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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으로 확인하는 효과적인 자기 PR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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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이 바로 우리가 기다리던 사람들이다

우리 자신이 바로 우리가 찾는 변화다

- 버락 오바마 

들어가기 전, 자기 PR 내용을 먼저 살펴보고 싶다면 김딴짓의 글 요약

1. SIMPLE IS THE BEST, 심플해질수록 나를 명확하게 표현하게 됩니다. 나를 표현하는 키워드를 추려내야 합니다

2. 지금 남들이 하는 방법을 그대로 하지 마세요. 어떻게 하면 다르게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생각한 뒤 고민의 총량으로 시도하세요

3. 우리는 대다수가 언더독입니다. 무명하고 인지도가 낮다는 건 어쩌면 팬을 만들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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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5년이 시작됐습니다

5년 전, 지금까지와 다른 일정에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습니다. '장미 대선'이라고 불리며 5월의 따뜻한 봄기운 속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습니다. 다시 5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대통령이 선출됐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5년이란 시간을 보내게 될 겁니다.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제 눈을 사로잡은 게 있습니다. 바로 선거 포스터였습니다. 제대로 찾아보지 않은 것도 있지만 대선 후보가 무려 14명이나 되는 줄 몰랐습니다. 14명의 포스터를 보니 익숙한 얼굴보다 익숙지 않은 얼굴이 더 많았습니다. 집에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포스터를 살펴보다 차이점을 발견했습니다. 

잘 알려진 후보는 이름, 메인 카피, 번호만 보이도록 디자인을 한 반면, 덜 알려진 후보들은 포스터에 주요 정책, 공약 등을 넣었습니다. 포스터를 허투루 사용지 않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여론조사 상위 4명은 당의 힘도 있고 방송 출연도 잦아 사람들에게 익숙해지는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사람들에게 인식조차 되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인물을 잘 모른다면 정책이나 공약이 눈에 띌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필요했을 겁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자신을 알릴 거냐' 이것입니다. 잘 알려진 사람은 얼굴과 투표 번호에 집중합니다. 덜 알려진 사람은 정책과 공약까지 넣어서 사람들에게 어필합니다. 우리는 어떤 선거 포스터에서 매력을 느꼈을까요? 지금부터 선거 포스터를 보며 느낀 자기 PR 방법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2022 대선 선거 포스터 14명의 대선 후보들 



가장 심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간은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의 양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 PR을 할 때는 여러 문장과 키워드로 나열하기보다는 명확하게 각인될 수 있는 키워드 1~2개와 메인 카피로 정리돼야 합니다. 위 포스터를 봤을 때 똑같은 점은 이름과 번호를 크게 넣었다는 겁니다. 인지도와 유명세, 정지 성향을 제외하고 본다면 어떤 포스터가 눈에 들어오나요? 개인적으로는 크게 세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첫 번째 배경이 얼마나 깔끔하고 눈에 들어오느냐입니다. 두 번째 후보의 얼굴이 얼마나 눈에 띄느냐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메인 카피와 폰트가 얼마나 잘 어울리냐입니다. 배경색이 깔끔하지 않거나 후보 얼굴을 상대적으로 가린다면 탈락입니다. 색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정의당은 메인 컬러에 맞춰 배경을 노란색으로 정했습니다. 노란색이 심상정 후보의 얼굴과 대비되며 강조가 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메인 컬러와 다른 무채색으로 정했습니다. 무채색 배경을 통해 포스터 속 인물에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후보의 얼굴이 얼마나 눈에 띄느냐도 중요합니다. 기본소득당 대선 후보는 전면 사진을 선거 포스터로 정했습니다. 후보 얼굴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가장 아쉬운 포스터라고 생각합니다.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인지도인데 후보 얼굴을 명확하게 알릴 수 있는 선거 포스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이점을 두기 위한 기획이라고 한다면 아예 일러스트레이션처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요? 보다 눈에 띄고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메인 카피와 폰트가 얼마나 어울리느냐도 중요합니다. 진보당의 김재연 후보 메인 카피와 폰트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땀이 빛나도록'이라는 메인 카피에서 땀과 빛을 강조하는 폰트로 디자인을 했습니다. 김재연이라는 후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선 후보임을 알게 되는 거죠. 메인 카피로 대선 후보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으며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기에 적합한 폰트로 강조하고 눈에 띄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앞서 중요하다고 말한 세 가지, 첫째 깔끔한 배경과 색, 둘째 후보의 얼굴일 잘 드러남, 셋째 메인 카피와 폰트의 어울림을 종합하면 심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를 심플하게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에 아이폰을 처음 선보일 때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아이팟, 핸드폰 아이콘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나중에 아이폰을 꺼내들며 이게 바로 아이폰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보다 좋은 PR이 있을까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의 기능이 정말 많지만 어떻게 사용하고 무엇이 주요한 기능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자기 PR을 잘하기 위해서는 심플해지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복잡할수록 사람들은 '나'를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정보가 많을수록 '나'는 사라지게 됩니다. 자기 PR은 '나'를 알리고 각인시키는 것이지 '나'에 대한 어떤 것을 알리는 게 아닙니다. 지금 나를 심플하게 소개하고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무명하고 인지도가 낮을수록 세세하게?

