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 대부분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된 사실이다. 카카오톡이 한국 소비자들의 삶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단톡방, 대화방 등 일상의 소통이 대부분 카카오톡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카오톡에 비해 국내 이용자는 많지 않지만 네이버에게는 라인(LINE)이라는 메신저 플랫폼이 있다. 한국에서의 이용자는 적지만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운다. 일본에서는 2020년 기준, 8,400만 명이 라인을 이용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를 포함하면 1억 8,600만 명이 라인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해외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라인의 탄생 배경을 보면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재난 시기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일본에 설립된 NHN 재팬은 2010년 당시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든 게 단숨에 달라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계기였다. 지진 직후 일본에서는 가족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하지만 첨단 스마트폰도 폭증한 전화연결 요청 앞에선 먹통이 됐다. 일본 전역의 전화망이 불통일 때 가능했던 통신수단은 인터넷뿐이었다. 애초에 위기에 대비해 만들어진 인터넷은 접속자가 몰려도 속도는 느려질지언정 연결 자체는 유지된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전화와 문자메시지 대신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이를 빠르게 캐치한 NHN 재팬은 3개월 만에 라인 메신저를 제작해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용자가 점차 확대됐다. 플랫폼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의 안정성을 고려해 라인은 공감 연결 방식으로 유기적인 캐릭터인 이모티콘을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플랫폼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소비자의 핵심적인 정서적 가치를 표현하는 단순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의인화한 캐릭터를 채택한 것이 유효했다. 이것을 통해 소비자와 공감대를 구축하며 해외시장을 과감하게 공략했다.
현재 라인은 순황 중이다. 일본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기존의 ‘덴와시테(전화해)’ 또는 ‘메루시테(e메일 보내)’라는 말 대신 “라인시테(라인해)”라고 인사를 나눈다.
대만은 2020년 기준 일본보다 훨씬 점유율이 높은 2,100만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상점에선 결제서비스인 라인페이를 지원하고 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 사업과 함께 라인택시, 라인TV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태국에서는 2020년 기준 4,700만 명의 가입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배달 및 택시 플랫폼인 라인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교통카드인 래빗카드와 라인페이 결합 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있다. 또 유럽에서는 스페인이 1,700만 명으로 가장 많은 가입자수를 보이고 있다.
라인이 일본에서 사용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근본적으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플랫폼 브랜드가 아니라 ‘딱딱한’ 시스템에서 ‘부드러운’ 콘텐츠를 통해 친근하고 접근성이 좋고 기쁨과 웃음을 선사하는 따뜻한 ‘공감’ 브랜드로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라인은 사용자들이 친구들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스티커, 만화, 그림, 제작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디지털상에서 가상으로 무한 복제할 수 있는 무수히 다양한 혜택 등 브랜드 생태계를 구성하는 ‘공감’ 구축 요소를 지속해서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춰보았을 때 기업의 브랜딩에 있어 ‘공감’이라는 키워드는 중요 화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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