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사업이든 작은 사업이든 차이는 없다
우리는 수요를 찾아내고
그것을 충족시킬 때 돈을 버는 것이다
보니, 노엘 드류
일을 할 때 중요한 마인드가 알고 싶다면 김딴짓의 글 요약
1. 그냥 된다, 안 된다고 하지 마세요. 숫자, 수치로 된다, 안 된다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남의 장단에 맞춰주는 게 아닌 나만의 리듬과 기준으로 나갈 줄 알아야 합니다.
3.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정직한가요? 기본을 지키고, 대행을 주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게 정직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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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에서 발견한 백반 맛집
논산에서 내려와 일을 시작한 지도 어느새 한 달이 넘었습니다. 아. 그전에 논산에서 일하는 이유는 회사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고 그 도전에 함께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논산에 내려오니 여러 좋은 점이 있습니다. 먼저 출퇴근 압박이 사라졌고요. 걸어서 15분 정도면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퇴근 후 시간은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물론 의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다양한 일과 업무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고 할까요? 논산에서 보내는 시간이 좋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걸 소개하자면 맛집이 적다는 겁니다. 점심에 뭘 먹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서울처럼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사무실에서 30초 거리에 있는 아주 맛있는 백반집을 발견했습니다. 갈비탕으로 유명한 곳인데, 갈비탕을 아직 안 먹을 정도로 백반이 맛있습니다. 기본 반찬 개수도 10개 정도 되고 이 중 2~3개는 매일 바뀝니다. 생선 조림 또는 구이가 항상 나오고, 계란찜도 나옵니다. 메인 메뉴는 김치찌개 아니면 된장찌개인데, 김치찌개에는 돼지고기가 숭덩숭덩 들어가 있고, 된장찌개는 계절에 따라 속 재료가 바뀝니다. 요즘은 냉이 된장찌개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격은 7,000원 밖에 하지 않습니다. 서울이라면 못해도 9,000원에서 10,000은 받았을 겁니다. 든든한 집 밥을 먹는 느낌이라 질리지도 않습니다.
일을 할 때 갖춰야 할 OOOO 마인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웬 맛집 이야기를 하냐고요? 바로 이 논산 맛집에서 일을 할 때 갖춰야 할 '비즈니스 마인드'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마인드의 발견은 한 손님의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숫자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반갑게 사장님께 인사하고 자리에 앉아서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 등 뒤로 한 팀이 식사를 다 마치고 믹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었죠. 일행 중 한 분이 부엌에서 열심히 음식을 만드는 사장님께 질문을 툭하고 던집니다. 충청도 사투리로 말이죠.
손님: 사장님. 여기를 입식으로 만들면 훨씬 나을 텐데, 나 같은 손님들 다니기도 편하고 말이여, 안 그려?
사장님: 입식으로 만들라고? 아휴 그러면 저기 저짝에 테이블 3개는 빼야 혀. 그래야 공간이 나오는데, 그러면 적자야 적자
사장님 답변을 듣는 순간 저게 바로 '비즈니스 마인드'라고 생각했습니다. 입식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숫자로 정리했기 때문입니다. 입식으로 만들 수 없냐는 손님의 질문에 '아유 내가 힘들어서 안돼'라고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테이블을 정확히 3개 빼야 하고 그렇게 되면 회전율도 낮아지면서 적자가 되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리 생각하고 계산을 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식으로 바꾸면 손님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신발을 벗지 않아도 되고, 편하게 테이블에 앉을 수 있어 좋습니다. 하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다른 관점입니다. 물론 손님이 편한 것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경영과 운영을 생각하는 겁니다. 맛있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홀 관리도 중요한 거죠. 식당 손님은 '입식을 해야 손님이 편해서 더 오지'라고 계속 말하다가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더니 수긍을 합니다.
식당 손님처럼 누군가가 무엇을 요청했고 이를 거절해야 하는 순간을 떠올려 봅니다. 명확한 논리와 증거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 말한다면 상대 입장에서는 불쾌할 뿐만 아니라 다시는 나에게 어떤 요구도 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만약 이게 사업이 확장할 기회고, 프로젝트의 수행이라고 한다면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 겁니다. 거절 또는 수락해야 한다면 숫자, 수치, 그리고 명확한 논리와 증거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일을 할 때 갖춰야 할 비즈니스 마인드입니다.
자신만의 기준과 리듬이 있어야 합니다.
