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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프] '더 글로리', 왜 나눠서 공개할까? 요즘 콘텐츠의 공개 전략

문화편의점

2023.01.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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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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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들은 말이야~

 

 

'더 글로리' 포스터(출처=넷플릭스)

 

 

구독자님, 혹시 장안의 화제인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시청하셨나요? 내용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타이밍에 1부가 끝나 많은 사람들이 2부 공개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요. '더 글로리' 뿐 아니라 티빙 예능 '아일랜드', 디즈니+ 드라마 '카지노', tvN 드라마 '환혼' 등의 콘텐츠 또한 시즌을 나눠 방영되고 있어요. OTT와 방송사는 왜 콘텐츠 쪼개기에 돌입한 걸까요?

 

 

 

🔐이용자를 가두는 락인(Lock-in) 효과

 

2013년, 넷플릭스의 첫 번째 오리지널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13편이 한 번에 공개되면서 넷플릭스는 콘텐츠 시장에 '몰아보기(Binge-watching)', 즉 정주행 문화를 가져왔어요. 보통 드라마가 일주일에 한 편, 혹은 두 편씩 방영되던 것과 달리 넷플릭스에서는 드라마를 몰아볼 수 있었고, 이것이 넷플릭스의 특징이자 강점이 되자 많은 OTT들이 같은 방식을 유지했죠.

 

 

 

(출처=pixabay)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났고, 많은 전문가들은 OTT의 폭발적인 성장이 점차 하락세로 이어지는 중이라고 이야기해요. 당장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는 OTT만 떠올려봐도 다섯 손가락이 훌쩍 넘는데요. 포화상태인 OTT 시장에서 한 OTT를 구독한 후 특정 콘텐츠만 몰아보고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메뚜기족'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그 영향 탓인지 지난 2022년 1분기에 처음으로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가 감소세로 전환되었어요.

 

 

 

'기묘한 이야기' 시즌4 포스터(출처=넷플릭스)

 

 

이런 시기에 넷플릭스가 시청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택한 것이 바로 파트를 나눠서 공개하는 전략인데요. 서로 다른 콘텐츠 간 공백이 생기는 기간을 최소화하고, 그럼으로써 소비자가 기존에 이용하던 상품을 계속 이용하게 되는 '락인 효과(Lock-in Effect, 혹은 잠김 효과)'를 유도하는 거예요. '더 글로리' 이전에는 넷플릭스의 간판 오리지널 시리즈인 '기묘한 이야기' 시즌4와 '종이의 집' 시즌5도 1부와 2부를 나눠 공개했어요.  이처럼 해외 오리지널 콘텐츠를 나눠서 공개한 후 효과가 있으니 한국 콘텐츠에도 같은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보여요.

 

 

 

❌ 그뿐만이 아니야!

 

그렇다면 tvN 드라마 '환혼'이나 '조선 정신과 의사 조세풍' 같이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들은 왜 분할 공개를 택했을까요?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의 성격, 서사, 전개 구조 등 많은 요소들을 고려한다'고 이야기하는데요.

 

 

 

박준화 PD(출처=뉴스1)

 

 

'환혼' 제작발표회 당시 박준화 PD는 "서사의 변화, 변주가 많아 사람의 이야기를 더 넣고 싶었는데, 모든 걸 20부 안에 담기가 생각보다 어려워 10부를 추가해 시즌을 나누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어요. 서사를 표현하기에 에피소드가 적다는 판단이 들 경우, 에피소드를 추가하고 시즌을 나눔으로써 세계관이 더욱 방대해지고 인물의 감정선이나 인물 간 관계를 더욱 밀도있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죠.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활용되는 작품은 작업이 길어지면서 부득이하게 공개일을 미루기도 한다고 해요.

 

이렇게 OTT는 '몰아보기'라는 OTT만의 특성을 유지한 채 하나의 서사를 나눠서 공개하면서, 이용자를 OTT에 유치하고 남은 이야기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어요.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분할 공개를 통해 콘텐츠의 완성도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니 매우 좋은 전략으로 볼 수 있겠죠?

 

 

 

📼 분할 공개의 부작용

 

그렇지만 이런 전략이 언제나 효과적인 건 아니에요. 앞서 공개한 시즌이 인기를 얻으면 시즌2, 혹은 2부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예를 들어 한국판 '종이의 집' 1부는 아쉽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이후 공개된 2부에는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새 캐릭터가 등장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어요. 하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은 이미 떠났고 결국 '종이의 집' 2부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종이의 집' 2부 포스터(출처=넷플릭스)

 

 

'흐름이 끊겨 몰입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하는 시청자들도 많아요. 지난 몇 년간 몰아보는 콘텐츠에 익숙해져있던 OTT 이용자들은 이런 분할 방식에 익숙하지 않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에요. 게다가 요즘처럼 콘텐츠가 쏟아지고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공백기를 가지는 건 꽤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겠죠.

 

넷플릭스 테드 사란도스 공동 CEO는 지난해 4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즌을 나눈 건 코로나19로 인한 제작 지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여전히 콘텐츠를 한 번에 공개하는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건데요. 그렇지만 '더 글로리'의 분할 공개가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앞으로는 콘텐츠의 공개 전략이 더 무궁무진해질 것 같은데, 과연 어떤 방식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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