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팅에 대해서 얘기할 때 흔히 브랜드 인지도, 브랜드 충성도, 연상 이미지, 브랜드 선호도, 지각된 품질, 고려상품군 등의 지표 들을 얘기한다. 브랜드 자산을 정의할 때는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교수가 정의한 브랜드 인지도, 브랜드 충성도, 브랜드의 지각된 품질, 브랜드 연상 이미지, 기타 독점적 브랜드 자산 등에 대해서 평가를 한다. 위에서 언급된 모든 브랜드 관리를 우리는 브랜드 마케팅이라고 얘기한다.
서비스나 제품의 초기 마케팅 단계에서 브랜드 인지를 높이는 전략 위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중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보다 해당 타겟층을 대상으로 그들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그들의 가치관에 맞춘 전략으로 타겟 층에서 압도적인 브랜드 선호도를 보이는 브랜드 들이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브랜드 선호도는 같은 카테고리 내에서 해당 브랜드를 타 브랜드보다 좋아하며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표이다. 최근에는 브랜드 인지도보다 브랜드에 대해서 호의적인 태도를 말하는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한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 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의 타겟이 우리의 브랜드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최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공통적인 전략들을 한번 짚어 보고자 한다.
브랜드 지지자(Evangelist)를 만드는 세계관 구축
세계관의 사전적 의미는 ‘자연적 세계와 인간 세계를 이루는 인생의 의의나 가치에 관한 통일적인 견해’이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가치를 바탕에 두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가치관’과 연결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근래 많은 브랜드들이 브랜드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브랜드의 스토리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세계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의 세계관에 동의하는 타겟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 세계관과 연결시키는 세계관 마케팅이 찐팬을 만들어 내는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브랜드와 세계관은 어떻게 연결될까? ‘OOO다움’ 또는 ‘OOO스러운’ 등의 수식어로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느낌과 여러 가지 마케팅 활동 등이 연결되면서 최근에는 팬덤으로 불리는 찐팬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몇 년간 화두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에서 세계관 구축은 필수이다. 전체 메타버스를 아우루는 공간에 대한 정의, 그 안에 살아가는 캐릭터에 대한 정의, 메타버스 세계내에서의 성장과 확장 등이 세계관 안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브랜드 세계관도 이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의 성장에 대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데 그 안에는 변하지 않는 핵심 가치를 가진다. 하나의 철학과도 같은 브랜드 세계관은 브랜드가 성장하는 밑바탕이 되고 브랜드를 소비하는 고객들은 브랜드 세계관안에서 그 가치에 대해서 동의를 하며 자연스럽게 팬이 된다.
대표적인 예로 파타고니아를 들 수 있다.
등반 장비 회사를 운영하던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가 1973년 등산용품 사업을 보조하기 위해 만든 스포츠의류 기업이 파타고니아다. 이본 쉬나드 일가의 지분 100%를 기후 변화 대응 위해서 기부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산을 환경 단체에 기부한 이본 쉬나드의 편지)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미션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시키지 않으며, 사업을 통하여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한다.
Build the best product, cause no unnecessary harm, use business to inspire and implement solutions to the environmental crisis.”
창업초기부터 친환경이라는 큰 테마를 기반으로 시작한 파타고니아는 유기농면을 직접 생산하고 유기농면을 재료로 하는 의류를 생산하고 홍보했다. 또한 환경 피해가 적은 가공법, 쓰레기 재생 공법 등을 적용해서 환경에 유해한 물질이 생산되는 것을 최소화 했으며 매장 역시 인테리어를 하지 않는 창고 컨셉으로 사용하는 등 환경 중심의 경영과 유통,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있다.
2013년부터 헌옷을 재활용하고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헌옷 재활용 커뮤니티를 통해서 튼튼한 자사의 옷을 매번 새로 사지 말고 재활용해서 입는 방법을 공유하도록 하는 신선한 마케팅 또한 파타고니아의 스토리를 탄탄하게 만드는 채널이 되고 있다.
