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미의 매거진

실패하지 않았던 이유

박유미

2021.02.0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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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어느새 나만의 길을 찾고자 하는 고민은 사라지고, 빈틈없이 활동하는 것에 집착하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물론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대로 무언가를 시작한들 의무적으로만 임하게 될 것 같았다. 정말 즐겨야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노트 한 권을 펼쳐 ‘좋아하는 게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같은 질문을 적은 뒤 계속 고민하고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다. 정답이 없는걸 알고 있고 이렇게 해도 확실해지는 건 없을 테지만, 지금은 조급함보다는 여유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적어도 개강 전까지는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실패하지 않았던 이유’, 이 제목은 좋은 의미가 아니다.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문득 실패한 적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대학교 2학년 때까지 말이다. 무의식적으로 ‘내가 도달할 수 있는 곳’을 정해놓는 편이었다. 그래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울타리 안에서 무언가를 해왔다. 실패할 확률이 높은, 불확실한 상황에 발을 디디려고 하지 않았다. 

 

사실 이런 생각을 이전에도 몇 번 한 적이 있다. 그때는 실패를 별로 겪지 않고 평탄하게 흘러온 게 나의 운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그저 스스로를 성공 확률이 낮은 곳에 던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기질이 좋게 작용할 때도 있지만, 매사에 이렇다면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창업팀이나 인턴을 경험하면서 울타리 밖의 세상도 궁금해하기 시작했고, 이전보다는 불확실함을 덜 무서워한다는 걸 많이 느낀다. 하지만 여전히 온갖 경우의 수를 따져보려고 하는데, 이럴수록 도전의 상황에 더욱 직면해봐야 할 것 같다. ‘이 정도면 가능하다’라는 의미의 도전 말고,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도전 말이다. 그 안에서 실패해보고 성취도 이뤄보고, 많은 일들을 겪어봐야만 하지 않을까. 아마 이런 도전을 올해 하게 될 것 같다. 한숨을 푹푹 내쉬며 고민했는데, 그랬기에 더 해야만 하는 도전이라고 마음을 굳혔다.

 

 

 

 

 

최근에 학교 커뮤니티에서 본 어느 댓글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라고 묻는 게시글이었는데, ‘어른이 되었는데도 정답을 찾으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있었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인생의 정답을 찾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나만의 길을 찾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슬며시 돌아오고는 했다. 안전하게 두드려보고, 앞의 사람이 밟았던 곳을 밟고, ‘어려워, 위험해’라는 말을 들으면 망설이고. 이제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미련을 남겨두는 것보다는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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