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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으로 거듭난 대한민국 토종 #젠틀몬스터 –브랜딩 맛집

뷰스컴퍼니 박진호

2022.10.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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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의 선택을 받은 그 후

 

우리나라에서도 명품 브랜드가 나올 수 있을까? 모두가 알다시피 명품 시장에 자리 잡은 한국 토종 브랜드는 거의 없다. 럭셔리 브랜드가 높은 금액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소비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그 브랜드만의 독특한 가치와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본인들의 자아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공식이 있는데, 바로 오랜 전통과 역사 그리고 독특한 철학이다. ‘우리 브랜드를 사려면 자격이 필요하며 아무나 구매할 수 없다’라는 소통 방식이 소비자를 더 설레게 만든다.

 

그런데 이 완고한 패러다임을 깬 브랜드가 나타났다. 설립된 지 11년밖에 되지 않은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다. 

 

 


 

[젠틀몬스터 2022 컬렉션]

 

 

젠틀몬스터를 만든 김한국 대표는 금융 대기업을 다니던 중 싫증을 느껴 새로운 사업을 물색하다 아이웨어 시장에 흥미를 느꼈다. 대기업과 경쟁하지 않을 수 있는 정체된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안경사들의 낡고 오래된 시스템을 혁신하고, 기능템인 안경을 패션템으로 만들고자 디자인에 주력했다. 그 결과 점점 소비자의 반응이 올라왔고, 결국은 배우 전지현의 선택을 받으며 ‘전지현 선글라스’로 이름 날릴 수 있었다.

 

전지현은 2014년 방영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젠틀몬스터의 선글라스를 자주 착용하고 나왔는데, 사실 그건 PPL이 아니었다. 그저 단순 선물 차 제품 몇 개를 보냈는데 이색적인 디자인이 전지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후 드라마가 국내외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한 덕분에 젠틀몬스터도 아시아 전역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브랜드의 비상이 시작됐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30개국 400여 개 매장에 진출했으며, 기업가치는 1조 원에 달한다. 2017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기업 LVMH의 사모투자 운용사인 엘캐터톤아시아로부터 약 700억 원을 투자받는 등 해외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으며 명품 브랜드 라인업에 올라섰다.

 

 

   

 

[좌: 젠틀몬스터 공식 인스타그램 이미지 ㅣ 우: 젠틀몬스터 X 제니 게임]

 

 

“전례 없는 역사로 거듭나다

젠틀몬스터의 성공방정식”

 

정반합전략

 

그룹 뉴진스의 기획자, 민희진 대표가 이야기한 그 공식이다. 젠틀몬스터는 모두가 제품력에 관심 가질 때 브랜드에 투자했다. 과감하게 매장을 만들고 독특한 예술품을 설치해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만 해도 지속가능성과 매출에 대해 의구심이 생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젠틀몬스터는 남들이 가는 길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신념을 굳건히 하며 남다른 성공을 일궈냈다. 

 

 

브랜딩 레버리지

 

브랜딩을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 이건 사람마다 관점이 다양하다. 보통은 디자인적인 요소나 아트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게 일반적이며, 난 마케팅회사 대표로서 재구매가 가장 강력한 브랜딩이라 믿는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해야 사항이 있다. 브랜딩을 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넥스트를 생각해야 하지만, 이에 대비하는 브랜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포지셔닝 관점에서 봤을 때 브랜딩은 강력한 레버리지 툴이다. 브랜딩을 했다고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 셀럽을 설득하는 수단이며, 설득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이 시간을 버텨내 터지는 순간 폭발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젠틀몬스터는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아트적인 브랜딩으로 많은 셀럽을 설득했고, 이는 PPL이 아닌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바이럴을 이뤄냈다. 최근에는 블랙핑크 제니와도 협업했다. 원래 모델이기도 했지만, 제니의 상상력을 제품과 공간에 묻어나오게 연출하고 심지어는 게임도 만들었다. 브랜딩 이후 누구를 설득하고 어떤 활동을 이어나가야 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젠틀몬스터다.

 

 

  

[젠틀몬스터 에디토리얼: 스프링 클래스]

 

 

카테고리 세분화

 

젠틀몬스터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연예인 기반의 브랜딩을 한 아이웨어가 아닌 패션과 안경의 중간 지점을 정확하게 잡았다. 우리가 제품을 제품으로만 본다면 안경은 시력을 보조해주는 수단 그리고 옷은 내 몸을 보호해주는 수단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계속 이야기했듯 소비는 감성이고 감성이 구매를 이끈다.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을 계속 쪼개고 더해보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새로운 창조물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 화장품도 비슷하다. 이전에는 탈모 샴푸가 제품의 목적성에 대한 기능만 담당했다면 이젠 여성 전용 탈모 샴푸가 나오고 있고 감성적인 부분도 더해졌다. 앞으로 세상은 더욱 쪼개질 것이다. 그리고 그 쪼개진 카테고리 시장 안에서 1등을 차지하는 새로운 브랜드가 계속 나올 것이다.

 

 

신비감 유지

 

드라마로 얻은 인기를 한 철 장사로 끝내지 않았다. 유행한다고 해서 더 많은 제품을 풀거나 세일 행사를 열지도 않는다. 양날의 검이라고 부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1+1이다. 한번 1+1을 하는 순간 소비자로 하여금 이 브랜드는 항상 1+1이라는 앵커링이 자리 잡게 되면서 제품의 가격이 내려가지 않으면 사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다시 얘기하지만, 소비는 감성이고 이 감성을 어떻게 유지하고 끌고 가느냐가 관건이다. 이 과정에서 신비감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그들이 잘 따라올 수 있게 만드는 브랜드가 젠틀몬스터다.

 

 

 

[젠틀몬스터 스타필드 하남] 

 

 

경험 제공

 

젠틀몬스터의 매장은 매장이 아닌 갤러리 같은 느낌을 준다. 1층과 2층에 예술품과 계산대를 두고 3층에 제품을 배치해 소비자는 3층에 와서야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제품부터 사라고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특별한 경험에 돈을 쓰길 원한다. 진정한 경험이라고 생각되면 그 경험에 녹은 제품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고객에게 직관적인 메시지를 1차원적으로 전하기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추상적 주제를 던져 새롭고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 젠틀몬스터의 발상은 역시 남다르다.

 

***

성공방정식 분석에 정답은 없다. 내가 가진 인사이트를 토대로 얘기할 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증명해냈고,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 시작해 명품 브랜드로 거듭난 젠틀몬스터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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