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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이어진다는 진짜의 의미: 공감을 이끌 미션 스테이트먼트의 조건

STONE

2019.10.0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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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현재 기업가치 숫자만으로도 화려한 디즈니(190조원), 다이슨(37조원), 핀터레스트(11조원)는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큰 브랜드들’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것은 물론, 엄청난 팬덤을 가진 브랜드들입니다. 

 

관계에서 떨림을 주는 건 얼마나 뛰어난지에 대한 이야기보다 다소 투박하더라도 당신을 향한 진심과 이해의 깊이입니다.

 

그 조직이 왜 그 일을 하는지를 말해주고, 작지만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미션 스테이트먼트입니다. 그러나 모든 미션 스테이트먼트가 떨림과 공감을 주는 건 아닙니다.

 

종이 한 장의 차이

그간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첫 만남에 종이 단 한 장을 준비한 클라이언트였습니다. 이 사업을 왜 해야 하는지, 추구하는 열정의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결연하고 차분하게 정리되어 있었죠. 그 종이 한 장으로 브랜드 전체를 믿게 한 경험이었습니다. 한 장의 언어는 수십 장의 사업 타당성 보고서보다 더 강력하죠. 브랜드를 품격 있게 만드는 태도의 힘입니다.

 

모두가 사랑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소통하는지에 따라서 종이 한 장의 차이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들의 공통점이자 가장 부러운 점은, 홈페이지의 About 란에 우리가 이 세상에 왜 존재하는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홈페이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익과 외형에 대한 기능적인 목표와는 세상을 바라보는 각이 다르죠. 그들을 그들답게 만들어주는 명료한 미션 스테이트먼트 앞에서는 차갑게 내린 새벽 공기처럼 온 세상이 적요해집니다.

 

내가 나일수 있도록 만들게 해주는 존재하는 이유이자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성을 담은 한 문장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함량이 다른 떨림을 전달하죠. 그만큼 미션 스테이트먼트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강력한 첫인상이어야 합니다.

 

‘당신이 무엇을 파는지’가 아닌 ‘당신이 누구인지’

일과 타겟 오디언스와 자신의 관계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고민해 본 적이 있나요.

 

무슨 일을 시작하기 전에 구성원의 공감대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먼저 수립되어야 합니다.

 

미션 스테이트먼트의 주체는 팔아야 하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Aesop 


“우리는 디테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효능과 감각적인 즐거움을 담은 제품을 만듭니다.”

 

 



Aesop

Disney

“창의적 사고와 혁신적인 기술을 반영하는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영감을 전합니다.”

 

Disney 

 

이솝도 디즈니도 무엇을 파는지 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는 행동 방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는 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기존의 당연한 불편함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문제의식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특별한 나를 경험하게 되면 다른 곳에서의 경험이 불편해지게 되고, 내가 없어지면 안 되는 브랜드가 되죠. 

 

삶의 태도가 곧 당신이 됩니다.

 

‘무엇’을 말하기 전에 ‘왜’

명확하고 강력한 ‘왜’ 만큼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강력한 콘텐츠도 없습니다.

 

레고의 미션 스테이트먼트는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에 관한 인식을 담아냅니다. 레고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들이 상상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미래의 개발자(builders)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데 있습니다. 블록을 연상할 수 있도록 builder를 중의적 의미로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위트를 놓치지 않습니다. 유일한 한계는 제작자의 상상력일 뿐이죠.

 

Lego 


“내일을 만들어내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을 육성하기”

 

 

LEGO homepage

 

핀터레스트는 유관 이미지를 클릭할수록 당신이 찾던 이미지를 연결 연결해 찾아가게 하는 이미지 검색 사이트입니다. 스타트업에서 월간 2억 5천만 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거대 소셜미디어로 성장한 핀터레스트는 실제로 Pin을 통해 사용자 패턴을 잘 알고 있죠. 이를 활용해 광고를 하기 시작하면 막대한 수익창출로 이어질 수 있기에 기업가치의 위상은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Pinterest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일상생활에서 그런 일을 하도록 격려하는 것”

 

 

Pinterest

 

‘검색’이라는 결과물이 목적이 아닌, 클릭을 하면 할수록 더욱더 당신의 마음이 닿을 수 있다는 ‘이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영감을 얻기 위해 핀터레스트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확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가능성은 무한대입니다.

