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이름은 스탠바이미!
2021년 여름, LG에서 모바일 사업을 접으면서 새로운 상품을 출시했다. 상품명은 스탠바이미(standbyME) 이며 어디서든지 무선으로 사용가능한 스크린이다*. 스탠바이미가 나온지 1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도 이미 1400명이 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닌 것이, 같은 가격이라면 50인치 TV를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LG 스탠바이미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이미 제품을 받은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무빙힐이라는 단순한 장치와 충전해서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집 안에서나 밖에서 활동할 때 언제든지 꺼내어 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취향에 맞춰 공간을 꾸미는 인테리어에 돈과 시간을 쏟고 있는데, 스탠바이미의 경우에는 스마트 액자 기능도 되면서 스피커 기능까지 포함하니, 블루투스 스피커와 아이패드를 결합해놓은 상품처럼 인식이 되는 듯 하다. 화이트 색상에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도, 그동안 TV를 떠올리면 그려지는 블랙 바탕의 스크린에서 큰 변화를 시도한 것이 보인다. 어쩌면 인테리어 소품이면서 디지털 기기라는 점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이렇게 새로움을 시도한다는 것, 혁신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호감을 사면서, 동시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었던 점이 스탠바이미를 인기상품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제품은 갤러리 스탠드와 함께 TV 아래에 있는 라이프스타일 스크린이라는 카테고리로 구분되어 있다. 단순히 제품으로의 역할보다도 삶의 방식과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요소로 사용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안전과 생명의 위협을 충족시키는 욕구에서 더 나아가 자아실현의 욕구에 대한 표출을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새로움을 향한 기대감과 동경은 단순히 콘텐츠 소비와 상품 구매로만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새로움 : 혁신, 그리고 변화
사람들은 새로움을 추구한다. 단지 그 형태가 공간이나 제품의 한 기능으로 표현되었을 때, 디자인이나 기술로 해석되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독서실 책상보다는 개방형 사무실을 원한다거나 아날로그식 버튼이 아닌 디지털 터치스크린을 원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지어진다.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들이 원하는 사무실의 형태는 독립된 공간과 열린 공간을 번갈아 채택하는 형식이 역사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1) 그것을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결국 사람들은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꿈꾸는 새로움이라는 개념은, 어떤 욕구에서부터 출발했을까? 혁신에 대한 동경은 궁극적으로는 이전 것에 대한 평가로부터 출발한다. 이건용 작곡가는 인간의 세포가 죽음과 탄생을 반복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새로움을 찾는 것은 살아있는 것의 본능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2)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모멘텀은 다음에 무엇이 나올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한다. 마치 영화 끝자락에 등장해서 다음 영화를 기대하게 되는 쿠키 영상과도 같다. 이처럼 새로움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이다. 우리의 뇌 안에서도 새로움(novelty)은 이전에 경험했던 익숙한 상황에서는 보지 못했던 반응을 일으킨다. 정신건강 분야에서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코로나 상황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답답함이 증폭된다고 설명하고 있다.3) 코로나로 인해 스트레스 레벨이 증가하고,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반응도 많이 있는 걸 보면, 장기적으로 새로움을 보지 못하는 것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롭다는 것은 결국 이전의 상태와는 다른, 이전에는 없었던 상대적인 경험을 이야기한다. 시제를 좁혀서 본질적으로 이야기하면 바로 직전의 경험을 바꾸는 것이 결국 새로움이 된다. 지금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매일경제 기사 ["129만원짜리 가전제품이 대기만 1400명" 출시한 LG도 놀랐다]
1) 책 [창의성을 타고나다] - 스콧 베리 카우프먼, 캐롤린 그레고리
3) Cleveland Clinic 아티클 [Why We Crave New Experiences and How to Get Them During the Coronavir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