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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헌이익은 정말 의미 없는 지표일까요?

기묘한

2022.08.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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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핵심 질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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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오랜 논쟁거리 하나가, '쿠팡은 흑자를 있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대로 로켓성장과 더불어 천문학적인 적자를 동시에 기록하고 있는 쿠팡의 실적은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그리고 사실 쿠팡뿐 아니라, 올해 상장을 목표로 마켓컬리 역시 비슷한 딜레마에 빠져 있는데요. 이들이 적자 문제를 지적받을 때마다 공통적으로 내놓는 방어 논리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는 이미 '공헌이익은 흑자를 내고 있다'인데요. 공헌이익? 이름부터 낯선 개념을 가지고, 일각에서는 긍정 신호로 해석하시도 하고, 반대 편에서는 아예 의미 없는 지표라고 폄하하기도 합니다. 정말 공헌이익은 의미가 없는 지표일까요? 오늘은 이커머스 기업들의 수익성 이야기가 나오면 약방에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개념, 공헌이익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일단 공헌이익이 일단 뭔지 알아야 하겠죠?

우리는 흔히 흑자기업, 적자기업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영업이익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계산되냐는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는 분은 생각보다 적을 겁니다. 다행히도 영업이익을 구하는 공식 자체는 그리 복잡하진 않습니다. 아주 단순화시키면 아래처럼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거든요.

 

 

보통 어느 기업이든 일정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여 돈을 버는데요. 당연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이익이 남게 됩니다. 여기서 상품을 제조하거나, 사 오는 돈을 매출원가라고 하고요. 이외에 경영활동에 드는 모든 비용을 판매관리비라 지칭합니다. 여기에는 주로 인건비, 마케팅비 등이 포함됩니다. 참고로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금액은 매출 총이익이라 하는데요. 우리가 흔히 마진이라고 불리는 개념과 같은 의미로, 기업이 흑자를 내기 위해선 매출 총이익률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오늘 주로 다룰 이야기는 공헌이익이지만, 매출 총이익률이 지나치게 낮거나, 혹은 역마진이 나는 기업은 정말 위험한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팔면 팔수록 적자가 더 커진다는 뜻이니까요. 

 

 

공헌이익은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차감한 금액을 의미합니다 (출처: 티타임즈)

 

 

 

다시 공헌이익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우리는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모두 통틀어 영업비용이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위와 같이 영업비용은 그 성격에 따라 크게 고정비와 변동비로 나눠집니다. 고정비는 매출액 증감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발생하는 비용으로 대표적으로 매장이나 공장 임차료가 있습니다. 이들 비용은 판매량과 상관없이 늘 일정하고 발생하지요. 반면에 변동비는 판매량에 따라 정비례하게 늘어나는 비용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매출원가의 경우, 물건을 팔수록 늘어나게 되잖아요. 이러한 비용은 매출의 증감에 따라 변한다고 해서 변동비라고 이름을 붙인 겁니다. 

 


 

그럼 드디어 여기서 공헌이익이 등장합니다. 매출액에서 매출의 증감과 연동되어 같이 움직이는 변동비를 차감한 부분이 바로 공헌이익입니다. 그럼 공헌이익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헌이익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건, 이를 활용하면 어느 정도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을 때 우리가 BEP(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공헌이익 < 고정비 : 영업적자
  • 공헌이익 = 고정비 : BEP
  • 공헌이익 > 고정비 : 영업흑자

즉 기업의 수익 개선 활동에 있어서 하나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준다는 점에서 공헌이익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더욱이 타 산업에 비해 고정비보다 변동비 관리가 수익화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커머스에 있어선 당연히 더 중요한 개념이고요. 앞서서 이커머스 기업들이 대부분 적자인 이유에 대해 설명드리면서, 주문 1건당 물류비와 택배비라는 비용이 고정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변동비 관리가 중요하고, 특히 단위당 수익 - Unit Economics를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그래서 쿠팡이나 마켓컬리가 공헌이익 흑자, 특히 주문당 공헌이익이 플러스라는 사실을 그렇게나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이거야 말로 본인들의 운영 역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지표이니 말입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왜 대부분 적자일까요? 

 

 


로컬 룰은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러한 '우린 그래도 공헌이익은 흑자예요'라는 외침을 박하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공헌이익은 의미 없다, 말장난일 뿐이다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존재합니다. 도대체 앞서서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말해놓고, 왜 이렇게 극적으로 갈리는 평가가 나오냐고요?

 

 혹시 로컬 룰이라는 개념에 대해 아시나요? 어린 시절 친구들과 동네 공터에서 축구를 하던 기억을 꺼내 보시면 됩니다. 분명 축구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경기장의 규격과 규칙이 있지만, 로컬 룰은 현재 상황에 맞게 혹은 재미에 따라 이를 자유롭게 변경합니다. 정식 골대가 없으면 선을 그어 대충 표시하기도 하고, 인원도 현재 있는 대로 나누기도 하지요. 때론 꼭 두 팀이 서로 다른 인원수일 때도 있고요. 간혹 국가대표나 프로팀의 경기도 목적에 따라 이러한 로컬 룰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프로가 뛰었다고 하더라도 로컬 룰로 진행된 경기는 정식 기록에 남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규칙이 제각각인 경우, 기록이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계 기준 역시 아주 엄격한 룰이 정해져 있습니다. 다양한 기업들을 하나의 공통 기준을 가지고 비교해야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분만 보면 공헌이익은 좋은 기준이라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고정비와 변동비를 가르는 것이 상당히 임의적이고, 개별 기업의 상황에 따라 늘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건비의 경우 고정비와 변동비 성격을 모두 가진 경우가 많은데요. 어떤 인건비는 고정비로 두고, 또 일정 부분은 변동비로 두는 건 결국 개별 기업이 임의로 하게 됩니다. 그러면 공통 지표로써 가지는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지요. 

