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본질은 문제해결
안녕하세요~!
프로이직러 Mara입니다.
Mara는 매일 출근하는 길에 SNOWFOX를 마주칩니다. 선릉역에는 SNOWFOX 도시락과 플라워 지점이 모두 있어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이 브랜드를 마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궁금해졌습니다. CEO는 어쩌다 도시락과 꽃집이라는 이 뜬금없는 조합을 생각한 걸까요?
1. SNOWFOX CEO 4천억 재산가, 김승호 회장
사업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SNOWFOX CEO 김승호 회장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Mara는 김승호 회장님이 쓴 책도 읽고 강연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냥 10분만 이 분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봐도 '아 이사람 뭔가 남다르다. 탁월하다. 건강하다.'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김승호 회장님이 정말로 탁월한 지점은 돈을 대하는 태도에 있는 것 같아요. 돈이 주는 힘을 존중하지만 결코 돈에 지배당하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부자가 되는 것의 가장 아름다운 지점은 온갖 사사로운 문제들로부터 초연해지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재산이 10억, 100억, 1000억을 넘어가게 되면 이번 달에 스타벅스 카드를 만원 더 충전할지 말지 같은 고민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됩니다. (Mara는 항상 고민함) 스타벅스가 1층에 있는 건물을 살 수 있는데 굳이 스타벅스를 먹고 싶을까요?
고민의 스케일이 달라집니다.
2. 사업의 본질은 문제해결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Mara는 처음에 SNOWFOX가 꽃집을 하는 이유를 도시락 사업과 연관성에서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분명히 도시락 사업을 통해 깔아놓은 물류와 노하우를 활용하려는 계산이 깔려있을 거야. 하고요. 그런데 기사를 읽어 보니 기존 꽃 시장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을 알게 되었어요. 김승호 회장 개인이 꽃을 워낙 좋아하는데, 한국의 꽃 가게는 대부분 지하에 있고 꽃의 질도 좋지 못했던 것이죠.
원인은 한국의 꽃집은 "꽃"이 주는 가치 본연이 아니라 "꽃"의 사회적인 기능인 경조사에 집중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불편한 것을 개선하는 것이 사업인데 부차적인 것들에서 답을 찾느라 질문을 잘못 시작했었던 거죠. 질문을 기존 꽃시장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수정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던 조합이 하나씩 풀리면서 SNOWFOX 플라워의 전략들도 하나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3. 꽃이 주는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다
SNOWFOX플라워는 꽃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지나가면서 잠깐 보기에도 꽃 프리젠팅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일단 환한 매장 조명과 화이트 톤 매장, 화이트 톤 브랜드 간판이 멀리서도 눈에 띄고 대부분의 매장이 바깥으로 매대를 빼서 화려한 컬러의 꽃들을 예쁘게 보여줍니다. 아름다운 컬러의 꽃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장면은 잊을 수 없는 몇 초를 선사합니다. 굳이 구매의사가 없던 손님도 지나가는 길에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꽃을 보면 충동구매를 하고 싶어 질 정도입니다. 꽃이 주는 '아름다움'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연출입니다.
4. 기존 꽃시장이 가지고 있던 '공급' 문제를 해결하다
기존 꽃시장의 문제는 꽃이 안정적인 공급을 하기 어려운 제품이었기 때문입니다. 꽃은 장기간 보관이 어렵고, 날씨나 농가의 재배 상황과 같이 기업이 컨트롤하기 불가능한 외부 요인에 의해 물량과 가격에 영향을 받다 보니 꽃 가게 입장에서는 꾸준히 수요가 있는 경조사용 꽃과 대중적으로 자주 찾는 몇 가지 종류의 꽃만(대표적으로 빨간 장미) 팔 수밖에 없었던 거죠.
SNOWFOX플라워는 이 부분을 데이터로 해결합니다. 기사에서는 판매 데이터 분석과 꽃의 종류에 따라 보관기간을 산출해 적정 수량만을 주문해 폐기율을 대폭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말합니다. 아마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우고 외부 factor를 넣고 빼며 (날씨, 지점 위치, 꽃의 종류, 매대 구성, 계절 등등) 최적의 공급 구간을 찾았을 겁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불가능 해 보이는 외부 요인도 데이터를 통해 컨트롤 가능한 영역으로 만드는 지점이 SNOWFOX 플라워가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임을 증명하는 지점입니다.
