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앤비의 시선

작은 회사들, 네이버 바라기에서 탈피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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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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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혼자서 작은 회사들의 마케팅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컨설팅을 의뢰하는 회사들은 사업을 시작한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10여 명 정도의 작은 회사부터, 서비스 시작한지 얼마 안된 스타트업도 있고, 쇼핑몰로 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까지 다양하다.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마케팅 조직이 없거나, 1인이 마케팅과 기타 운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었다.

 

컨설팅 의뢰 내용은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가이드를 해달라는 좀 큰 덩치의 의뢰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지금 현재 하고 있는 마케팅(대부분 광고)이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진단을 해달라는 내용이 많았다.

 

작년부터 이런 컨설팅을 하면서 네이버 커리어가 있어서인지 네이버 중심의 검색광고에 대한 의뢰가 꽤 많았고, 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들의 의뢰가 많았다.

 

이렇게 다양한 기업의 마케팅 성과를 깊게 들여다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작년부터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 씩 집행하는 광고 성과를 자세히 들여다 보며 나의 전 직장인 네이버라는 매체의 조금은 심각한 시그널들을 보게 되었다.

 

무너진 검색광고 효율

먼저 검색광고의 효율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느껴진다. 모 마케팅 커뮤니티에 최근 네이버 매체의 광고 효율에 대해서 물어보니 이미 이렇게 효율이 무너진지 꽤 되었다는 댓글들이 많았다.

 

검색광고는 CTR, CPC, CVR, ROAS 등이 중요한 지표들이다. 한 기업은 한달 간 진행되는 광고를 통해서 노출의 98%는 네이버를 통해서 발생했지만 실제 클릭은 60% 수준이었다. CPC의 경우 타사 대비 네이버가 4배 이상 높았고, 전환도 브랜드검색을 제외하면 일반 파워링크를 통한 전환은 타사의 절반이었다.

 

  

 

(컨설팅을 진행한 S사의 검색광고 리포트 분석)

 

그래프에 나온 이 회사는 쇼핑몰이 아닌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 제공 기업이었는데, 대행사를 통해서 검색광고를 집행하고 있었지만 유난히 네이버의 검색광고가 심각한 데이터를 보이고 있음에도 이런 상태의 검색광고를 1년 넘게 유지해 왔다고 한다. 

 

물론 대행사에서 관리를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지금의 운영에서 개선 포인트들을 해당 기업에 제안은 했지만 이 회사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의 검색광고 운영에서 네이버 퍼포먼스에서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먼저 CPC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몇 백 원대의 CPC는 이제 찾아볼 수가 없었고, 모두 몇 천 원 또는 이상의 CPC가 나오고 있었다. 높은 CPC와 더불어 전환율도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높은 CPC, 낮은 전환 등으로 ROAS도 높지 않다. 문제는 타사와 비교할 때 네이버의 성과들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키워드들이 높은 CPC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비즈니스와 잘 맞으면서 경쟁이 낮은 키워드를 찾아야 하는데 검색광고의 기본적인 운영 원리를 광고주들이 기본적인 원리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높은 비용을 쓰면서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네이버는 여전히 국내 검색점유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낮아졌지만 60% 내외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구글은 코로나 기간 검색 점유율 30%를 넘기며 네이버를 추격하고 있다. 

 

 


(인터넷 트렌드 검색엔진 점유율 비교 2013년 7월~2022년 8월)

 

인터넷 트렌드에서 제공하는 검색엔진 점유율을 보면 2015년 이후 네이버 점유율은 하락 추이를 그리고 구글은 상승추이를 보이다가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으로 검색 광고의 경쟁은 더 치열해진 상황이다. 희소한 카테고리가 아니고는 스마트스토어만 열었다고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다. 네이버 내에서 광고를 진행해야 검색에서 노출이 된다.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점차 하락하고 있는데 광고를 하려는 업체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경우 기존에 광고를 진행하던 업체들은 그간 쌓아온 품질지수 덕에 신규 업체보다 적은 금액으로 고순위에 노출이 된다. 