대선후보(였던) 14명의 선거 포스터를 보면 빽빽하게 채운 포스터를 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서 인지도가 낮은 후보일수록 포스터가 빽빽합니다.(물론 아닌 후보도 있습니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후보일수록 정치 성향 또는 지지후보가 아니라면 정책과 공약을 살펴보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게으릅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가면서 14명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살펴볼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또 밴드 왜건 효과로(다수의 소비자나 유행을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현상)인해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만 살펴보게 됩니다. 토론회 참여도 어렵다면 결국 후보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선거 포스터가 됩니다. 선거 벽보를 보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책, 공약 더 나아가 이력까지도 볼 수 있도록 넣어야 합니다. 점차 포스터가 빽빽해집니다. 좋게 말하면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여유 공간이 없어 답답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본의 도쿄도 *참의원 선거 후보 포스터에서 힌트를 찾았습니다. 

*참의원 통상선거는 일본 참의원의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입니다. 

 

 

일본 참의원 선거 *출처 : 한국일보 [고은경의 반려 배려] 일본 선거 포스터의 개 발바닥

 

 

위 사진은 19년 도쿄도 일본 참의원 선거 포스터입니다. 어떤 후보자의 포스터의 분홍색 개 발바닥 이미지가 붙어있습니다. 이미지 아래에는 'SAVE THE PETS'란 문구가 있습니다. 궁금증이 생깁니다. '나'라는 인물을 알리기도 모자란데 개 발바닥 스티커와 SAVE THE PETS이라니? 후보가 궁금해집니다. 정책과 공약을 찾아봅니다. *고용증가, 원전 제로, 재해 기준 마련과 함께 내세운 네 번째 공약이 ‘동물애호’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는 펫숍이나 애완동물 사육업에 국제적 기준을 도입해야 하며,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엄격화 등을 필생의 과제로 소개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SNS에는 그가 키우는 고양이들 사진이 가득합니다. 이런 포스터와 선거 정책이 영향을 줬느지 모르지만 12%의 득표율로 4위를 기록해 당선이 됩니다. 인지도가 낮더라도 새로운 접근과 방식으로 자신을 알렸습니다. 선거 포스터를 제대로 활용한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위 포스터를 보면서 재밌는 상상을 해봅니다. 선거 포스터에 QR 코드를 넣으면 어떨까요? 스마트폰 카메라만 키면 언제든 정책과 공약을 볼 수 있는 겁니다. 정책과 공약뿐 아니라 자신을 소개하고 알리는 페이지로도 접속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포스터에는 보다 중요한 내용을 넣을 수 있게 됩니다. 빽빽한 포스터에서 가독성이 높아지는 포스터로 바뀌게 됩니다.  또는 도쿄도 참의원 선거 포스터처럼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과 공약을 이미지화해서 넣을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소수를 빼고는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다 나를 잘 모릅니다.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그런 사람이 되기 전까지는 나를 알려야 하는 거죠. 그렇다면 남들과 똑같은 방법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해야 합니다. 

*출처 및 참고 : 한국일보 [고은경의 반려배려] 일본 선거 포스터의 개 발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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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우리는 모두 언더독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언더독('궁지에 몰린 개' 혹은 '싸움에서 진 (바닥에 깔린) 개'라는 뜻의 영어 표현. 인간으로 치면 '사회적 약자'에 해당)에 위치할 때가 많습니다. 인플루언서, 인지도가 높은 사람 등은 언제나 소수니까요. 언더독은 스포츠에서는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언더독이 승리하는 확률은 지극히 낮습니다. 그럼에도 언더독이 이길 때가 있습니다. 확률이 적은 것이지 제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언더독이 이기게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제법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왜냐하면 언더독이 곧 내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무명하다는 것, 인지도가 낮다는 것은 팬을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올라가는 모습을 응원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무명하다고 해서, 인지도가 낮다 해서 나를 알리는 행동을 멈추지 마세요. 다만, 어떻게 하면 다르게 접근하고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고 해야 합니다. 남들이 한다고 급해져서 바로 하지 말고,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한 뒤 그 총량을 갖고 다른 방식으로, 나만의 방법으로 시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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