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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콘텐츠,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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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전성시대

 


 

과거의 것, 올드한 것이라 규정되었던 오디오가 IT 기술과 융합하며 새로운 트렌드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오디오가 영광의 시대를 맞이하는 중이다.

 

 

 

심상치 않은 오디오 콘텐츠의 성장

 

영상 콘텐츠의 시대에 옛 시대의 유물과 같았던 오디오 콘텐츠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2019년에 220억 달러였던 전 세계 오디오 콘텐츠 시장 규모가 2030년엔 75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니 반짝하고 사라질 인기는 아닐 듯하다.

 


 

2030년에는 전 세계 오디오 콘텐츠 시장 규모가 75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디오 플랫폼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분야는 오디오북이다. 책의 저자와 출판사, 독자 등의 관계로만 구성되었던 전통적 출판 시장의 구조는 오디오북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저자, 책을 읽어주는 성우, 그리고 청취자로 바뀌어가고 있다.

 

전자책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출판업계는 오디오북 시장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이 오디오북 시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이용자 수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미디어 생태학자 월터 옹Walter. J. Ong, 1912~2003은 새로운 주류 미디어가 기존의 문화를 바꾸어놓기보다는 기존의 문화를 기반으로 형성된다는 것, 그리고 기존의 미디어 문화 또한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잔존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신구新舊 미디어가 교차하는 상호 관계속에서 미디어 문화가 진화한다는 ‘관계주의적’ 시각을 제시했는데, 이러한 논의는 현재 오디오북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끄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오디오의 매력이 가져온 시장의 변화

 

지금처럼 오디오 서비스가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될 수 있었던 데에는 MZ세대의 이용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영상 기반의 유튜브 등과 달리 진입 장벽이 낮고 언제 어디서든 청취할 수 있고, 듣는 횟수의 제한이 없다는 점도 인기 요인일 것이다. 코로나19도 오디오의 인기에 한몫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일상화되었고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오디오 서비스가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것. 과거 테이프나 CD 등 물리적 저장 혹은 재생 매체를 통해서만 청취가 가능하던 오디오 청취가 인터넷 스트리밍 또는 앱 다운로드 등 이전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오디오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오디오의 인기에 디지털 음원 형태의 오디오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디오북의 등장은 오디오의 범위를 확대시키고 활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책을 쓰는 작가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주는 음성 아티스트 제작자, 음향 엔지니어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출판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오디오북 서비스가 부상하던 시기인 2017년, 미국의 오디오북출판협회Audio Publishers Association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디오북의 주된 이용 연령대는 20~30대이며 주로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중심의 미디어 이용,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정보접근과 생산, 느슨한 연결성 등 개인의 취향에 부합하는 정보 접근과 수집에 익숙한 이용자에게 오디오북은 매우 유용한 서비스인 것이다. 앞으로 오디오북 시장의 성장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팟캐스트 시장의 성장과 인공지능 스피커 등 새로운 플랫폼의 출현으로 이용자의 유입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출판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Publishers에서 발표한 통계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미국의 오디오북 판매 매출이 2017년 대비 37.1% 증가했고, 이러한 성장세를 감안할 때 2023년경에는 오디오북 매출이 전자책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을 대표하는 오디오북 서비스 플랫폼은 아마존의 오더블Audible, 구글의 구글 플레이북Google Playbook, 코보Kobo, 오버드라이브OverDrive 등이다. 오데블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오디오북을 자막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선보이고 있는데, 자막 기능은 언어를 배우는 사용자에게 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버드라이브는 미국 내 4만 5,000여 개 이상의 도서관과 연계해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플랫폼과 차이점이다. 도서관 카드만 있으면 앱을 통해 자신이 가입되어 있는 도서관 소유의 오디오북과 전자책 접근이 가능해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 세계 1억7,000만여 명의 유료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스웨덴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도 음악 스트리밍과 팟캐스트를 넘어 오디오북 시장까지 진출했다.

 

 

 

국내는 다양성과 차별화로 주목

 


 

오디오북의 인기가 뜨거운 가운데 네이버는 오디오북 업체 오디언을 인수해 2018년 7월, 플랫폼 ‘오디오클립’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시장도 오디오 플랫폼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오디오북 업체 오디언을 인수해 2018년 7월, 플랫폼 ‘오디오클립’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유명인들이 책을 읽어주는 ‘셀럽 오디오북’ 코너를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도 오디오북 시장으로 사업을 넓혀가는 추세며, ‘밀리의 서재’는 앱 내에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내가 만든 오디오북’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디즈니, 픽사, 마블의 인기 캐릭터 관련 59권의 영어 오디오북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2017년도에 설립된 ‘윌라’는 인공지능이 아닌 성우가 직접 낭독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큰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오디오북 플랫폼별로 이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알라딘과 교보문고도 2019년, 2020년 정식으로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플랫폼뿐 아니라 스웨덴의 스토리텔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영어 오디오북을, 구글은 한국어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국내 시장의 오디오북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오디오 플랫폼이 성행하고 있다. 누구나 간편하게 라디오 방송을 하고 청취자와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인 소셜 라디오 서비스나 마치 ‘불멍’을 하듯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앰비언트 사운드 등이 인기 오디오 콘텐츠로 떠올랐다.

 

 

 


 

오디오극 <플라이트>는 극장 안을 여객기 이코노미 객실처럼 재현해놓고 관람객은 지정된 좌석에 앉아 헤드폰을 쓰고 감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는 콘텐츠의 대표 격인 공연계에서도 오디오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입체음향만으로 공연을 체험하기도 하고, 공연장에 직접 가서 극을 소리로만 감상하기도 한다. 작년, 우란 문화재단이 선보인 오디오극 <플라이트>는 극장 안을 여객기 이코노미 객실처럼 재현해놓고 관람객은 지정된 좌석에 앉아 헤드폰을 쓰고 감상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보이는 것 없이 소리만으로 진행된 공연이었음에도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내용을 표현해 화제가 됐다.

 

오디오 플랫폼과 콘텐츠가 이렇게 인기인 것은 넘쳐나는 영상 콘텐츠에 지친 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디오 시대가 다시 돌아온 것은 반가운 일이다. 영상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제 비로소 고요하게 앉아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오디오 매체가 줄 수 있을 테니까.

 

더불어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 팟캐스트 등 음성 서비스의 편리성, 이용자 참여와 상호작용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과 결합된다면 더 다양한 오디오 문화를 형성할 것이라 생각한다.

 

 

글. 이종임(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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