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을 통해 재출시된 ‘포켓몬빵’이 일부 매장에서 대란을 일으키며 판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1998년에 처음 등장했던 포켓몬빵은 제품에 동봉된 '띠부씰'(뗐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수집 열풍이 불며 월평균 50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번에 재출시된 포켓몬빵은 203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과 동시에, 편의점이 라이프스타일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돌아온 추억, 포켓몬빵 재출시
SPC삼립은 포켓몬빵 7종을 다시 출시한다고 지난 23일 밝혔습니다. 1998년에 처음 등장한 포켓몬빵은 한 때 월평균 판매량이 500만개에 달하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2006년 단종되었는데요.
당시 캐릭터가 하나도 겹치지 않게 스티커를 모두 모으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진열대 위의 빵 봉지를 구겨가며 스티커를 들여다보거나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가지려는 어린이들이 늘어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어른이 되어 만난 어린 시절
포켓몬빵은 출시 당시 모습 그대로지만 달라진 점도 있습니다. 과거 151개였던 띠부띠부씰이 159개로 늘었고, 당시 500원이였던 제품 가격이 1500원으로 올랐습니다.
스티커를 모으기가 전보다 더 까다로워졌고 가격도 3배 올랐지만 포켓몬빵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재고가 남아있는 매장 위치가 공유되기도 하고, 7종 제품을 모두 먹어봤다는 후기도 넘쳐납니다.
유명인들의 후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방탄소년단 멤버 RM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포켓몬빵 구매 인증 후기를 남겨 화제가 됐습니다.
유통업계는 포켓몬빵 열풍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서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포켓몬빵은 이 트렌드에 딱 맞는 아이템”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단순한 빵이 아닌 ‘띠부띠부씰 모으기’라는 재밌는 요소도 들어가 있어 빵을 과거부터 알고 있었던 어른뿐 아니라 처음 접하는 아이들까지도 구매에 뛰어들 수 있어 인기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구매력 있는 키덜트
이 같은 포켓몬빵 열풍이 ‘키덜트(kid+adult)’ 문화의 일환이라고 봅니다.
어렸을 적 추억과 감성을 갖고 있는 어른들이 소비력을 옛날 제품 구입에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포켓몬빵 외에도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오리온의 ‘와클’이 지난해 초 재출시됐고 ‘태양의 맛 썬칩’이 2018년 재출시 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기업의 공식 홈페이지나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판매에 직접 관여하는 성향을 보인다”며 “고객과의 직접 소통으로 재출시되는 제품들은 성공 가능성이 높아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동향을 빠르게 살피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