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님의 매거진

메타버스에서 뭐라도 해보기에 앞서.

신승호

2022.1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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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분들이 메타버스에서 뭐라도 해보라고 계속 말씀하시는데,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마케터들을 만날 때마다 요새 자주 듣는 말이다. 질문 속에 답이 있다고, 질문을 한번 꼼꼼히 뜯어서 살펴보자.

 

​첫 번째 키워드 '윗 분'

윗분들도 사실 그 윗분들에게 듣는 이야기일 것이다. 즉, 이 요청은 CEO 내지는 Owner 니즈에서 출발한다.

 

​두 번째 키워드 '메타버스'

윗분들에게 메타버스는 일찍이 겪었던 인터넷, 모바일이라는 단어를 연상시킨다. 어떤 회사는 이 패러다임의 시프트에 대응을 잘해서 아직도 대기업 집단에 속해있고, 어떤 회사는 미숙한 대응으로 아예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고, 어떤 회사는 새로운 대기업으로 솟아났다. 그래서 본능적, 직관적으로 이 새로운 단어는 그분들에게는 생존과 성패라는 비장한 기분을 들게 한다.

 

​세 번째 키워드 '뭐라도 해보라'

메타버스를 둘러싸고 있는 생태계에서 업에 따라서 어떤 회사는 플랫폼에 대한 고민까지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회사는 일단 새로 생기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뭐라도 해볼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 회사가 하고 있는 현재의 비즈니스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써 바라보게 된다.

 

​네 번째 키워드 '계속'

한번 일회성 고민하는 주문이 아닌, 윗분들은 계속 계속 말씀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Digital Transformation의 이 변화는 메가트렌드가 될 수밖에 없고, 실제로 Gen Z들에게는 이 변화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윗분들의 고민을 정리해보자면, 10년에 한 번씩 겪었던 엄청난 산업의 변화인 듯한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지금 언론에서 많이 소개하는 방향을 살펴보고 다른 곳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잘 분석해서 지금 우리 비즈니스의 성과에 도움될 수 있게 고민해보자 정도의 생각인 듯하다.

 

당연히 회사마다 메타버스에 기대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 일단 업계에서 가장 먼저 무엇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내리는 곳이 있을 수 있다. 아니면 경쟁사가 했기 때문에, 우리도 똑같이 해야 한다라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프로젝트의 효과를 떠나서, '우리는 왜 아직도 그런 것도 없냐?'라고 생각하는 내부 임직원들의 불만을 다독인다는 측면에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오래 고민을 한 후에악수를 두는 것보다 일단 똑같이 따라한 후 시간을 벌면서 전략방향을 세우고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회적 초동 대응이 아닌, 진짜로 메타버스('플랫폼'이라는 단어가 생략됐다고 본다)에서 비즈니스 성과를 내기 위해서 먼저 고민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저변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다.

마케터가 기술까지 다 꿰고 있어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브랜딩과 비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메타버스 관련 신기술에 대한 기본 상식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AI휴먼, 부캐, 디지털 트윈, NFT, 지금 자주 소개되고 있는 각 메타버스 플랫폼의 성격 등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둘째, 인간의 삶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하다.

특히 사람, 공간, 건축, 언어, 노동, 교환, 시장, 화폐 등 현실세계의 관념이 메타버스에서 어떻게 전이, 적용되었는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인간의 욕구인 소속감, 소유욕, 과시욕 등이 어떻게 서비스화 되어 있는지 본인의 시각을 갖고 봐야 한다.

 

​셋째, 세계관을 이해해야 한다.

새로운 사회가 안정적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단일 정체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 기반은 공통의 역사와 세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며, 그것이 흔히 말하는 세계관이다. 만일 어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그 세계관의 암묵적인 규칙에 동의했다는 이야기다.

뭔가 추상적인 이야기 같지만 결국 가장 핵심적인 단어 3가지_ 바로 사람, 공간,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사람과 공간을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세계에 몰입하기 위해서 필요한 세계관이라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사람.

 

현실세계에서는 브랜드와 브랜드를 대변하는 화자가 구분된다. 보통 우리는 브랜드를 대변하는 화자를 광고모델 혹은 홍보대사라고 한다.메타버스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화자를 더욱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 각종 동물부터, AI휴먼, 유명 셀럽의 부캐 등을 통해 초상권 및 모델의 활동제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영구적으로 브랜드와 화자가 동일시될 수도 있다.

 

 

​공간.

 

현실세계에서도 스페이스 브랜딩이 중요하다. 찍을 만한 오프라인 프로모션은 온라인과 연동되어 자발적인 홍보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메타버스 세상은 입체적이다. 그래서 당연히 공간을 전제로 브랜딩이 되어야 한다. 매력적인 공간이어야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들이 모여야 소통이 늘어나고 그 공간의 밸류가 올라간다.

오프라인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놀라운 공간 브랜딩이 진행될 수 있다. 물론 플랫폼에 따라, 해당 플랫폼의 기본 비주얼 룩과 톤을 맞춰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감형 브랜딩을 통해 브랜드 본연의 색깔을 강조하며 매력적인 이야깃거리를 토대로 유저들과 소통을 시도할 수 있다.

 

 

​세계관.

 

결국 메타버스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는 브랜드는 유저들과 어떠한 성격의 사람으로서 어떠한 장소에서 만날 것인지에 대해서 결정해야 한다. 즉 유니버스에 대한 고민이 전제돼야 한다. 매력적인 유니버스에는 참여자들이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기본이지만, 그 세계관의 논리적 정합성도 탄탄히 마련해야 한다. 왜냐하면 참여자들이 몰입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 세계를 분석하고 확장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계속 우연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곳이라면 몰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근데 저 장면은 왜 저런 거야?" 라고 납득하기 어려우면 그건 꿈속 장면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예측하며 놀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유니버스만의 공통의 프로토콜과 규약이 필요하다.악당을 무찌르는 거미와 같은 초능력을 갖고 있는 스파이더맨이 사는 세상에도 나름의 논리가 뒷받침되어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메타버스에서 뭐라도 하려면, 결국 이렇게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떻게 사용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브랜드 유니버스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윗분들이 앞으로 '메타버스에서 뭐라도 해봐라'라는 요청을 한 다면, 마케터로서 이렇게 답해야 한다.

 

 

"대표님,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어떠한 공간에서 어떠한 화자를 통해서 사용자들과 어떠한 콘텐츠로 만남을 갖고 어떻게 팬들과 관계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연구를 위한 시간을 좀 주시면 정리 후에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그렇다면 실제로 브랜드 유니버스를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여러분들의 연구시간을 단축시켜 주기 위해 그 실행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올림플래닛 CMO 신승호 : 메타버스 인프라 플랫폼인 엘리펙스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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