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G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열심히 피드백 해줬더니 마이크로 매니징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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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피드백이 구성원을 성장시킨다는 글을 본 김 팀장. 최근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은 구성원에게 이를 실천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진행 현황을 체크하고, 틈틈이 부족한 점을 피드백해 주는 것은 기본. 출근 중에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해당 내용을 공유해 줬습니다. 어떻게 반영했는지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이렇게나 꼼꼼하게 챙겨주는 팀장이라니...! 뿌듯한 마음에 괜히 어깨가 으쓱했죠. 

 

그런데 어느 날. 화장실에서 자신에 대해 수군대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시도 때도 없이 마이크로 매니징 하는 팀장’이라나 뭐라나... 더 잘하라고 관리해 준 건데... 순간 억울해서 눈물이 핑 돕니다. 어디부터 잘못된 걸까요?


 

 

피드백을 할 때, 리더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예고 없는 습격(?)인데요. 이럴 때 구성원들은 ‘준비된 것도 없는데 너무 갑작스럽다’고 불평할 수 있습니다. ‘잘하고 있는데 왜 자꾸 간섭할까?’ '날 못 믿는 것인가?'하는 반발심이 들기도 하죠. 마이크로 매니징 한다는 불만, 어떡하면 줄일 수 있을까요?

 

 

1. '언제' 피드백 할지 알리자


첫 번째는 ‘언제’ 피드백을 할지 정하는 것입니다. 업무지시를 할 때 바로 다음 미팅 날짜를 정하고, 약속된 날에 피드백을 한 뒤, 그다음 피드백은 언제 할지 정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날짜를 정하면 구성원도 해당 일정에 맞춰 업무를 진행할 수 있고, 리더도 관련 이슈를 이때 전달하여 '사사건건 간섭한다'라는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일이 매번 정해진 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 법! 리더도 내 맘대로 안 되는 일이 있기 마련이고, 생각지 못한 미팅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갑작스럽게 생기는 미팅이라도 최소 얼마간의 준비 시간은 주고 만나도록 하세요. 'ooo 건 마케팅 일정 관련해 급하게 논의가 필요한데,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 챙겨서 30분 후에 봅시다’ 정도의 양해를 구하는 것입니다. 주어진 시간이 짧더라도 구성원은 나름의 최선을 다해 미팅 준비를 해올 수 있을 것입니다.

 

 

 

2. '무엇을' 피드백 할지 알리자


두 번째로는 ‘무엇’을 피드백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해줘야 합니다. 다시 말해 구성원과 어떤 이슈를 이야기하고 확인할 것인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뜻인데요, 이런 과정을 ‘어젠다 세팅’이라고 합니다. 

 

어젠다는 피드백 내용이 정해진 이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때 구성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사전에 약속된' 내용을 피드백받고 있는 생각에 피드백에 대한 수용도 또한 높아집니다.

 

그런데 아마 이런 생각이 드는 리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미팅하면서 항상 정해둔 이야기만 하기는 어렵지 않나? 다른 논의거리가 생각날 수도 있고, 만난 김에 구성원의 생각이 궁금한 이슈가 떠오를 수도 있는데...' 

 

네 맞습니다. 그런데 이럴 땐 해당 이슈가 그 상황에서 바로 나눠야 하는 이야기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합니다. 구성원은 A와 B에 대한 피드백을 들으러 왔는데, 갑자기 C 얘기를 하면 '왜 지금 이 얘기를...'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죠. 때문에 만약 당장 해결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다른 기회를 만드셔야 합니다. ‘C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 같은데, 그건 다시 미팅 잡고 구체적인 어젠다 공유할게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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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하게 피드백을 해주겠다는 마음에 예고도 없이 피드백을 하다 보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잔소리꾼이 될 수 있습니다. 좀 더 잘해보자고 한 행동이 오히려 구성원들이 스스로 고민해서 성과를 낼 시간을 빼앗고 있었을지도 모르고요. 앞으로는 최소한 언제, 무엇을 피드백할 것인지 미리 공유하도록 해보세요. 이것만으로도 구성원은 업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을 믿고 맡긴 만큼, 수행 과정에서도 구성원을 믿어주고 기다려주면 어떨까요?

 

>글쓴이: HSG 휴먼솔루션그룹 솔루션Lab 장현주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