(파타고니아 헌옷 재활용 커뮤니티)
국내에서는 MZ세대를 잡기 위해서 마치 게임 캐릭터와 같이 브랜드 캐릭터를 만들고 브랜드 캐릭터에 스토리를 넣어서 마케팅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빙그레는 꽃미남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마시스’를 선보였다.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로 ‘바나나맛우유’ 왕관, ‘빵또아’로 만든 바지, ‘끌레도르’로 만든 신발 등 빙그레의 대표 제품을 착용한 모습으로 설정했다. 브랜드가 캐릭터가 되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을 통해서 다양한 스토리를 콘텐츠로 풀어내며 MZ세대를 사로잡았다. 빙그레우스가 주인공인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 빙그레X빙그레우스’ 동영상은 조회수가 700만회가 넘는다.
(빙그레우스 더마시스 캐릭터)
캠페인으로 한번 끝나는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는 세계관에 동의하고 또 이 세계관을 좋아하는 고객들을 만들어 내고 세계관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찐팬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세계관을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개들은 단순한 브랜드 로열티를 넘어서 열렬한 브랜드의 지지자(Brand Evangelist)가 될 수 있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팬심 결집
MZ를 사로잡고 그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 또한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면서 한 브랜드에 대한 집착과 같은 지지자를 이끌어 내는 전략이 되고 있다. 때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카테고리의 조합이 의외의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올해로 70년이 된 밀가루 회사 대한제분의 곰표의 콜라보레이션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밀가루 회사 중 하나였던 곰표라는 브랜드는 MZ세대에게는 매우 생소한 브랜드였다. 그러나 이색적인 콜라보를 통해서 그들에게 힙한 브랜드가 되었다.
(곰표의 콜라보 제품들)
베스킨라빈스에서 동서식품 커피브랜드 맥심과 콜라보로 출시한 ‘아이스 맥심 모카골드’ 또한 기존 맥심의 커피의 이미지와 아이스크림의 만남으로 맥심 브랜드를 아는 세대와 이후 세대의 입맛을 잘 저격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세대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세대 간에 관심과 가치관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콜라보레이션은 그런 측면에서 양쪽 세대의 호감을 이끌어 내면서 때로는 키치한 이벤트 등으로 주목도를 높여 브랜드에 대한 선호를 일으키는 전략이 되고 있다.
얼마전 오픈애즈 아드리엘에서 공유한 MZ세대를 사로잡는 이색 콜라보 마케팅 에서 콜라보에 대한 재미있는 사례를 많이 소개한 바 있다.
이색 굿즈로 고객 경험 유도
다양하고 이색적인 굿즈로 고객들에게 제품을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것 또한 최근 마케팅의 트렌드이다. 굿즈 마케팅하면 스타벅스를 빼놓을 수 없었는데 안타깝게도 지난 여름 불거진 ‘서머 캐리백’ 발암 물질 검출로 인해서 많은 충성 고객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스타벅스는 시즌 음료 경험을 늘리기 위해서 굿즈 제작에 심혈을 기울여 굿즈 마케팅으로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플레이모빌 증정 기간에는 명품백 오픈런이 아닌 플레이모빌 오픈런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스타벅스 플레이모빌)
지난 8월 독특한 데뷔 앨범을 구성해서 발매한 ‘뉴진스’의 경우 앨범 뿐만 아니라 앨범과 함께 판매를 한 굿즈로도 화제를 모았다.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어린시절 CDP를 항상 들고 다녔는데 마땅히 맘에 드는 사이즈의 가방이 없던 기억에서 제작하게 된 뉴진스 가방은 발매 시작과 함께 품절되어 현재는 중고 거래로만 구매가 가능하다. 가방 안에는 뉴진스의 첫번째 EP CD와 팝업북, 멤버별 포도카드 5종이 들어 있다. 주력 상품인 앨범과 함께 굿즈 역시 차별화된 마케팅 포인트가 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