 

레고도 핀터레스트도 그 어느 누구도 자사의 상품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오디언스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영감을 전달하기에 이미 그것으로 충분할 뿐이죠.

 

이념이 아닌 ‘열정이 향하는 가치’

정확한 규율과 계획에 의지하기보다 바람의 소리를 따르고 공기의 냄새와 스치는 계절의 변화에 몸을 맡겨 일상을 설계해 본 적 있나요. 이념이 현실을 이끄는 것이 아닌 자신의 심장에서 흘러나오는 미세한 소리에 인생을 던져본 적 있나요.

 

지구 상에서 가장 고객을 지향하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거나, 지구를 구하기 위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미션은 너무 멀게만 느껴집니다.

 

루이비통과 다이슨은 스스로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헤아리는지 무엇에 집중하고 온전히 몰입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진실이란 그런 믿음이며, 믿음은 그걸 실행하는 용기입니다.

 

몰입이 결국 브랜드를 성장시킵니다.

 

Louis Vuitton 


“전 세계 ‘Art de Vivre'(생활 예술)의 가장 세련된 특성을 대표합니다. 우아함과 창의성의 동의어이며, 전통과 혁신의 조화로 꿈과 환상을 불러일으키고자 합니다.” “To represent the most refined qualities of Western ‘Art de Vivre’ (art of living) around the world; to be synonymous with both elegance and creativity; to blend tradition and innovation, and kindle dream and fantasy.”

 

Dyson 


“사람들이 무시해버릴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

Our mission is simple; we solve the problems others seem to ignore.

 


 

 

 


 

 

 

Dyson homepage

 

 

이념에서 브랜드의 동력을 구한다면 자기는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브랜드의 역동성은 자기 내면으로부터 기꺼이 발현되는 것이어야 하죠. 스스로에게 몰두할 수 있는 브랜드는 능동적인 주체로 설 수 있고 당당하게 고객과 어깨를 겨눌 수 있습니다. 자기를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브랜드는 타인도 세계도 지구도 책임질 수 있습니다.

 

자기 내면을 돌볼 수 있는 브랜드는 구체적인 일상에서의 가치도 소홀히 하지 않고 세심한 배려로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합니다.

 

타인과 이어진다는 진짜의 의미

미션 스테이트먼트에 다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언제 어느 순간에서든 무슨 일을 하든 꺾이지 않고 자신만의 진짜의 결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무엇을 파는지’가 아닌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말하기 전에 ‘왜’ 하는지  


-이념이 아닌 ‘열정이 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이런 물음의 자세는 공감할 수 있는 열린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해야 하는 일’, ‘우리’라는 관계 속에서 ‘나’를 사그라들게 내버려 두지 말기를 바랍니다. 온전한 나로서 진실되게 내면의 생명력으로 자신만의 인생을 이끌어가는 삶이 기품 있는 삶의 방식일 테니까요.

 

나를 나답게 존재하게 해주는 미션 스테이트먼트만큼은 오롯이 나와 당신을 향한 진심과 이해의 깊이여야 합니다. 그래야 ‘온전한 나’로 자신만의 향기와 윤기가 나게 되죠.

 

진실된 주체로서 살아가는 힘을 키워야 관계도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비로소 타인과 이어진다는 진짜의 의미일 겁니다.

 

‘나’를 위하는 것에서부터 나오는 팬덤이 진정 강합니다.

 

무거운 사명감 따위, 잊어도 좋습니다.

 

 

 

김세연

 

 Creative Director

 

sey@stone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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