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마케터의 시선

MZ세대가 미술품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

이은영

2022.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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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와 최근 미술시장의 에피소드

 

 

1분 18초만에 12억원 판매완료!

 

  

 

(사진: 이우환의 다이알로그)

 

 

얼마전 이우환작가의 “대화(Dialogue)”라는 작품이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인 소투(sotwo)에서 1분 18초만에 12억원에 조기 판매 마감이 되었습니다. 

 

소투는 서울옥션블루에서 운영하는 미술품 공동투자 플랫폼인데요. 이번 12억원짜리 공동투자에 참여했던 회원들을 살펴봤더니 60%가 1980년 이후의 출생자인 MZ 세대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58%는 여성 회원이었죠.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이 58만 8,292원이었으니까, 대략 2,000명 정도가 이번 공동투자에 참여한 셈이었죠.  

 

 

 

화랑미술제 하루만에 역대 최대 매출 갱신!

  

 

(사진 출처: 뉴시스 ,  화랑 미술제에 관람하는 모습)  

 

 

2022년 화랑미술제 개막식의 일화입니다. 개막을 알리자마자 언론 기사 인용 소위 “메뚜기떼”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작품을 구매하려고 사전에 점찍어 두었던 부스를 향해 우르르~ 달려나가는 모습이 연출되었는데요.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5시간동안 3,850명이 입장해 약 45억원치의 작품이 팔렸습니다.  

 

화랑미술제가 2021년 기간 내내 합산 매출이 72억원이었는데 하루동안 전년 매출의 50%를 찍어버린거죠. 

 

 

 

아트앤가이드, 270억원 투자 유치

 

 

(사진: 아트앤 가이드 홈페이지) 

 

 

온라인 미술품 공동투자 플랫폼인 ‘아트앤 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 컴퍼니가 VC로부터 누적 2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열매컴퍼니는 2016년에 설립한 이후부터 꾸준히 공동투자를 진행해왔고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야요이쿠사마, 데이비드호크니, 피카소 등 국내외 유명작가 작품 소유권을 분할해 소액으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해 왔죠. 그리고 그동안 330억원이 넘는 유명작가 작품을 공동 구매했고 그 중에 60%는 재매각을 통해 이익을 실현했습니다.  

 

미술품을 사고파는 행위를 통해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어서일까요? MZ세대 투자자들의 참여율이 높고 아트앤가이드에서 매번 공동투자를 진행하면 오픈과 동시에 마감되어버릴 정도라고 해요. 시장에는 앞서 이야기한 소투, 아트앤가이드 외에도 테사, 아트투게더 등이 미술품 조각투자로 주목받고 있죠.  

 

 

 

MZ세대가 아트테크에 꽂힌 이유? 

 

  

 

(출처: 중앙일보)  

 

 

미술품 시장에서 작품을 사고 파는 행위를 통해 재테크를 한다?그래서 요즘 이러한 투자 방식을 ‘아트+재테크’ 아트테크라 부르고 있어요.  

 

그럼 MZ세대들이 아트테크에 꽂힌 이유는 뭘까요?이는 MZ세대의 문화의 관점에서 다양하게 풀이해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먼저 [덕테크] 문화를 들 수 있어요. 덕테크는 덕질과 재테크를 합성한 단어인데요. MZ세대가 미술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취미’가 곧 ‘돈’이 될 수 있는 그러한 문화 현상에 기인한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에서 미술품 관련된 투자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 셀럽, 연예인들이 찾는 작품 혹은 집에 걸어둔 작품의 작가를 찾아 팬의 덕질이 미술품 덕질로도 연결이 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가요?MZ세대들이 찾는 작가들은 기성 세대들의 찾는 작가들과 달리 아모아코 보아포, 힐러리 페시스, 조엘 메슬러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정보도 찾아 습득하고 투자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투자 방식이 [조각투자] [공동구매]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이들이 아트테크에 꽂히게 된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앞서 이야기한 이우환의 <대화>와 같은 작품을 사려면 한 사람이 12억원을 내고 구매하면 끝이었는데요. 이제는 한 사람이 60만원씩 내고 공동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방식이 되다보니, 12억원짜리 그림을 60만원만 내면 ‘소유’를 하게 되고 되팔면 이익을 챙길 수 있으니, MZ세대에게 소액으로 똑똑하게 투자하는 법이라고 인기를 끌고 있는 거죠.  

