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방법

이익이 남아야 비즈니스를 하죠- 무신사

더퀘스트

2019.12.1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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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태극권은 사기다.”

격투기 강사 쉬샤오둥의 언어는 맹렬했다. 그가 웨이보에서 날린 트윗이었다. 공격을 받은 태극권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존경받는 무술인에서 사기꾼으로 전락할 판이었다. 태극권 고수 웨이레이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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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샤오둥의 주장은 궤변입니다.”

뜨거운 설전으로 이어졌다. 네티즌은 신이 났다. 두 분이 실제로 한번 붙어보심이 어떨까요. 대결은 성사됐다.

격투기와 태극권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였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소문난 잔치에 진미는 없었다. 태극권 고수가 박살이 났다. 도망가기에 바빴다. 경기는 불과 20초 만에 끝났다. 태극권 고수는 자신이 태극권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꼬리를 내렸다. 태극권의 몰락이었다. 2017년 4월이었다.

 


 

2018년 3월에는 영춘권 고수가 격투기 강호에 출사표를 던졌다. 영춘권은 브루스 리의 무술로 이름난 권법이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로 마무리됐다. 그 또한 쉬샤오둥에게 줄곧 얻어터졌다. 중국 무술계에 다윗은 없었다.

승자가 된 쉬샤오둥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중국 무술은 체조에 불과하다. 실용성이 없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희롱하는 골리앗의 목소리였다. 목동 다윗이 등장해야 할 시점이었다.

 

 

 내용 출처 -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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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이 없어서

 

태극권과 영춘권은 겉만 번지르르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해온 중국 무술이 실전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실속이 없었다. 태극권과 영춘권을 닮은 자들은 대한민국 연예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연예인이 사업에 실패하는 원인도 하나로 모인다. ‘실속이 없어서.’

 

이들은 대개 준비 없이 사업에 뛰어든다. 유명인으로서 체면이 있으니 뭘 하나 하더라도 ‘삐까번쩍’하게 한다. 최고급 인테리어로 가게, 사무실을 두른다. 초기에는 지인들과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돈이 벌린다. ‘사업 별거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그 달콤한 시간이 길지 않다는 데 있다. ‘연예인빨’은 서서히 사라진다. 진짜 실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내공이 드러난다. 맛, 서비스 어느 것 하나 준비된 것이 없으니 손님이 빛의 속도로 끊긴다. 가게 운영을 위해 대출을 받는다. 은행 가기가 부끄러워 사채를 쓰기도 한다. 빚이 불어난다. 빈털터리가 되고 나서야 깨닫는다. 내가 인기에 취해 있었구나. 실속이 없었구나.

 

 

 개그맨 김학래는 한때 100억 원의 빚을 졌다. 여러 개의 사업이 실패한 후였다. 중국 음식점으로 재기에 성공한 지금은 사업의 내실을 강조한다. 출처 | MBC <사람이 좋다>

 

“고급 대리석이나 화려한 조명요? 다 소용없습니다. 가장 좋은 인테리어는 ‘손님’입니다. 가게 인테리어를 할 때 돈을 많이 들여 꾸미고 싶어 하지만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 가게 밖에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이야말로 최고 인테리어입니다.

 

중국 음식점으로 성공한 개그맨 김학래의 말에는 울림이 있다. 그는 사업 실패로 한때 100억 원의 빚을 진 적이 있다.

 

실속 없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거액의 적자를 내는 기업이 천문학적인 금액의 가치로 평가받는다. ‘계획된 적자’라는 미명하에 손실을 당연시한다. 거액을 투자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우버와 리프트는 상장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쿠팡, 마켓컬리 같은 기업들이 몸집을 키웠다. 이 기업들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들이 미래의 수익을 담보로 ‘찬란한 꿈’을 세일즈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실속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익이 남아야 비즈니스를 하고,

통장에 찍혀야 그게 비로소 돈이죠.”

 

무신사 조만호 대표의 말처럼 온라인 패션 셀렉트숍 무신사가 돋보이는 건 ‘실속’ 때문이다. 무신사는 허울 가득한 패션계에서 집요하리만큼 실속을 추구했다. 설립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이익을 냈다. 2018년 무신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81억 원, 2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15% 신장했다. 동종 업계 내 압도적인 1등이다. 국내에서 매출 1,000억 원 이상 규모의 전자상거래 기업 중 흑자를 내는 곳은 무신사와 이베이코리아 정도밖에 없다. 무신사는 이제 ‘패션계의 아마존’이라 불린다. 실속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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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

 

장난 같은 시작이었다. 신발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고등학생이었다. 인터넷 사이트 프리챌에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 무신사의 탄생이다. 이곳에서는 신발 좋아하면 다 친구였다. 함께 모여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풀스방에서 위닝을 했다. 신발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였다. 놀이터였다.