논산 백만 맛집은 20평 정도 되는 규모에 좌식으로 운영됩니다. 이곳을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손님 주문을 받고 음식을 만듭니다. 이후 들어온 손님 순서에 맞춰 서빙을 하고 테이블을 치웁니다. 다시 부엌에 들어가서 또 다른 음식을 만듭니다. 혼자서 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식당에는 특별한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손님이 직접 계산을 합니다. 처음 방문하면 사장님이 계산을 도와주면서 계산하는 방법을 알려 줍니다. 단골손님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밥값을 계산하고 나갑니다. 사장님은 자신만의 리듬과 기준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모두에게 맞춰주는 사람이 아닌 자신만의 리듬과 기준이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일을 할 때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남에게 많은 것을 맞춰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죠. 상대에게 너무 맞춰주다 보면 내가 사라지고 건강한 연애를 하기 어렵습니다. 각자의 기준과 리듬이 있고 이를 서로 존중하고 이해할 때 건강한 연애를 하게 됩니다. 이처럼 일을 할 때도 내 리듬과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동료, 파트너 등 많은 이해관계자와 함께 일합니다. 저마다의 상황과 환경이 다른데, 일일이 맞춰주다 보면 일이 진행되지 않는 걸 보게 됩니다. 건설 시공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공사 *감리라고 합니다. 시공이 잘 진행되도록 지휘를 하는 겁니다. 시공에는 많은 업체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각자 위치에서 자신의 환경만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감리를 맡은 사람이 중요합니다. 일일이 맞춰주는 게 아니라 기준에 맞게 시행하도록 지도를 해야 합니다. 각자의 상황과 기준을 고려하다 보면 준공 일자를 맞추지 못합니다. 중요한 건 준공 일자와 설계도에 맞춰 완공돼야 하는 겁니다. 감리를 맡은 사람은 기준과 리듬이 있어야지만 모두와 조율하면서 일을 진행시킬 수 있습니다.
*감리란? 건설공사가 관계 법, 기준, 설계 도면 또는 그 밖의 관련 서류에 따라 적정하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 관리하고 기술 지도를 하는 업무를 말합니다.
이처럼 20평 정도의 규모를 혼자서 운영하시는 식당 사장님도 자신만의 기준과 리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손님이 밥을 다 먹고 일어난 테이블이라고 해도 바로 치우지 않습니다. 다른 손님의 음식이 나간 후 여유가 생겼을 때 하나씩 치웁니다. 사장님의 홀 관리 기준인 거죠. 밥을 다 먹은 손님이 직접 계산할 수 있도록 알려줍니다. 다음부터는 직접 계산합니다. 사장님의 계산 리듬입니다. 비즈니스 마인드는 무조건 맞춰주는 게 아닙니다. 내 기준과 리듬으로 상대와 함께 호흡하는 겁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정직하게 대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논산 백반 맛집은 사장님 혼자서 일합니다. 음식을 만들고, 서빙하고, 치우고 모든 걸 혼자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매일 밑반찬이 2~3개씩 꼬박 바뀝니다. 문득 궁금증이 생겨 물었습니다. '사장님 몇 시부터 음식 준비하길래 매일 밑반찬이 바뀌는 거예요?' '아침 7시 30분부터 준비해요'라고 사장님이 대답합니다. 매일 밑반찬을 2~3개씩 안 바꿀 수 있습니다.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손님에게 나갈 밑반찬이라면 양도 많을 수밖에 없죠.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식당에 나와 음식 준비를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정직하게 대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정직이 진정성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하는 일을 얼마나 정직하게 대하고 있나요? 지금 하는 일에 꼼수를 부리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효율이라는 허울좋은 이름 아래, 조금 더 편하고 쉽게 일을 찾아서 하려 했던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비효율적인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건 좋은 겁니다. 어떤 공익 요원이 동사무소의 업무를 간단한 개발로 효율적으로 만든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겉으로는 효율을 추구하고 실제로는 그저 편하고 쉽게 일을 대한다면 정직하지 못한 겁니다. 결국 그 일에서 어떤 발전과 성장도 이룰 수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정직하게 일을 대하는 걸까요? 3가지로 정리해 보려 합니다. 첫째, 기본을 지킵니다. 둘째, 대행을 주지 않습니다. 셋째, 나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합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기본을 지킵니다. 가장 쉬운 것 같지만 제일 어려운 게 기본을 지키는 겁니다. 왜냐하면 기본이라고 생각해서 쉽게 넘어가기 때문이죠. 슬램덩크에서 안 감독이 강백호를 지도합니다. 강백호는 덩크슛같이 화려한 걸 하고 싶은데 안 감독은 코드 밖에서 드리블, 다리 사이로 공 넣고 빼기 등 아주 기본적인 훈련을 시킵니다. 기본이 없더라도 신체 조건이 좋은 덩크슛을 할 수 있지만 시합에서 뛰기 어렵습니다. 드리블을 잘 못해서 매번 트래블링을 할 테고 공격권을 언제나 상대에게 넘겨주게 될 테니까 말이죠. 일에서 기본은 뭐가 있을까요? 비즈니스 메일 보내기? 전화 응대하기? 이런 것도 기본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저는 다른 걸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바로 내게 주어진 여러 업무 중 하루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새벽배송의 시작을 알린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하루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합니다. 유니콘 기업의 리더도 하루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것처럼 우리도 각자 주어진 여러 업무 중 우선순위를 따져 그날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기본을 지키는 겁니다.
