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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이 된 스타트업의 마케팅 - ② 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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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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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당근이세요?” 

이사를 하며 필요 없어진 물건을 팔 때 여러 번 이 말을 들었다. 

늦둥이 둘째를 낳고 필요한 육아용품을 사고 팔 때도 당연히 당근마켓을 이용했다. 첫째 때 없던 서비스 ‘당근마켓’.

 

 

 

당근마켓은 2015년 7월 ‘판교장터’라는 이름으로 경기도 판교 지역에서 중고거래 서비스로 시작해 10월 ‘당근마켓’으로 사명과 서비스명을 변경했다. 당시에 이미 중고거래 시장은 네이버 ‘중고나라’카페가 선점하고 있었다.

 

당근마켓은 중고나라에서 택배를 통한 사기 피해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서 직거래 중심의 중고거래 서비스로 포지셔닝 하면서 위치정보기반으로 인증해서 동네 이웃들의 물건들을 직거래로 보고 팔 수 있도록 했다. 

 

전국 서비스를 내놓은 2018년 1월 50만명에 그쳤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년 8개월 만에 1000만명을 돌파하더니 2022년 5월 기준 1800만명에 달하고 있다. 누적 가입자는 3000만명을 기록했으며, 연간 거래액은 1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기업 가치는 무려 3조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올해초 간편결제 서비스 당근페이를 출시하며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중고거래를 하며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했는데, 비대면 거래 시 무척 편리했던 경험이 있다.

 

당근마켓의 AARRR 퍼널 따라가기

 

오늘은 어느새 MAU 1,800만 명으로 성장한 C2C플랫폼 당근마켓의 퍼널은 어떻게 구성이 되는지 간단하게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1) Acquisition (고객유치)


당근마켓은 초기에 판교라는 지역에 한정해서 서비스를 오픈했다. 1천 명의 이용자가 모이면 커뮤니티가 활성화된다는 가설을 판교지역장터를 통해서 입증하고 이후 차츰 이용자를 늘려 나갔다.

 

초기에 모든 지역을 오픈한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내 350명의 대기자가 모이면 지역이 오픈되는 시스템이었다. 따라서 당시에 중요한 것은 MGM(Members Get Members) 형태의 이벤트였다.

  

 

 

 

친구 추천하고 초대해서 가입하면 리워드를 제공하는 형태로 지역 기반 이용자를 모았다. 판교에서 시작해서 분당, 용인 지역으로 넓혀 나갔는데, 이때 이용자들의 거래에 있어서 수수료 없이 당근마켓은 순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만을 제공한다. 

 

중고거래에서 발생하는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택배보다는 직거래를 장려했는데 그렇다 보니 진정 동네 위주의 커뮤니티처럼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경쟁서비스 ‘중고나라’의 리스크를 서비스를 통해서 차별화하여 초기 가입자를 끌어 모았던 것이다. 여기에 지역 기반으로 드론에 광고 현수막 띄우기 등 다양한 이색 마케팅으로 동네에서 입소문이 났다.

 

이후에도 꾸준하게 앱과 검색엔진 최적화를 통해서 신규 가입자를 늘려 나가고 있다. 당근마켓의 최정윤 팀장은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최적화”라고 얘기를 한다.​1 

 

디지털 매체에 맞게 당근마켓이 꾸준하게 노출되고 이를 통해서 신규 가입자를 끌어오도록 하는 마케팅이 반짝 이벤트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근마켓 초기에는 당근마켓 앱설치를 위해서 페이스북 광고에 많이 의존했으며 이후 구글 UAS와 검색광고를 통해서 이용자를 확대해 나갔다.2  

 

특별한 점은 모든 광고 운영을 대행사를 쓰지 않고 직접 진행했다는 것이고 진행하면서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서 최적화를 이뤄 나갔다는 것이다.

 

2) Activation (활성화)

활성화를 위한 핵심 기능 - 동네인증과 키워드 알림 받기

 

당근마켓은 중고거래의 특성상 이용자가 꾸준하게 들어오는 것이 쉽지 않다. 중고 거래 니즈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동네인증을 주기적으로 하도록 해서 이용자들이 자꾸 당근마켓에 들어오게 했다.