 

아는 사람만 아는 사이트였다. 소수의 무리가 열광하는 사이트였다. 다수의 모호한 호감보다 나았다. 저 위대한 슈프림, 블루보틀, 에어비앤비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 대중이 아닌 몇몇 사람에게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으니까. ‘열광적인 소수’를 우습게 볼 것이 아니었다. 만인에게서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였다. 무신사는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때까지 무신사는 동호회 같은 모습이었다. 이 상태로 머무를 생각은 없었다. 수익을 내고 싶었다. 기업의 형태여야 했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변화를 시도했다.

 

2006년, 커뮤니티는 온라인 잡지 웹진이 됐다. 커뮤니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패션 정보를 수집하여 보여주는 건 지금껏 해오던 일이었다. 편집이 더해졌다. ‘데님 팬츠 잘 입는 일곱 가지 방법’, ‘요즘 잘나가는 스트리트 브랜드’ 같이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주제를 달았다. 패션 매거진처럼 읽기 좋게 가공해서 내놓았다. 국내외 패션 브랜드들에 관한 정보를 풍성하게 소개했다. 무신사의 팬들이 늘어갔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웹진으로, 쇼핑몰로 변신을 거듭했다. 여전히 무신사의 경쟁력은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콘텐츠에서 나온다. 고객들은 매거진을 읽다가 기사에서 본 제품을 구입한다. 

 

2009년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었다.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제부터는 무신사에서 제품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웹진과 커머스의 결합이었다. 그때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서비스였다. 단순히 브랜드 옷을 판매하는 온라인몰과는 달랐다. 읽을 거리, 볼거리가 넘쳐나는 쇼핑몰이었다. 경쟁 사이트 대비 ‘체류 시간’이 배 이상 높았다. 웹진과 동영상을 보기 위해 방문한 고객은 기사에서 본 제품을 바로 구매했다.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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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의 열매

 

한때는 ‘분더숍’을 꿈꿨다. 전 세계를 뒤져서 한정판 제품들을 들여왔다. 5개만 생산되는 인케이스의 리미티드 에디션 가방을 팔고서 뿌듯해했다. 멋있고 폼 나는 일이었다. 무신사의 팬들도 좋아했다. 2~3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이걸로 돈을 벌 수는 없겠구나. ‘실속’을 갖춰야 ‘사업’이구나.

 

허세를 내려놓았다. 브랜드의 허들을 낮췄다. 신생 브랜드들을 대거 입점시켰다.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앤더슨벨 같은 브랜드들이 이때 들어왔다. 가격도 낮춰 잡았다. 박리다매였다. 무신사식 실속이었다. 그때부터 무신사의 제품들이 팔리기 시작했다. 실속을 연료 삼아 무신사는 로켓처럼 솟아올랐다.

 

실속은 고객들이 무신사를 찾는 이유가 되어주었다. 무신사에서는 제법 괜찮은 옷도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밋밋한 유니클로를 살 돈이면 무신사에서 ‘쌔끈한’ 스트리트 브랜드 티셔츠를 살 수 있었다. 용돈이 궁한 10대들이 특히 열광했다. 알아서 입소문을 내주었다. 고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19년 5월, 무신사의 회원 수는 470만 명을 돌파했다.

 

 

 휠라, 나이키, 뉴발란스 같은 메이저 브랜드들도 무신사에 대거 입점했다. 

 

실속은 수많은 브랜드를 끌어당겼다. 무신사에 입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무신사 덕분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이도 상당수였다. 자체 매장이나 사이트 없이도 옷을 팔 기회가 마련되어서였다.

무신사의 영향력은 메이저 브랜드에까지 미쳤다. 휠라, 반스, 나이키 같은 업계의 거물들이 무신사에 입성했다. 이제는 무신사에서 ‘무지하게’ 많은 매출을 올린다(무신사에서 가장 높은 단일 브랜드 매출은 100억 원 수준이며, 20위권 브랜드 모두 30억 원에 가까운 연간 거래액을 보인다).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 수가 3,500개를 넘겼다(2018년 기준).