둘째 대행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많은 일을 대행을 주고 있습니다. 행사 대행, 영상 촬영 대행, 홈페이지 개발 대행 등 많은 일이 대행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냥 하지 말라 / 북스톤>의 저자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대행을 주지 마세요. 대행을 주는 순간 그건 내 일이 아닙니다. 일은 원래 어려워야 해요. 그럴수록 내가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게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식당 사장님이 직접 식재료를 보고 사 오지 않고 남에게 맡긴다면 맛있는 밑반찬이 나오기 어려울 겁니다. 대행을 줄수록 편해지겠지만 내 역량을 줄어들게 됩니다. 대행은 관리와 감독만 잘하면 되는데, 그 분야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로봇과 AI 등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네이버를 볼까요? 야구 경기가 끝나고 나면 AI가 빠르게 하이라이트를 편집해서 올립니다. 약간의 어색함은 있지만 보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점점 관리와 감독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알아서 할 테니까요. 그것도 쉬지 않고요. 대행을 줄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라집니다. 지금 어렵고,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일을 하고 있다면 좋은 징조입니다. 포기하지 말고 내가 직접 하려고 노력하세요. 그것이 자신이 하는 일을 진심으로 대하는 겁니다.
마지막 나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합니다. 기본을 지키고 대행을 주지 않으면 점차 역량이 커집니다. 역량이 커졌을 때, 실력이 쌓였을 때 나만의 방법,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겁니다. 틀을 깨고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겁니다. 아이폰이 왜 혁신이었을 가요? 틀을 깼기 때문입니다. 당시 존재하던 수많은 스마트폰은 하나같이 키보드가 달려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작아서 사용하기 불편했습니다. 또 스타일러스 펜으로 터치를 해야 했습니다. 펜을 잊어버리면 터치가 안되는 거였죠. 근데 아무도 이런 불편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로 인식조차 못 했습니다. 이때 스티브 잡스는 키보드를 없애고 스마트폰 전체를 터치스크린으로 만듭니다. 스타일러스 펜을 없애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펜을 사용하게 만듭니다. 바로 손가락이죠. 기존에 있던 틀을 깬 아이폰은 라이프 스타일을 완전히 뒤바꿨습니다. 물론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과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물은 소수입니다. 모두가 스티브 잡스가 될 수는 없죠. 하지만 내 영역에서 실력이 쌓였다면 새롭게 시도해 봐야 합니다. 틀을 깨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주어진 대로가 아니라, 비틀고 새로운 관점으로 하는 겁니다.
비즈니스 마인드란 결국 기업가 정신이 아닐까요?
기업가 정신의 의미를 찾아보니 "기업가 정신 혹은 창업가 정신은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항상 기회를 추구하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여, 그로 인해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자 하는 생각과 의지"라고 나옵니다. 세상은 착하다고 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구매해 주지 않습니다. 착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도 좋을 때 구매해 줍니다. 예를 들어 버려지는 방수포로 가방을 만드는 프라이탁(FREITAG)이 지금처럼 매력적이고 좋은 제품을 만들지 못했다면 그 가치는 오래가지 못했을 겁니다.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좋은 가치를 퍼트리기 위해 좋은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사람입니다. 마치 논산 백반 맛집 사장님이 입식을 거부하고 좌식을 고집하며 좋은 음식을 판매하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 일을 할 때 비즈니스 마인드를 장착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