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님의 매거진

브랜드 스토리텔링, 쉽게 시작하는 법

신승호

2022.11.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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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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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스는 왜 등장했는가.

 

브랜드 세계관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관을 마케팅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할 수 있어야, 브랜드 유니버스에 필요한 스토리텔링을 고민할 수 있다.

몰입을 유도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유튜브 동영상, 웹툰, 웹소설, 책, 게임, 뉴스레터, 유료 아티클, 각종 OTT에 봐야 할 콘텐츠가 넘쳐나다 보니 정보를 어떻게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할지 조차 막막하다.

 

​“어디서 뭐가 재미있대!”, “요즘 그게 재밌대~!”라는 지인의 추천은 그래서 소중하다. 기저에는 내 소중한 시간을 검증이 안된 곳에 허비할 수 없다는 현대인의 고민이 깔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때 전 국민이 해봤던 혹은 이전에 재미있게 봤던 콘텐츠나 IP를 지속적으로 현대화된 맥락으로 재등장시키는 것은 시청환경 고려 시 산업적으로 유리한 선택지가 돼가고 있다.

 

​이미 인지도를 구축한 IP의 후속작은 매스미디어로 인지도를 높이기 어려운 시기에도 큰 비용 없이 팬덤 기반으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또한 신작의 출시는 그 콘텐츠의 수명주기를 연장시키고, 라이선싱 비즈니스나 관련 산업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듯 다양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고부가가치인 몰입형 미디어인 영화, 드라마, 게임 등에서 전작과 후속작을 연결시켜주는 스토리텔링 프레임, 즉 유니버스라는 것을 토대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다.

 


 

 

브랜드라는 것은 사용자들에게 Something More의 느낌을 전달해준다.

 

나이키 에어조단을 신으면 더 높이 점프할 수 있을 것 같고, 벤틀리를 타면 백마 탄 귀족이 된 것 같다. 이런 점에서 브랜드는 히어로 무비에 나오는 슈퍼히어로의 능력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마치 현실화된 초능력과 유사한 플라시보 효과를 전달해준다. 그래서 그 브랜드를 소유하게 되거나 파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남다른 가치와 즐거움을 제공해준다면 그 브랜드는 팬들과 같은 초능력을 기반으로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살아가는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다.

 

 

우리들만의 프로토콜이 필요하다.​

 

브랜드에 있어서 ‘우리’라는 단어의 규정이 중요하다. 아무리 대중적인 브랜드, 심지어 국가라는 브랜드도 결국은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구분하는 아이덴티티가 필요하고, 이 구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역사라는 콘텐츠와 사회제도와 시스템이라는 공통의 규칙인 것이다. 제너시스를 선택하는 유저와 BMW를 선택하는 유저를 구분하고 우리만의 공통의 서사와 암묵적 룰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과정이 브랜드 유니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브랜드의 서사와 역사에 대한 이해가 높은 충성도 있는 고객들의 자발적 홍보와 구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정보의 홍수 시대에, 브랜들은 결국 자발적인 브랜드 전도사들이 도처에서 활동할 수 있는 명분과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야깃거리가 아예 새로울 수는 없다. 누구나 알고 있는 스토리 서사를 차용해라.

 

콩쥐팥쥐나 신데렐라나 비슷한 서사구조이다. 즉,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이야기하는 스토리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일종의 유사성을 갖고 있다. 그것이 기승전결이든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든, 우리는 이미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와 전래동화를 통해서 공통의 얼개를 알고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히어로들은 대부분 특별한 능력을 갖기 전 고뇌하는 인간이었다가 우연한 기회를 통해 능력을 얻게 되고, 이 능력을 부정하다가 갑자기 등장한 악당의 위협에 맞서 사랑이나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성장하면서 진정한 히어로가 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여기에 각 영화마다 주인공의 어떤 능력을 담을 것인지가 변주의 영역이다. 즉 대부분 그 내용이 그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세계관을 만든다고 해서 세상에 없는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려고 고민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기존에 존재하는 인기 콘텐츠의 서사구조에서 우리에 맞게 어떻게 변주를 할 것인지가 오히려 고민의 핵심이 될 것이다.

 

​또한 이미 인기 IP가 있는 브랜드라면, 이를 되살려내는 것도 유효한 방법이다. 진로의 두꺼비, 밀가루 곰표, 포켓몬 빵, 각종 과자 브랜드들의 IP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심지어 없어진 필름 브랜드인 코닥이나 방송채널 브랜드들의 IP가 패션 브랜드로 재활용되기도 한다. 이런 오래된 IP의 재사용 시에 아기공룡 둘리나 캡틴아메티카, 웹소설에서 많이 보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참고해보면 좋을 것이다. 빙하 타고 내려와 깨어났거나, 환생, 타임워프 등의 요소를 통해 현재와 연결시킬 수 있을 테니말이다.

 

 

비주얼에 기반한 형용사를 고민해라.

 

시청자들의 집중시간은 짧다. 브랜드 콘텐츠들은 영화나 TV, 게임 등의 콘텐츠와 달리 같이 깊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지나가거나 긴장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짧게 노출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브랜드의 이야기에는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나마 TV광고가 아닌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브랜드 필름 등을 통해서 온전히 브랜드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가 생겼으나 이런 채널에서 몰입감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훈련된 조직과 자원의 투입이 뒷받침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훨씬 더 비주얼 임팩트가 중요하다. 즉, 첫눈에 특정의 형용사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귀엽다, 멋지다, 럭셔리하다, 웅장하다, 담백하다 등 스토리텔링 전에 비주얼상으로 그 브랜드의 매력이 전달돼야 한다. 모바일 시대 대표적인 IP인 카카오 및 라인 프렌즈도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스토리텔링의 재미도 있었지만, 딱 봤을 때 캐릭터들이 귀여웠기 때문에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귀여운 제페토 스타일의 아바타형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세계관을 펼칠지, 아니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최적화된 실감 나는 공간에서 세계관을 펼칠지 고민해야 한다.

 

 

미디어에 최적화된 콘텐츠인가.

 

우리 브랜드에 어떠한 초능력을 담고, 어떤 그룹들과 그 초능력을 발휘할지에 대한 대략의 서사가 잡혔다면. 이제 하나하나씩 스토리를 완결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지구온난화 시대의 악당을 물리치기 위한 브랜드의 노력, 부조리한 생산과정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공정무역을 향한 도전, 초심을 잃은 슈퍼히어로가 새로운 히어로를 만나 초심을 찾은 이야기를 브랜드 콜라보로 승화시켜 풀 수도 있다. 이를 브랜딩 시 콘텐츠를 연재하는 동영상 채널, 주인공인 운영하는 SNS, 주인공이 살고 있는 집을 보여주는 가상공간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의 전형성을 갖고, 변주를 얼마만큼 각 미디어에 맞게 최적화할 것인지에 Creative 성공이 달려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3편에 걸쳐 브랜드 유니버스 구축을 위해 필요한 세부 고민사항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다음 칼럼부터는 실제로 브랜드 유니버스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구축한 사례를 통해, 해당 브랜드의 성공의 포인트를 다뤄보도록 하겠다.

 

 

올림플래닛 CMO 신승호 : 메타버스 인프라 플랫폼인 엘리펙스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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