 

실속을 추구한 덕분에 무신사는 무섭게 성장했다. 2013년 100억 원이었던 거래액은 2015년 1,000억, 2016년 2,300억, 2017년 3,000억을 찍었다. 2018년에는 4,500억을 돌파했다. 현재 무신사 사이트의 일평균 방문자 수는 100만 명에 이른다. 실속의 열매는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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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않아도 돼

 

무신사 사이트를 경험한 한 지인은 “개미지옥 같아”라는 평을 내놨다.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가 이보다 복잡할 수 없다. 미적인 요소보다 판매하는 물건을 하나라도 더 보여주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그 모습이 흡사 상품을 마구잡이로 진열해놓은 일본의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 같다.

 

  

 

무신사는 할 말이 있다. 그렇게 만든 이유가 다 있거든요.

아마존의 UX가 예뻐서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는 게 아니거든요.

 

29CM, W컨셉 같은 경쟁 브랜드들의 사이트는 일단 예쁘다. 큐레이션이 중심이다. ‘우리가 괜찮은 취향을 가지고 있으니 당신들에게도 제안해볼게’ 하는 식이다.

 

무신사는 아니다. 무신사가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양’이다. 입점한 브랜드의 양, 패션 정보의 양. 2018년 무신사에서 제작한 첫 번째 TV 광고 슬로건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다 여기서 사, 무신사.’ 엄청난 양을 보여주기 위해 개미지옥처럼 복잡한 UX도 감수한다.

 

 

 

무신사 사이트 내의 엄청난 양을 보여준 다음에는 판매를 할 차례다. ‘무신사 랭킹’이 앞장선다. 지금 제일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 상품이 실시간으로 노출된다. 무신사 랭킹이 발신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거니까 당신도 좋아할 거예요.’

순위권에 오른 제품은 검증된 트렌드 상품으로 인식된다. 판매에 가속도가 붙는다. 무신사 외부의 각종 패션 커뮤니티들 또한 무신사 랭킹을 분석한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한다. 판매곡선이 또 한 번 상승한다.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들이 무신사 랭킹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구조다. 랭킹에 들기 위해서 각 브랜드는 오직 무신사만을 위해 단독 상품과 프로모션을 기획한다. 인기 상품의 재고를 무신사에 집중한다. 자연히 무신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점점 늘어난다. 고객들이 무신사를 찾아야 하는 이유도 그만큼 늘어난다. 완벽한 선순환이다.

 

 

 

무신사가 제작하는 콘텐츠들도 판매를 촉진하기 위함이다. 웹진, 스탭 스냅, 프레젠테이션 등에서 모델이 입은 상품 옆에는 전부 판매 링크가 걸려 있다. 무신사 사이트에서 옷 잘 입는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어떤 스타일에 ‘꽂히면’ 바로 구매로 연결되는 구조다.

 


 

 

조만호 대표는 경쟁사가 남자 화장실을 ‘중절모 그림’으로 알린다면, ‘남.자.화.장.실’ 이렇게 크게 적어놓는 것이 무신사의 방식이라고 했다. 돌려서 예쁘게 말하지 않는다. 노골적이고 직접적이다. 지금 무신사는 중절모 그림을 그려 넣는 쇼핑몰보다 몇 배의 매출을 낸다. 그렇게 무신사는 실속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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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이 연결되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 졸업식 축사에서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생의 점은 연결된다. 다만, 미래를 내다보며 점을 이을 수는 없다. 점이 이어진 모습은 과거를 되돌아볼 때에야 볼 수 있다.”

 

무신사 커뮤니티에 신발 사진을 올리던 그 고등학생은 지금의 무신사를 상상이나 했을까. 프리챌의 작은 커뮤니티가 웹진이 되고, 매년 수천억 원의 매출을 내는 패션 커머스가 됐다. 뒤돌아보니 점이 이어져 있었다. 돌이켜보면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경험이었다.

 

이제 무신사에는 웹진을 만드는 에디터 수만 10명이 넘는다. 하루에도 어마어마한 양의 패션 뉴스가 업데이트된다. 500만 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무신사에서 읽고, 보고, 결국에는 산다. 프리챌 커뮤니티에서 여기까지 왔다. 무신사의 점이 연결됐다. 무신사의 실속이 그 점을 이어주었다.

 

 


 

잘 팔리는 제품, 사랑받는 기업,

스스로가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되는 사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 존재의 이유가 뚜렷하다

▶ 고유의 문화가 존재한다

▶ 차별화와 공감의 귀재다

▶ 강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 오직 고객과 시장만 바라본다

 

하루에도 수백개씩 쏟아지는 브랜드와 셀럽들의 대홍수 속에서도

자신만의 필살기로 업계 1등이 되고 시장의 판세를 바꾼 25개 초일류 브랜드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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