 

 

 

 

(사진출처: 중앙일보, BTS RM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캡쳐) 

 

 

 

한국의 미술품 시장의 현재

 

MZ세대들도 공격적으로 국내 미술 시장에 뛰어들다보니 작년 국내 경매 시장의 낙찰총액은 3,296억원대로 2020년 대비 3배나 성장했습니다. 경매시장과 더불어 아트페어, 갤러리 시장까지 합쳐보면 작년 매출은 대략 9천억원을 넘기게 돼요. 그리고 올해 이 성장세를 그대로 끌고간다고 할 경우 한국 미술시장 규모 1조원을 돌파할 것 같네요.

 

그리고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해주는 뉴스로 올 3월에 진행되었던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에서 낙찰률이 무려 91%나 되었다는 것.

 

 

  

 

(사진 출처: 연합뉴스, 김환기 작가 <화실> )

 

 

이러한 뉴스는 올해에도 미술시장의 흥행 열풍이 예고된다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작년에만 서울옥션의 온라인 신규 회원 가입자수는 3,500명이 넘었는데 이들의 대부분이 30대 MZ세대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MZ세대가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으면서 미술을 즐기는 방식, 좋아하는 작품도 트렌드를 타고 있어요. 기존에는 미술작품, 아트를 소장해 컬렉터가 된다는 것은 부자들이 즐기는 특별한 방법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플랫폼을 통해 조각 투자, 공동투자를 하면서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RM이나 유명 연예인, 인플루언서, 스타들도 미술쪽에 관심을 갖고 집에 미술품을 걸어두는 모습이 온라인을 통해 꾸준히 노출이 되다보니 젊은 층도 자연스레 예술에 눈을 뜨게 된 거죠. 

 

물론 MZ세대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대로 유명인의 집에 걸려있는 작품, 스타의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입소문에 의해 어떤 작가가  확 뜨기도 하고, 판매 열풍이 불기도 합니다. 즉 인플루언서, 스타들에 의해 노출 빈도가 높은 작품, 작가가 MZ세대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말이 되겠죠.  

 

 

 


 

 

마케터의 시선 

 

그럼 지금의  MZ세대의 미술시장 관심에 대해 마케터 입장에서 어떻게 풀어볼 수 있을까요? 

 

첫째, 코로나입니다.

최근 2년 사이에 코로나로 인한 수혜주, 피해주가 명확히 갈렸는데 미술품 시장의 경우 코로나 수혜주가 되었네요. 지난 2년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외출이 자제되다보니 자연스레 ‘우리집은 힐링할 만한 공간인가’, ‘우리집을 꾸며볼까’ 라는 생각으로 홈퍼니싱 시장이 급성장을 했죠. 더불어 집에 그림 하나 걸어두어야 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미술시장 투자로의 이동까지 확대된 것이구요. 

 

 

  

 

(사진: 이중섭 <가족> )  

 

 

 

둘째, 소유보다는 공유

MZ세대들은 디지털 문화의 주역으로서 이미 가상공간, 가상화폐의 일상화로 인해 실물자산이 아닌 것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지지 않습니다. 소유하지 않고 공유, 구독하는 서비스가 익숙한 세대이기도 하구요. 특히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온라인을 통해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암호화폐 성장을 주도하기도 했거든요.

 

이러한 MZ 세대의 생활방식이 미술품 시장에서의 조각투자, 공동구매 플랫폼에 대해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재테크의 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죠. 

