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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을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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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의 미래

 


 

자동차 역사는 135년에 이른다. 그동안 자동차는 인류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세상을 바꿔왔다. 사람들의 삶이 바뀐 만큼 지금의 자동차 역시 초기 모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했다.

 

특히 지난 10여 년 사이에 이뤄진 자동차의 변화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영향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듯하다. 자동차 개념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생활 모습도 바꿀 만큼 큰 변화라는 뜻이다. 이전과 다른 미래 자동차들의 특징 가운데 특히 중요성과 발전 가능성이 큰 것이 자율주행이다.

 

 

 

자율주행, 그 무한한 가능성

 

자율주행은 기술적으로 6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0~2단계는 운전자 보조 기능에 해당하고, 3~5단계는 자율주행 기능으로 본다. 이미 시장에는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일부 요소를 갖춘 차가 팔리고 있지만, 가장 발전된 것에는 2단계 기능이 구현되어 있고 그 수도 많지 않다. 전기차 전문 업체로 주목받는 테슬라Tesla는 완전 자율주행Full-Self Driving, FSD까지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새 차를 살 때 미리 선택해 구매할 수도 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술이다. 즉 테슬라를 포함해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차들 가운데 자율주행 단계에 들어선 차는 아직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얼마 전 미국에서 아이를 낳기 위해 병원으로 이동 중 한 부부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모드 덕분에 차 안에서 무사히 아이를 출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세계 여러나라에서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낮은 단계의 제한적 자율주행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하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중요한 요소

 


 

자율주행차는 마주 오는 차, 자전거, 보행자 등 차 밖의 사물을 식별해 주행 안전성을 높인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기술적으로 앞선 나라들은 미국과 유럽, 중국이다. 미국과 중국은 ICT 기업과 스타트업이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자동차 자체에 설치된 장치만으로는 안전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 다른 기술과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실제 도로 주행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많이 수집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학습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자동차뿐 아니라 사물인터넷과 무선통신 등을 통해 다양한 외부 시스템과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자동차업체뿐 아니라 ICT 기업과 스타트업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자율주행차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구글의 자율주행 테스트카.

 

 

 

미국의 구글Google, 중국의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등 ICT업체들은 직접 자율주행 시험차를 만들어 주행 정보를 수집하거나,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설립하거나 인수해 딥러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 포드Ford 등 자동차업체들도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함으로써 기술 습득과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2021년 1월에 발간한 ‘2019 년 ICT 기술수준조사 및 기술경쟁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미국을 100으로 놓았을 때 유럽은 99.1, 중국은 91.9의 상대수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었다. 같은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85.4로 미국에 비해 1.4년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 격차가 작지 않지만, 짧은 시간 사이에 빠르게 차이를 좁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카카오, KT 등 대기업과 포티투닷·딥엑스·디에이아이오·스트라드비전 등의 스타트업, 한국자동차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 활발하게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하는 기술의 일부는 시험 단계에 접어들었고, 일부는 상용화 초기 단계에 접어들기도 했다.

 

그 덕분에 2022년에는 일반인도 일부 자율주행 서비스를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서울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는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 지구가 정해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험하고 이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수요 응답형 자율주행차 호출 서비스는 2021년 12월부터 상암지구에서 운행을 시작했고, 2022년에는 강남, 2023년 여의도, 2024년 마곡 등 서울 전역으로 단계적 확대를 진행한다.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자율주행차는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안전이다.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인 사람의 실수나 부주의를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보완하고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자동차업체들이 오랫동안 안전 관련 기술을 개발한 이유기도 하다. 아울러 난폭 운전이나 음주 운전 등 운전자가 차를 악용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위험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자동차 이용 편의성의 확대다.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운전면허가 필요하고, 각종 장치를 조작하는 데 무리가 없어야 한다.

 

즉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운전하지 않으면 차를 쓸 수가 없다. 어르신과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운전면허는 있지만 직접 운전하기 어려운 어르신이나, 값비싼 장애인용 차를 사기 부담스러운 장애인이 경험하는 이동 장벽은 자율주행 기술이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통 효율 향상을 들 수 있다.

 


 

자율주행차를 실제 상용화했을 경우 도시부 교차로의 정체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도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해 이동 시간과 거리를 최적화할 수는 있지만, 운전자의 선택이나 운전 습관 등은 여전히 원활한 차량 흐름의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이 구현되면 속도나 신호 등 교통 상황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함으로써 차량 정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공유 시스템과 연계되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필요한 시간과 구간만 자동차를 이용함으로써 불필요한 교통량을 줄일 수 있다.

 

 

 

미래의 가장 지능화된 이동수단

 

현실적 관점에서 보면 자율주행차는 자동차를 활용해 이동하기 더 쉽고 편하게 만들 것이다.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이 운전, 즉 주행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므로 자동차는 이동하는 생활공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안전에 필요한 기준만 충족한다면 자율주행차에서는 차에 탄 상태로 집이나 사무실 등 다른 공간에서와 같은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율주행차의 기술이 완전해지는 미래에는 운전 대신 책을 보고 잠을 잘 수도 있다.

 

 

이동 중에도 차에 탄 사람이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좌석 위치와 관계없이 좌석을 눕혀 편히 쉴 수도 있다. 이동의 피로감도 훨씬 더 줄어들어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범위도 더욱 넓어질 수 있다. 화장실 문제만 해결된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멈추지 않고 달리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산 음식을 이동하면서 먹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도 더 자유로워진다.

 

자율주행차는 다양한 미래 이동 수단 탄생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자동차에 구현되는 자율주행 기술은 2차원 공간인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에서 3차원 공간인 공중을 달리는 비행 수단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다만 안전성과 안정성을 고려하면 자율비행은 좀 더 고차원적 기술이 필요하다. 지금도 비행기가 자동차만큼 보편적인 이동 수단이 아닌 것처럼, 자율비행 이동 수단의 등장과 보급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히려 철도와 선박 등 자동차 이외의 다른 교통수단에 접목된 자율주행 기술이 이동 편의성을 높이는데 더 큰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다음 세대가 보편적으로 접할 수 있는 가장 지능화된 이동 수단은 여전히 자율주행차일 것이다.

 

 

글. 류청희(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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