 

 

6만 명을 넘어선 쿠팡 임직원 수, 막대한 인건비를 어떻게 고정비와 변동비로 나눠야 할까요? (출처: 서울경제)

 

 

 

그래서 심지어 개별 기업이 공헌이익을 좋아 보이도록 숫자를 조작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변동비 성격의 비용을 은근슬쩍 고정비라고 해도 외부에서는 이를 잘 알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공헌이익을 기업 실적의 홍보 대상으로 삼는 걸 비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고요. 쿠팡과 컬리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은 대부분 공헌이익을 신뢰할 수 없다는 걸 주요한 근거 중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중간 보스를 깨야 최종 스테이지로 가죠!

특히 이러한 공헌이익 비판론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논리 중 하나가, 영업이익을 충분히 만들어 내는 기업 중 그 어느 곳도 공헌이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공헌이익을 언론에서 이야기할 때 보통 영업이익의 선행지표라고 칭합니다. 즉 공헌이익은 영업적자인 상황에서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지표란 거죠. 우리가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선 최종 보스를 이겨야 합니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바로 최종 스테이지로 진입할 순 없습니다. 그 사이에 있는 미션들을 해결하고, 중간 보스를 깨야 가능한데요. 공헌이익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영업이익으로 가는 중간단계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활용해야 합니다.

 

또한 기업 별로 임의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항목이 많다는 점도, 사실은 공헌이익의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영업이익은 최종 지표이기 때문에, 오직 결과 만을 말해줄 뿐입니다. BEP까지 도달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수많은 중간 지점들과 필요한 액션들을 평가하기 위해선 사실 공헌이익 만한 지표가 없습니다. 

 

 

Zomato의 unit economics를 분석한 차트로, 이렇게 나눠 보면 적자의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출처: FINSHOTS)

 

 

예를 들면, 인도의 음식 배달 스타트업 Zomato의 공헌이익을 분석해본 차트를 봐볼까요. 개별 주문 단위로 보았을 때 매출 대비 높은 비용이 문제입니다. 여기서 공헌이익을 플러스로 만들려면, 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하지요. 단위당 매출을 늘리려면 주문건단가를 높여서 수수료 수입을 늘리는 방법이 있고, 반대로 할인을 축소하거나 배달비용을 절감하는 접근법도 가능할 겁니다. 

 


공헌이익 흑자인데, 영업이익이 적자라면 

자 그럼 공헌이익이 흑자는 나는데, 그것도 수년 동안 연속으로요. 쿠팡이나 컬리는 왜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걸까요. 우선은 당연히 총 공헌이익이 고정비를 커버할 정도로 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럴 경우 일반적으론 매출이 성장하면 자연스레 흑자 전환이 가능합니다. 공헌이익의 규모만 키우면 되는 거니까요.

 

 

마켓컬리는 매년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동일 기간 꾸준히 공헌이익도 흑자였지만 

 

여전히 영업이익은 적자 상태입니다 (데이터 출처: 마켓컬리)

 

 

문제는 쿠팡이나 마켓컬리는 본인들 주장으론 이미 오래전에 공헌이익은 흑자로 돌아섰고, 매년 매출액 규모는 미친듯한 성장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 적자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마켓컬리의 경우 영업이익률 또한 19년 -22%, 20년 -12%, 21년 -14%로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고요. 이렇듯 손익구조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기에 더욱 공헌이익 지표의 허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도 일반화된 해석입니다. 상황에 따라, 공헌이익이 흑자이면서 높은 매출 성장률을 동시에 기록하더라도, 손익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이러한 지표들을 해석할 때 어떤 점을 같이 챙겨야 올바르게 이커머스 기업의 실적과 미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까요? 먼저 이커머스 비즈니스 자체가 애초에 마진이 높지 않다는 점을 다시금 명심해야 합니다. 가격 결정권이 소비자에게 있는 데다가,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따라서 공헌이익이 난다 하더라도, 공헌이익률 자체는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공헌이익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출 총이익률, 즉 마진율 자체를 높여야 하고요. 그러려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합니다. 덩치를 키우면 그만큼 공급업체와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모두가 꿈꾸는 최종 목표는 아마존 플라이휠인데, 그 과정이 너무나 험난합니다 (출처: 당근마켓 팀블로그)

 

문제는 쿠팡, 컬리와 같은 풀필먼트 기반의 사업자는 매출 볼륨을 늘리기 위해선 동시에 물류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는 겁니다. 물류센터, 배송차량 등이 선제적으로 있어야 주문 수 성장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들 시설이 늘어날수록 고정비는 급증하게 되고요. 이들 인프라의 운영 효율이 최적화될 때까진 일정 시간이 늘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하고, 성장을 위해선 선제적 투자가 필요한데, 이러면 애써 주문 수 규모를 키워도, 총 공헌이익의 증가가 늘어나는 고정비 규모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결국 매출은 2배 커졌는데, 적자는 여전하거나 혹은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거죠. 아마존 플라이휠을 굴리기만 하면, 분명 돈을 벌 수 있을 텐데, 그 바뤼를 굴러가게 만들기까지 엄청난 인내가 필요한 겁니다. 

 

​ 물론 우리가 주문 수를 늘릴 때마다 고정비가 같이 늘어난다면, 너무 희망이 없는 거 아니냐고요. 당연히 탈출구는 존재합니다. 규모가 늘어날 때마다, 비용 자체가 절감되며 공헌이익률 또한 개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러한 효과를 '규모의 경제'라고 칭하는데요. 대부분의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IR을 진행할 때도, 현재의 성장성을 유지하여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여 수익을 내겠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모두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규모의 경제, 다음 편에서 본격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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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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