 

신규업체들은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서도 품질지수를 쌓는 기간이 될 때까지는 경쟁사보다 낮은 순위에 노출이 될 수 있다. 작은 회사들의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검색양은 줄어드는데 네이버 안의 검색 공간을 놓고 경쟁하는 경쟁자는 많아지고 있지만 좀더 편리하게 효율이 좋은 검색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네이버에서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계속해서 좀더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광고를 해야만 노출과 매출이 일어나는 구조이다. 외부적인 시스템의 도움이 없이는 지속적으로 검색광고의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성장의 한계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면서 손쉽고 저렴하게 스토어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수가 지난해까지는 증가했고, 스마트스토어 기반 매출도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실적 발표에서는 스토어 판매자수 등을 발표하지 않았고 매출 성장세도 전년에 비해서 둔화되었다.

 

 


 

(자료: 머니투데이)

 

컨설팅한 기업 중에서는 만들기가 쉽고, 판매채널을 운영하기가 쉽기 때문에 자사몰이 있지만 스마트스토어 중심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기업이 있었다. 스마트스토어에 집중하는 이유는 관리가 편하다는 점 때문이었는데, 광고의 효율을 보며 개선점을 도출하면서 더 이상 스마트스토어 중심으로 마케팅을 하면 안된다는 결론을 제공하게 됐다.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네이버 검색광고만을 하고 있었는데, 노출클릭 모두 성과가 좋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브랜드검색 이외에는 ROAS가 200% 내외를 보이고 있었다. 200%라면 남는 제품, 인건비 물류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마이너스가 된다. 그러나 이 회사는 리뷰들을 보면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고 브랜드검색에서 보이는 성과를 본다면 자체 브랜드력을 높이고 고객들과의 경험을 늘려간다면 네이버 중심의 마케팅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였다. 

 

또한 구글이나 메타 등을 통한 광고가 네이버 검색광고보다도 좋은 수치를 가져올 수 있지만 스마트스토어만으로는 광고 운영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사몰 기반으로 마케팅을 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후 실행을 하면서 결과가 어떤 지 얘기를 나눴을 때 마케팅 수치들이 많이 개선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서비스 본질에 집중하며 끊임없는 테스트를 통한 확장

스마트스토어에서 시작을 했더라도 좀더 매출을 키워 나가고 싶다면 외부로 확장을 해야한다. 특히 쇼핑몰이 아닌 서비스 문의가 전환의 기준이 되는 오프라인 기반 기업이나 IT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터넷 트렌드 IT 정보통신 분야 검색엔진 점유율)

 

특히 IT 정보통신 분야는 구글을 통한 검색이 네이버보다 높다. 필자 역시 쇼핑의 목적이 아닌 경우 대부분 구글을 통해서 더 많은 검색을 하고 있다. 

광고를 통한 매출이 아닌 거래 문의가 전환으로 체크가 되었던 Y사의 경우 광고비의 절반은 네이버 검색광고에 집중했다. 그러나 네이버를 통한 클릭이나 전환보다 타 채널을 통한 유입과 전환이 월등하게 높았다. 클릭당 비용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이며 전체적인 광고 매체 세팅을 다시 생각해야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컨설팅을 진행한 Y사의 광고 리포트 분석)

 

이런 케이스가 비단 봄앤비에서 컨설팅한 작은 회사만이 해당되지는 않을 것이다. 물량으로 네이버 검색 커버리지내에서 노출 빈도를 무한정 높일 수 있는 대기업이라 해도 이제는 네이버 중심 매체 전략보다는 다양한 매체와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테스트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네이버 내에서 어떻게든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작은 회사들은 이제 시선을 돌려 비록 자사몰이 없다해도 테스트를 해 나가면서 고객 데이터를 직접 모으고 마케팅을 계획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 나가야 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몰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가 되고 있다. 좀더 우리 서비스 제품의 본질을 정립하고 이 본질을 어떻게 고객과 연결할지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가설들을 만들어서 하나씩 만들어 나가야하는 때이다. 부디 작은 기업들은 한 매체에 의존한 마케팅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멀리 보고 다양한 가설을 세우면서 테스트하며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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