 

 

셋째, 투자자산의 진화

앞서 언급했듯이 MZ세대들은 재테크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다양한 투자정보를 SNS를 통해 습득하기도 하고 서로 정보를 교류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투자 방식에서 확장된 투자처를 찾아 재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죠.  

 

우리가 투자한다 라고 하면 보통 펀드, 주식, 채권, 예금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을 떠올리지만, 이제는 이러한 구성만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한정하지 않고 수많은 대체투자에 대해 열린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건물에 투자해 월세를 수익률로 나눠갖거나, 미술품을 디지털 자산으로 투자해 혹은 음원 저작권에 대한 권리를 공동투자해 수익률을 나눠갖는 방식은 이미 익숙한 대체투자가 된 것입니다.

 

  

(사진출처: 뮤직카우 홈페이지)

 

 

 

금보다 미술품?

 

그래서 대체 투자 자산의 수익률과 미술품 시장의 성장과 관련해서 미술투자 전문회사인 마스터웍스가 현대미술과 금융투자자산의 지난 25년간의 수익률이 어떻게 달라졌나 조사를 했습니다. 

 

1995년부터 2020년까지의 기간 중에 금 투자 수익률과 1994년 이후 제작된 현대미술작품의 수익률의 추이를 파악해 본 것입니다. 놀랍게도 금 투자수익률은 6.5%, 미술품 투자 수익률은 14%가 나왔습니다. 안정적인 투자자산으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헷지 수단으로 많이 활용된 금보다, 미술품이 더 높은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미술품에 더 열광하는 건 아닐까요?

 

 

헤비 컬렉터의 손바뀜

 

또한 시장은 이제 서서히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해외 미술시장에서 고액 자산가 컬렉터를 조사해봤더니 MZ세대가 전체 미술품 헤비 컬렉터의 64%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평균적으로 미술품 지출에 37만 8000달러를 지출했고 이는 기성세대의 평균 미술품 지출액인 11만 8000달러 대비 3배나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기성세대들에서 MZ세대로 세계 미술 시장도 점차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MZ세대가 미술품 시장에 열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기이한 현상은 아니라는 게 되죠.

 

 

걱정스러운 건.

 

하지만 걱정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일전에 MZ세대들에게 ‘골프’가 인기를 끌 때  라운딩하는 매너가 부족한 친구들이 인스타 사진을 찍는다고 라운딩을 하다말고 옷을 수차례 바꿔 입어 찍으면서 다음팀의 라운딩을 방해하거나 필드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시끄럽게 음악을 틀면서 골프를 하는 모습들도 목격이 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즉, 기존에 쌓아둔 레거시와 스포츠 매너가 있는 시장에 들어와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해당 시장의 예절과 스포츠 매너도 배워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종종 있어요. 

 

미술시장도 마찬가지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시장에서는 이를 ‘한탕주의 투자’로 우려하고 있었는데요. KIAF현장에서는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하기 보다는 작품을 사려는 사람이 우르르 몰려와 부스에 가서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거 얼마에요? 팔렸어요?” 라고 하며 판매여부만 묻는 젊은 고객들이 무섭고 우려된다고 했죠.

 

사실 저는 매년 KIAF를 다녀가는데 KIAF의 매력은 갤러리별 특색있는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고 가끔 현장에 나와있는 작가와 함께 이야기를 하며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듣곤 하는데 가격만 묻는 모습이 투기로 번져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트렌드로 인해 반짝 여기서 몰렸다가 저기로 갔다가 할 경우 미술시장에 대한 기대가 일시에 꺾이거나, 시장이 갑자기 침체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죠. 그래서 새로운 시장에 대한 관심, 투자는 좋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접근을 할 때는 기존의 문화에서의 매너는 없는지? 혹은 존중해야 하는 규칙 같은 건 없는지도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네요.  

 

위 콘텐츠의 오리지널 버전인 ‘동영상’은 유튜브 채널 <마케돈>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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