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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내 거 베꼈지!
지난 달, 영상 콘텐츠와 웹툰의 저작권 침해에 관한 뉴스를 전달해드렸죠! 저작권이 영상과 웹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에요. 게임 산업도 저작권과 관련해 시끄럽습니다. 엔씨소프트가 게임 표절 혐의로 카카오게임즈에 소송을 제기한 건데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 엔씨소프트, 칼자루 빼들다!
지난 5일, 게임 개발사 엔씨소프트는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어요.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엔씨소프트의 게임 '리니지2M'을 무단 도용하고 표절했다는 주장인데요. 카카오게임즈는 엔씨소프트가 지적한 표절 요소가 동종 장르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이라며 법률 위반이 아니라고 맞대응했습니다.
아키에이지 워(출처=엑스엘게임즈)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IP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2년 전, 엔씨소프트는 웹젠의 모바일 RPG 'R2M'의 시스템이 '리니지'의 그것과 유사하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어요. 웹젠은 '리니지'의 기반이 초창기 컴퓨터 RPG 게임 '넷핵'에서 따온 것이며, 엔씨소프트가 지적한 요소는 RPG 게임 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이라며 반박했어요. 이 소송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배틀그라운드(출처=크래프톤)
최근 게임업계는 이러한 표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게임이라는 콘텐츠 특성상 기술보다 아이디어와 기획이 중심이기 때문에 모방하기 쉽고, 이직한 개발자들이 이전에 만들었던 설정을 재활용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해요. 게임 개발사 넥슨은 '다크앤다커' 개발사 관계자를 상대로 미출시 게임 무단 유출에 관해 소송을 제기했어요. 또 지난해 크래프톤은 가레나의 게임 '프리 파이어'가 자사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한국 MMORPG의 조상 '리니지'
리니지W(출처=엔씨소프트)
'리니지'가 무슨 게임이길래 자꾸 저작권 침해 소송에 휘말리는 걸까요? 1998년에 출시된 '리니지'는 한국형 MMORPG의 원형이라고 불리는데요. MMORPG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준말로, 쉽게 말해 수백명의 플레이어들이 같은 서버에 접속해 각자 역할을 맡아 플레이하는 게임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메이플스토리'가 있죠.
리니지M의 ‘변신/마법인형 카드’ 합성 시도 캡처 (출처=엔씨, 2차출처=Byline Network)
'리니지'는 만화를 원작으로 플레이어끼리 싸우는 전쟁 컨셉트의 MMORPG 게임이며 이용자의 목표는 성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리니지'의 핵심 과금 요소는 '변신/마법인형' 시스템인데요. 캐릭터가 강해지기 위해서는 과금을 통해 '확률형' 카드를 뽑아야 해요.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리니지'는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요. 가장 마지막으로 출시된 '리니지W'는 출시 일주일 동안 평균 일매출 120억 원을 기록했고 출시 9일 만에 총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최고 매출 순위
'리니지' 시리즈가 큰 인기를 누리며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자 '리니지'와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이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리니지'와 유사한 시스템을 가진 게임을 칭하는 '리니지라이크'라는 말도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앱 분석 서비스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0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최상위 10위권 내에서 6개가 '리니지' 시리즈 혹은 리니지라이크 게임이라고 해요.
🤨 게임 저작권, 어디까지 인정해주나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표절로 이츠게임즈에 소송을 제기한 2016년까지만 해도 게임 콘텐츠에 대해 저작권법,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인정을 받기가 어려워 합의로 종결된 사례가 많았어요. 더 거슬러 올라가서 2007년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봄버맨'을 표절했다는 주장으로 진행된 넥슨과 일본 허드슨 간의 소송에서 아이디어만으로는 표절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넥슨이 승소하기도 했고요. 넷마블의 '모두의마블'은 보드게임 '부루마불'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인정되지 않았어요.
뮤 온라인(출처=웹젠)
하지만 최근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콘텐츠 시장에서 IP가 주요한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게임 저작권을 더욱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지난 2019년 웹젠은 유주게임즈코리아의 게임 '블랙엔젤'이 자사 게임 '뮤 온라인'을 표절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일부 승소해 10억원 배상 판결을 받았어요. 현재 진행중인 게임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는 '동종 장르 게임에서 어디까지 관용으로 볼 것인가'가 핵심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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