 

 

 

 

동네인증은 30일이 지나면 소멸되기 때문에 최소 한 달에 한번은 다시 들어오도록 패턴을 만들고 있다.

 

동네인증을 하면서 최근 동네에 올라온 아이템들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지속적인 활성화를 위한 기능 또 한가지는 ‘알림 키워드 등록’이다.

 

이용자들은 무엇인가가 필요해서 당근마켓에 들어오면 필요한 키워드를 입력해서 검색을 한다. 그런데 사고 싶은 물건을 딱히 찾지 못했을 때 스크롤을 내리다가 보면 키워드 알림 받기가 뜬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생길 수 있으니 알림을 받아보아요” 하는 것 같다.

 

이렇게 키워드를 3~4가지 등록했더니 너무 많이 알림이 와서 꺼버린 적도 있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인기있는 물건을 구매한 경험도 있다.

  

 

 

마케팅은 단순하게 광고나 홍보 뿐만 아니라 고객 경험을 따라가면서 고객들이 서비스나 제품을 더 자주 더 많이 사용하고 구매하도록 하는 액션들을 만들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점에서 당근마켓은 서비스 기획이 마케팅적 관점과 잘 매칭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3) Revenue (수익화)


당근마켓의 이용자는 돈을 내지 않는다. 이용자들의 거래에서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많은 이용자를 끌어올 수 있었다. 이렇게 손해를 감수하는 로스리더​3  전략을 통해서 많은 이용자를 끌어 모으긴 했는데 당근마켓은 그렇다면 어떻게 수익을 내는가?

 

바로 광고를 통해서 수익을 내고 있다. 네이버나 구글이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던 것을 생각해 보자. 이용자들은 검색엔진에 돈을 내지 않는다. 이용자를 모으고 그 안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려갈 때 수익화를 위한 서비스가 생겨났다.

 

네이버 검색광고는 이렇게 해서 처음에는 CPM방식으로 만들어졌었다. 구글은 처음부터 CPC방식의 검색광고를 도입했고 검색광고를 통해서 광고주들에게 돈을 받아서 수익을 창출했다.

 

당근마켓도 마찬가지다. 지역 기반의 이용자가 많아지자 지역을 기반으로 광고를 할 수 있는 광고상품을 만들었다. 

 

 

 

2020년 한 해 매출이 119억원 정도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지역광고 매출이라고 한다.4 이용자가 급성장하며 경쟁사를 따돌리고 중고거래 1위 플랫폼이 되었고 가치 3조원을 인정받아서 2021년 18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얼마전 자체 결제 시스템 당근 페이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서 향후 수익 다변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4) Retention (유지)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로 변화해 가고 있다. 

 

동네생활이라는 메뉴를 통해서 동네 주민들끼리 질문에 답을 하거나 동네 맛집, 소식 등을 나누고 취미생활 같이 할 사람을 모집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동네 커뮤니티 서비스가 되었다.

 

 

 

 

중고거래만으로 서비스를 하면 거래가 끝나고 다시 서비스에 들어오는 것이 쉽지 않다. 또 다른 거래 니즈가 있을 때 들어오게 되는데 커뮤니티가 형성됨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 한가지는 당근에서 제공하는 게이미피케이션​5  마케팅 요소이다. 당근에 매일 들어오고 일정 거래의 빈도수가 올라가고, 무료 나눔을 많이 할수록 다양한 배지를 제공한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이런 요소들로 인해서 이용자들은 배지 획득을 위해서 매일 당근마켓에 출근도장을 찍을 수도 있다.

 

    

 

5) Referral (추천)


“당근이세요?”

 

당근마켓은 이용자들의 리텐션을 강화하면서 자연스레 이용자들이 고객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당근마켓을 이용한 사람들은 모두가 한번쯤 들어본 “당근이세요?”라는 문구는 당근마켓의 광고 캠페인으로도 쓰이며 더욱 바이럴을 일으켰다.

