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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마지막 보고, 해저도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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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상의 도래

 


 

해저도시라는 매혹적인 상상은 오랫동안 수면 아래 세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상과학소설의 주제이자 동심을 자극한 소재였다. 바닷속의 무궁무진한 자원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그곳. 만약 인류가 위기에 처한다면 새로운 거주지의 제1 후보는 아마도 해저도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인류를 위한 파라다이스, 해저도시

 

지구의 약 70%는 바다다.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자원 부족,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해양도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지구에서 바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크고 인류의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역시 해양도시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도시는 육지가 아닌 해양 공간에 들어서는 도시를 뜻한다. 구체적인 위치에 따라 해상도시, 수중도시, 해저도시 등으로 나뉘는데 이중 해저도시가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이유는 실현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해저도시가 만들어졌을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먼저 해저도시를 건설하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상승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바닷속의 무궁무진한 자원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대기오염 같은 환경재해와 지진 및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에서 안전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지금까지의 관련 연구와 실험 결과를 토대로 볼 때 바다 밑 수심 100m 정도에 적당한 크기의 해저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깊이에서는 태풍, 해일, 운석 충돌과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롭고, 해수 담수화 시설을 이용해 맑고 깨끗한 해양 심층수를 식수로 사용할 수 있으며, 지열이나 조파 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주거시설을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저 리조트를 아시나요?

 


 

두바이에 있는 아틀란티스 더 팜 호텔. 침대에 누워서, 욕조에 앉아서도 헤엄치는 물고기를 볼 수 있다.

 

 

해저 공간은 육지와의 연결 유무, 그리고 에너지 독립 여부에 따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육지 또는 수면水面과 연결되어 육상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 형태, 공간적으로는 수면 및 육지와 완전 격리되어 있지만 에너지는 육상에서 공급받는 형태, 공간적으로는 수면과 연결되나 에너지는 스스로 만들어 쓰는 형태, 수면 및 육지와는 격리되고 에너지를 자급하는 형태가 그것이다.

 

현재 해저도시를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은 두바이에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워터 디스커스Water Discus 호텔과 피지섬 포세이돈 해저 리조트Poseidon Undersea Resorts가 대표적이다. 워터 디스커스 호텔은 2012년부터 건설 중이며 해저 객실과 수상 상부 구조물로 나뉜다. 해저 객실 부분은 해저 10m 아래에 설치되어 총 21개의 수중 객실이 들어설 예정이며, 투숙객들은 아크릴 창문을 통해 해저 전경을 즐길 수 있다.

 

2010년 완공된 포세이돈 해저 리조트는 수심 12~15m에 위치하며 객실 24개, 레스토랑, 예식장 등을 포함하고 있다. 비상시 자동으로 분리되어 탈출 가능하며, 아크릴 창을 통해 해저 세계를 관람할 수 있다.

 

해저 거주 공간은 일본 오션 스파이럴Ocean Spiral, 벨기에의 수중도시 프로젝트 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시미즈건설Shimizu Corporation이 2014년 제시한 미래 도시 구상 ‘오션 스파이럴’은 강철보다 20배 강한 탄소나노튜브 기술로 건설하는 해저기지로 에너지와 자원을 자급하고 여분을 외부로 공급하도록 해 지속 가능한 해저기지를 건설한다는 개념이다. 상부의 거주 구역은 평상시에는 수면 위에 존재하나 악천후에는 수면 아래로 잠수하는 형태고, 해저면에는 희토류 채취 및 메탄을 생산하는 공장이 만들어질 계획이다.

 

벨기에의 수중도시 프로젝트는 2065년경 건설 예정으로 기후변화에 대비해 최대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친환경 해저지기로 계획되었다. 바닷물은 담수화 과정을 거쳐 식수로 활용하며, 빛은 반딧불이나 해저 동물 등의 생물 발광을 이용해 생산되도록 한 것이 재미있다.

 

국내의 경우, 해양수산부의 ‘해저 공간 창출·활용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울산시는 수심 50m 공간에 5명이 체류할 수 있는 미래형 해양연구시설 기능을 담당할 해저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도 섬, 갯벌 등 풍부한 해양 관광자원을 활용한 인천 해저도시를 통한 경제문화 활동 및 관광객 유치를 극대화하려 하고 AI, IoT, VR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빌딩을 통해 해저와 해상을 연결시키는 등 다양한 기능을 구상 중에 있다.

 

 

 

2030년에 해저도시 실현?

 

해저도시는 새로운 공간의 탄생임과 동시에 경계의 초월을 상징한다.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해저도시에서의 일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일단 우리 집은 투명한 돔Dome 안에 지어졌다. 수압水壓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돔 형태는 수심의 압력을 가장 잘 분산시키고 지탱해주기 때문에 해저도시와 같은 대형 구조물에 가장 많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해저도시에도 이웃이 있다. 50명 미만이 살 수 있는 소규모 돔 여러 개가 상호 연결되어 마을의 형태를 이룬다. 지상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마을에는 집도 있고, 상점이나 길, 산책할 수 있는 공원도 있다.


단지, 우리집이 위치한 곳이 수심 100m 아래라는 것만 다를 뿐이다. 빛 한 줄기 닿지 않는 수심 2,000m의 심해와 달리, 해저도시에서는 낮 동안 투명한 돔을 통해 햇빛이 들어와 어둡지만은 않다. 창밖 풍경은 더욱 흥미롭다. 아쿠아리움에 들어선 듯 창밖에는 형형색색의 물고기 들이 떼지어 지나간다.


거주에 필요한 물과 산소, 에너지는 육지로부터 공급받는다. 마시는 물은 해수 담수화를 거쳐 염분을 제거했기 때문에 짜디짠 바닷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기는 바다 위에 설치된 해상 풍력기와 수상 태양광을 통해 얻은 전력으로 각 집에 공급된다. 날씨가 좋지않은 상황을 대비해 비상 전력 공급기도 집 안에 설치돼 있다. 해저도시로 이주한 이후 더 이상 날씨는 살피지 않는다. 태풍과 해일 등 기상이 좋지 않아도 돔안에서만큼은 안전하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돔 밖에서는 수중로봇들이 상시적으로 점검을 하고 있다.

 

해저도시에서의 일상은 상상과 이를 실현시키는 현실 그 사이에 있다. 당장의 실현 가능성을 차치한다면 해저도시에서의 일상은 훨씬 더 흥미로워진다. 수중 드론이 사냥해 온 물고기가 아침 식탁에 오르고, 집 앞 독dock, 정박 시설에 세워둔 잠수함(자가용)을 타고 출근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조선·건설 기술을 감안할 때 2030년에는 해저도시가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해저기지는 8년 후 수심 51m, 규모 1562㎥로 최장 28일 동안 체류할 수 있는 1단계 건설이 가능할 전망이다. 20년 후에는 수심 253m, 규모 1만 1720㎥, 최장 77일까지 체류 가능한 2단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해저도시를 경험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SF 영화 속 영웅처럼 환경오염으로 인한 인류의 위기에서 우리를 구해줄 바닷속 세상. 그곳에서 시작될 새로운 일상을 그려보자.

 

 

해저도시에서의 일상은 상상과 이를 실현시키는 현실 그 사이에 있다.

당장의 실현 가능성을 차치한다면 해저도시에서의 일상은 훨씬 더 흥미로워진다.

 

 

글. 박진희(한국해양대학교 물류·환경·도시인프라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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