5) 마케팅활동
물론,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SNS나 그 밖에 다른 마케팅활동이 없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되었거나 그 카페가 새로 생기고 나면 학생들에게 좀 알리고, 자주 오면 할인도 해주고(그 당시에도 멤버십은 있었으니까 말이다. 혹은 친구들이 여러 명 와서 공부한다고 하면 자리도 만들어주고(어차피 텅텅 비는 데 왜 못 만들어 주겠나) 해서 좀 다르게 포지셔닝하고 한번 와보면 또 오게 만들어 줬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뭐 그런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나이든 분들이 와서 소일거리 하는 그런 분위기? 나중에는 결국 장사가 안되니까 아르바이트도 내 보내고 연세 드신 분들이 번갈아 가면서 서빙과 주문을 받으니 누가 그곳에 가고 싶어하겠느냐 말이다.
6) 환경분석
결국, 그 카페는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만 하는 상황이 도래하였다.(사실 돈이 어떻게 돌아가고 얼마가 남고 얼마는 못 찾을 것이고 하는 등의 자세한 재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겁이 나서 물어보지도 않았었다) 결국 그 카페를 헐 값에 넘겨보려고 애를 썼지만 누구도 그 카페를 사겠다고 나서는 분은 없었다. 왜냐고? 그 건물이 허가가 나지 않은 건물이어서 구청에서 건물을 헐라고 통지가 왔기 때문이었다.
이런 천청벽력같은 일이? 하지만 사실이었다. 그런 것이었다.
보증금이고 권리금이고 할 것 없이.... 모조리 날린 것이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간 큰 분들께서 구매하신 모든 카페의 물품(커피 머신/집기/의자/소파 등 등등)은 모두 새것이었지만 결국에는 무게로 달아서 재활용센터에 팔아야만 했다.
이런 결과를 보면서, 누구도 무어라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더 마음이 아프실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도 잘 해보시고 싶어 하신 일임에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마음먹은대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확실하게 경험하실 수 있었던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이렇게 어머니의 흑역사를 길게 써 놓은 이유는, 간단하다.
어머님이 하신 일을 그대로 똑 같이 하는 분들이 너무나도 많다. 나를 중심으로 내가 좋으니까 내가 생각하는 대로 하시면 결국에는 누구도 동정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시장과 고객에 대해서 엄청 잘 알고 이해하고 매일 소통하는 분이 계실 수 있다. 하지만 겸손해야 한다. 겸손해야만 실수를 해도 작은 손실만으로 넘어간다.
겸손함을 잃고 나를 너무 믿을 때 우리는 폭망이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다.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고 겸손하게 소비자를 이해해 보자.
소비자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중소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시장조사기관에 의뢰하는 방법 말고도 쉬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아래에 붙여 놓은 글은 이전에 내가 작성 했던 내용인데 이정도의 수준이면 중소기업에서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찾아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그냥 한번 따라해 보라.
그럼, 정말 별것 아니구나!!! 라고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부 정보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중소기업을 컨설팅하다보면 이 제품을 팔아서 정말 얼마의 돈이 남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모르면서 제품판매를 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아무리 팔아도 손해가 나는 제품을 계속 파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정작 이익이 나는 제품 말고 다른 제품을 굳이 앞에 놓고 파는 분들도 계신다.
중소기업은 내가 어떤 제품을 팔아서 이익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를 먼저 알고 있어야만 한다. 그런 후에 소비자를 찾아보자(만약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말이다. 그렇게 잘 팔리는 이익이 되는 제품을 찾고 나면 어쩌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에 대한 이해를 더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데이터 마케터의 놀이터: https://brunch.co.kr/@yuntae/55
실무에서의 마케터의 데이터 관리: http://bitly.kr/EkmVe
중소기업 마케팅
4. 농촌/지역/특수마케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