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에 빙의해 공부하는 Z세대. 그 이유는?
"나는 원더랜드의 공주다. 국왕인 아버님께선 이 왕국의 지도자 자리를 나에게 물려주려 하신다. 통치를 잘하기 위해 오늘도 책상 앞에 앉아 공부 중이다. 경제학, 경영학, 그리고 토익. 침대에 눕고 싶지만 취업을 위해...아, 아니 왕국 백성들을 위해 마음을 다잡는다."
올해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했던 '공주 공부법' 이야기입니다. 학생 스스로 공주에 빙의해, 컨셉을 잡고 공부에 매진하는 것이죠. 공주니까 차를 마시며 우아하게 공부합니다. 힘들어도 백성들을 생각해 참고 매진하죠. 하기 싫은 공부를 조금이나마 즐기는 방법이라고 하는데요. '어이, 뉴스레터 양반. 과장이 너무 심한 것 아니요'라며 고개 갸웃될 분들은 이곳 공주 공부법 ASMR 배경음 영상(유튜브 링크)을 봐주세요. 영상을 보신 후엔 2,200개의 댓글도 읽어주시고요.
"영어 지문을 읽으면서, 국정 서류를 읽듯이 미간 찌푸리고, “쯧...제임스가 또 집을 나갔다니...” 하면서 풀었더니 술술 풀리더라고요."
"목걸이 엄청 큰 거 걸고 막 힘들 때마다 (목걸이 만지며) 나에게는...이끌어야 할 나라가 있어. 이러고 있어요."
스크린 밖을 뛰쳐나온 '세계관'
영화나 만화에는 '세계관'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제국군과 제다이들의 대결을 다룬 스타워즈 세계관, 히어로들이 모여 세상을 구하는 마블 세계관. 그런데 이런 세계관이 스크린 밖으로 나와 Z세대의 일상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에 몰입한 팬들끼리 드라마 캐릭터 대화체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일반인들이 스스로 부캐를 만들어 가상 캐릭터 놀이에 심취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을 속어로 '컨셉질(가상 컨셉에 심취하는 행위)'이라고 부릅니다.
컨십질로 인기를 끈 기업 SNS도 있습니다. 바나나맛우유 왕관, 빵또아 바지, 빙그레 로고 귀걸이를 착용한 왕자 빙그레우스는 브랜드 빙그레의 공식 계정 캐릭터로, 마치 실제 인물처럼 자기 취향과 꿈, 친구들마저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열렬한 반응과 함께 올해 가장 주목받은 채널이 되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Z세대는 왜 컨셉질을 즐기는 것일까요? 우선, 취향과 몰입입니다. 취향 추구에 관심이 높은 Z세대는 컨셉질을 통해 평범한 일상을 판타지처럼 즐깁니다. 3040세대 중에선 90년대 초 머드(MUD. Multi User Dungeon) 게임을 기억하는 분이 있을 텐데요. 영상 하나 없이, 화면에 '괴물이 나왔다' 글자만 적혀도 상상력으로 나머지 부분을 채워 게임을 즐겼죠. Z세대에게 컨셉질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라마 캐릭터에 빙의해 몰입한 동안은 일상이 드라마처럼 느껴지죠.
너. 내 컨셉질의 동료가 돼라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컨셉질을 통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이들이 서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한 공주 공부법을 혼자 한다면 어떨까요? "난 공주다. 왕국을 위해... 에효. 이게 무슨 짓거리냐." 김새서 그만 두겠죠. 하지만 나의 공주 컨셉질에 누군가 동조해준다면, 또다른 이가 비슷한 컨셉에 자기 아이디어를 덧붙여 보여준다면? 혼자일 때완 달리 흥이 나겠죠.
요즘 MZ세대들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친구 관계를 확산시켜 간다는 사실은 지난 뉴스레터 요즘 Z세대가 뭉치는 법, 랜선 팸(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Z세대들은 자기랑 취향 맞는 함께 컨셉질을 할 친구들을 온라인을 통해 만들어간답니다. 세계관으로, 컨셉으로 MZ세대의 마음을 훔치려는 마케터라면 '세계관'이란 수단만이 아닌 이 '연결'에도 관심을 가져야 겠죠.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20대가 지난 지가 한참. 이 모든 걸 언제 알아서 써먹지" 그래서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준비했습니다. 2021년을 준비하는 마케터를 위한 트렌드북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
대학내일20대연구소, 트렌드 도서 출간!!!
MZ세대의 트렌드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을 출간했습니다. 2012년부터 매년 꾸준히 내어온 트렌드북으로 최신 판인데요. 올해엔 특히 코로나19 이후의 MZ세대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내년 대표 키워드는 인플언서블 세대. 자신들의 영향력을 알고, 행동에 나서, 변화를 만드려는 모습이 주목되는데요. 책은 이들 인플루언서블 세대의 일상, 관계, 소비, 사회 참여 각 부분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면밀히 분석하였습니다.
일상력 챌린저 : 소소한 도전으로 일상을 가꾸는 힘을 기르다
컨셉친 : 취향에 맞는 콘셉트의 세계관 속에서 콘텐츠로 소통하다
세컨슈머 :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대안을 찾아 즐기다
선한 오지랖 : 누구도 피해 입지 않기를 바라며 착한 유난을 떤다
대학내일에 다니는 뉴스레터지기는 트렌드북 탄생 과정을 곁에서 지켜봤습니다. 20대연구소 연구원들과 대학내일 각 분야의 현업자들이 머리를 맞대고는 "내가 디지털 프로젝트를 하는데 요즘 친구들이 이렇던데." "아냐. 행사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이러저러해."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인사이트를 담았답니다. 2021년 MZ세대가 벌일 일들이 궁금한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한 후, 로그인하시고, 구매 버튼까지 누르면...읍읍. 대학내일20대연구소 페이스북에서 도서 이벤트도 하니 여기서(링크)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