 

직거래를 할 때 당근마켓을 보고 온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당근이세요?”하고 묻는 경험을 이용자들은 자신의 SNS에 올리며 화재가 되었는데, 이런 고객들의 소리를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당근마켓 마케팅팀에서는 이용자들이 당근마켓을 통해서 거래하는 것을 확인시켜줄만한 당근 장바구니 굿즈 이벤트를 열었고 이 굿즈가 또 굉장한 인기를 끌면서 장바구니를 판매하게 되었다. 

 

또 이후에는 당근마켓만의 룩앤필(Look&Feel)을 담은 “당근굿즈 오디션”을 통해서 당근마켓 거래시 유용하게 쓰일 굿즈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당근마켓 굿즈)

 

당근마켓은 의도적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한적은 없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이용자들 사이에서 당근마켓에 대한 에피소드가 SNS에서 화자 되면서 퍼져 나갔다.

당근마켓은 동네 이웃과 이웃의 연결이라는 근본적인 서비스 가치에 집중했다. 그리고 이용자들의 중고거래를 기반으로 커뮤니티 서비스까지 더하면서 중고거래 마켓의 최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당근마켓은 이용자수가 급증했고 비대면 거래 중심의 당근 거래도 늘어나게 되었다. 

 

 

(구글 트렌드 ‘당근마켓’ 최근 5년간 검색추이)

 


서비스의 본질에 집중하는 마케팅

이웃과 이웃의 연결이라는 본질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당근마켓의 핵심 가치이다. 연결의 최대 반경은 6km이다. 연결의 반경을 더 넓히라는 주변의 이야기에도 당근마켓은 이를 오히려 더 좁힐지 언정 넓히지는 않겠다고 한다. 뚝심 있는 서비스 가치관이다.

 

남들이 많이 하는 바이럴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이 많이 나면서 MBC ‘놀면뭐하니’팀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와서 진행을 하기도 했다. 협업을 받아들인 이유는 당근마켓의 이웃 연결이라는 핵심 가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6 

 

스타트업에서는 화려한 마케팅보다 서비스의 본질, 핵심가치를 지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다시 느끼게 된다. 투자자들로부터 수익에 대한 우려를 받고 있다고 하지만 왠지 이렇게 본질에 충실하고 가치를 지켜 나가며 성장하는 서비스는 그 서비스 자체로 마케팅이 된다는 확신이 들게 된다. 

 

앞으로 당근마켓이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의 중심에서 더 많은 서비스를 펼쳐갈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1] “당근마켓이” 월 이용자 1천만 찍은 마케팅 비법”,<지디넷코리아>,(2020.10.20)

[2] “풋내기 창업자의 스타트업 창업하기_5화 페북 광고..돈을 써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당근마켓 공식 블로그>, (2016.12.5)

[3] 로스리더(Loss Leader)란 - 특매상품·유인상품·미끼상품·특수상품 등 여러 별칭으로 불린다. 유통업체들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려는 목적에서 원가보다도 싸게 팔거나 일반 판매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에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두피디아]

[4] “[궁금증톡] 당근마켓, 돈 어떻게 벌지? 수수료도 없는데”,<한겨례>,(2021.9.13)

[5]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란 게임 외적인 분야에서 문제 해결, 지식 전달, 행동 및 관심 유도 혹은 마케팅을 위해 게임의 '매커니즘'(Mechanism)과 사고방식을 접목시키는 것을 뜻한다. 순위표 등을 제공해 경쟁심을 이끌어 내거나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가상의 화폐나 보상을 지급하는 등의 '매커니즘'(Mechanism)을 통해 평소 재미없게 느끼거나 지루하게 느끼는 설문조사, 콘텐츠 읽기 등을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게임용어사전: 기관/용어, 2013. 12. 12, 이재진]

[6] “사용자와 함께하는 당근마켓 마케팅 이야기”,<당근마켓 공식 블로그>, (20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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