5. 기존 꽃시장이 가지고 있던 '수요' 문제를 해결하다
데이터를 통해 공급 쪽 문제를 해결했으니 수요 쪽에서도 문제를 해결할 차례입니다. 소비자들이 꽃가게에 가면 불편함을 느꼈던 이유에는 가격과 공급자 중심의 판매 상품이 요인이었을 겁니다. 꽃을 낱개로 구매하지 못하고 꽃가게 입장에서 이윤이 많이 남는 꽃 위주로 만들어진 꽃다발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구매해야만 했죠. 가격이 얼마인지도 주인에게 일일이 문의해야 했습니다.
SNOWFOX 플라워는 꽃마다 낱개 단위로 가격을 투명하게 적어두고 꽃다발을 개인이 선택해서 customization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꽃을 구매하지 않으면 구경하기 어려웠던 기존 꽃가게와 달리 적극적으로 사진 찍기를 권장하고 hashtag를 남겨달라고 요청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광고를 해줍니다.
6. 꽃은 대표적인 예쓰
예쓰를 아시나요? 예쁜 쓰레기의 줄임말입니다. 기능적으로는 아무 쓸모없지만 예쁘니까 사는 일종의 사치인 거죠. 인간이라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든 없든 본인이 가용할 수 있는 예산 안에서 예쓰를 사고 싶은 심리가 있습니다. 부자는 미술품을 아이돌 팬은 굿즈가 대표적인 예쓰겠네요. 그런데 Mara가 생각하기에 예쓰 끝판왕은 꽃인 것 같습니다. 소비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구매하는 거죠.
'나를 위한 꽃집'
SNOWFOX 플라워의 슬로건입니다. 예쓰를 자주 구입하게 만드는 데 이보다 더 좋은 핑계가 있을까요? 미국의 꽃 문화와 달리 우리나라의 꽃 문화는 경조사와 같은 공적인 맥락과 기능에 집중해서 소비되었던 것도 대중이 개인적인 맥락에서 예쓰에 돈을 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예쓰는 기능적으로 가치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마음의 공간과 사회적인 용인까지 필요합니다. 아름다움 그 자체에 가치를 지불하는 것이 돈 낭비가 아니라고 용인이 가능해야 하는 거죠.
남을 위한 선물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결혼기념일과 같은 특별한 날에만 꽃을 주고받았습니다. 주는 사람도 사면서 '왜 이런 걸 사 왔어'라는 잔소리를 들을 것을 걱정하고 받는 사람도 민망함에 괜히 투박을 하며 끝납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다시는 꽃을 사 오지 않는다는 슬픈 이야기. 리텐션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꽃을 선물하고 받는 문화가 과거에 비해 훨씬 자연스러워짐을 느낍니다. 지하철이나 길에서 꽃을 들고 가는 남성분들을 예전보다 훨씬 자주 마주하니까요. 이제 우리나라도 꽃을 미학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고 살기가 각박해져 예쓰 끝판왕인 꽃으로 위로받는 수요가 생겼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7. 초역세권에 위치한다
SNOWFOX플라워 입지는 서울에서도 초초초 역세권입니다. 지점의 위치도 꽃을 구매하는 맥락을 생각하면서 선정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나를 위해 꽃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1) 또래집단에서 소득이 높은 직장에 다녀서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고
2) 좋은 인재가 많이 모여서 경쟁이 치열할수록 마음의 위로가 필요하고
3) 예쓰에 지출을 할 마음의 공간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기업일수록 이런 페르소나가 근무할 확률이 올라가겠죠. 대기업은 접근성이 좋은 서울 주요 역에 위치하고요. 선물을 목적으로 꽃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오고 가는 역세권'에 위치하면 꽃을 구입할 가능성이 올라갈 겁니다.
이번 포스팅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본 SNOWFOX 플라워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