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둘러보다가 <회사에서 절대 맡으면 안 되는 일>이라는 제목에 시선이 멈췄습니다. 무슨 내용일까? 기대 속에 클릭한 영상에는 ‘품이 많이 들지만 파급력은 낮은 업무’를 피하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는데요. 당연한 얘기인듯 하면서도 한편으론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수평문화에서 더 어려운 조율
회사에는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드러나지 않는 일도 있고, 노력한 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업무도 있지요. 그런데 모두가 쉬운 것만 골라서 하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힘든 업무를 맡는 구성원들은 불만이 쌓일 것이고, 이로 인해 생긴 갈등으로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겁니다. 때문에 리더는 늘 업무 ‘조율(coordination)’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복잡한 업무와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프로젝트 중심의 수평문화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담당자 별로 맡은 업무 내용이 다르고 서로의 전문성에 대해 존중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처럼 리더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습니다. 팀 멤버가 많으면 어려움은 더 커지고요. 따라서, 리더들은 개별 사안을 일일이 조율하려고 하기보다는 ‘조율의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할까요?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조율의 문화를 만들려면
첫 번째로는 리더가 판을 읽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판을 읽는다’는 것은 특정 업무가 팀 전체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중요성을 아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자기가 옳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가 판을 읽지 못하면 말 잘 하는 사람 손을 들어주게 되죠. 그랬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음부터는 일을 조율하기 어려워집니다.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테니까요.
판을 읽기 위해서는 조직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아야 합니다. 마치 뛰어난 미드필더가 ‘고개를 들고’ 축구를 하듯이요. 공만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팀과 상대팀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읽어야 ‘볼(ball) 배급’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리더가 의도적으로 콘택트 포인트를 늘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 만날 일이 많지 않은 타부서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거나, MBWA (management by walking around)를 통해 구성원과 업무 현장을 관찰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실무형 리더라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요? 그렇다면 사내 소식에 밝은 구성원에게 이슈 발생 시 정보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조율에는 ‘설득’이 꼭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양보하거나 생각을 바꾸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죠.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설득의 여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는데, 팀 내 조율 상황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상호성의 원칙(principle of reciprocity)’을 꼽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호성을 수용합니다. 상대가 나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나도 그만큼 편의를 봐주고, 피해를 입혔으면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하죠. 때문에 서로 하기 싫어하는 일이 있을 경우 리더가 먼저 '저번에는 A 팀이 고생했으니, 이번에는 B 팀에게 요청하겠다'라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더 좋은 건 리더가 이렇게 매번 개입하지 않아도 이런 방식이 당연한 것이 될 수 있도록 조직 분위기를 만드는 거죠.
지속적 협업이 가능한 조직이 되려면 리더는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선의나 희생을 강요하는 식의 조율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갈등, 불만이 생기는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보가 부족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아는 정보를 상대가 모르고, 우리 팀에는 없는 정보가 다른 팀에만 있는 경우 등이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투명한’ 정보 공유를 강조합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투명하다는 것은 누구나 필요하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 그것만으로는 정보가 ‘흐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보가 흐르기 위해서는 일부러 정보를 찾지 않아도 중요한 정보가 들어와서 꽂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자주 만나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 매주 1회 주간 회의만 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매일 15분 이내에 짧게 이슈를 공유할 수 있도록 ‘스탠드 업(stand-up)’ 미팅을 해보세요. 혹시 구성원들 간 서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공유가 안되고 있다면 '칸반(kanban)'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AAR(After Action Review)'등을 통해 성과 피드백/ 회고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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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기계도 윤활유를 충분히 발라주지 않으면 마찰에 의해서 부품이 닳고 쉽게 고장이 납니다. 마찬가지로, 우수한 직원들이 모인 팀도 조율이 잘 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팀 안에서 업무가 원활하고 합리적으로 조율이 되도록 하는 것이 리더들의 책임인 이유죠. 상반기를 마치고 하반기 업무에 돌입한 지금, 팀의 업무 조율이 잘 되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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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HSG 휴먼솔루션그룹 김성남 시니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