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에서 무언가를 적는 경험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메일을 작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SNS에 짧은 글을 남기기까지, 또 많은 분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무언가를 적는 경험과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것은 바로 '맞춤법 검사' 입니다. 특히 '중요한' 글일수록 맞춤법을 지키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집니다. 읽는 분으로 하여금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죠. 글을 작성하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을 지키는 것과 읽는 분을 위한 기본적인 예의가 바로 '맞춤법' 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맞춤법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은 영어를 사용하는 전 세계의 많은 인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맞춤법 지키기 어렵기로 소문난 한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에서도 물론 맞춤법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어로 무언가를 작성 할 경우, 우리가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며 맞춤법을 체크해보는 것처럼, 그들도 맞춤법을 확인해봅니다. 바로 Grammarly (이하 그래머리) 라는 서비스를 통해서입니다.
▲ Grammarly 소개 영상
그래머리는 2009년에 미국 샌프라시스코에서 출시된 서비스입니다. 올해로 9년째 '영문 맞춤법 검사 도구'를 핵심 제품으로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놀라운 것은 '맞춤법 검사 도구' 하나로 9년 동안 조용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머리는 매일 700만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으며 그래머리의 장점 중 하나인 '구글 크롬 익스텐션' 프로그램은 1,000만 명이 다운 받았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1억 달러(한화 1,085억)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으며 도구형 서비스로는 의외로 유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수익도 거두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기업 평가 사이트 Owler에 따르면 그래머리의 총 직원수는 140명이며 한 해 수익은 7.8Million 달러, 즉 한화로 환산하면 84억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비슷한 연차의 다른 스타트업에 비해 사용자 수나 투자 규모, 수익 등은 물론 적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주목 했던 것은 '별 것 아닌' 걸로 치부되는 '맞춤법 검사 도구'가 하나의 핵심 제품이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맞춤법' 이라는 작은 영역이지만 사용자에게 집중한 결과, 9년동안 조용한 성장을 거두고 있는 그래머리 사례를 보면서 배웠던 점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 인공지능과 맞춤법 검사 도구의 만남
그래머리의 핵심은 '250개의 문법'입니다. 그래머리에 의해 정의된 250개의 문법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입력한 글의 틀린 표현이나 어색한 단어를 찾아줍니다. 게다가 더 나아가, 문맥상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수정을 제안하거나 새로운 어휘 사용을 제시해주기도 합니다.
▲ 그래머리를 통해 영문 맞춤법을 검사하면 틀린 부분에 대해 수정을 제안해준다
그래머리의 맞춤법 검사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서 점점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머신 러닝을 통해서 문법적으로 입증된 영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면서 '잘 써진 영문' 샘플을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이 개발했던 알파고가 바둑 대국을 위해 3,000만 개의 기보를 학습하며 '이기는 방법' 을 배운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인공지능과 만난 그래머리는 이 덕분에 일반적인 사전이나 번역기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교정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신조어의 경우도 무조건 오류라고 내뱉지 않습니다. 신조어가 쓰인 다른 영문과의 비교를 통해 많이 사용되는 단어로 인식되는 경우에는 오류 표시를 하지 않습니다. 점점 더 맞춤법 검사가 온라인상에서 생산되고 있는 보편적인 영문글과 흐름을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맞춤법 검사는 물론 '원칙'에 의해 운영이 되어야 하지만 '최신성'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경험해본 맞춤법 검사에서는 몇 년전부터 쓰여지고 있는 신조어나 기술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류'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나온 화법이 고려되지 못한 것도 자주 목격했습니다. 예를 들면, SNS 업로드용으로 해시태그와 태그를 섞어가면서 글을 쓸 때가 있는데, 이때 해시태그와 태그를 '오류'로 인식해서 모두 경고를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모두, '최신성'이 가미되지 못해 벌어지는 맞춤법 검사 오류입니다.
그래머리는 맞춤법 검사의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도, 맞춤법 역시 최신의 글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작년 7월까지 1억 달러 이상을 인공지능 기술에 투자했습니다. (참고 : Grammarly, With $110 Million, Brings Artificial Intelligence to Writing) 인공지능을 통해 최신 영문 콘텐츠를 계속 학습하고 있으며, 최대한 '젊은' 번역기가 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머리 CEO Brad Hoover는 인공지능 기술과 그래머리의 만남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USING ARTIFICIAL INTELLIGENCE TO HELP PEOPLE WITH THE SUBSTANCE AND CONTENT OF WHAT THEY WRITE"
- BRAD HOOVER, TECHCRUNCH
사용자들이 자신의 적은 것의 핵심과 콘텐츠를 잘 알릴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인력 투입과 알고리즘 개선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맞춤법 검사 도구와 기술이 만나 보여지는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그래머리가 '맞춤법 검사기' 라는 도구성 서비스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유료 BMbusiness model을 갖추며 700만 가까운 DAUDaily Active User : 매일 활성화되는 사용자 수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점은 사용자가 영문을 작성하는 '접점'을 공략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머리는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MS Office App이 출시되어 MS Office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영문을 작성할 때 맞춤법 검사를 바로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래머리는 구글 크롬 익스텐션 프로그램으로도 존재합니다. 사실, 그래머리는 구글 크롬 익스텐션 프로그램을 출시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구글 크롬이 브라우저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나가게 되자 크롬 브라우저에서 바로 맞춤법을 검사할 수 있는 그래머리 익스텐션 앱의 인기도 함께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크롬을 이용하여 구글 문서에서 글을 쓰거나 페이스북에 피드를 올릴 때에도 글 작성과 동시에 맞춤법을 검사할 수 있게 되면서 '필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 그래머리 구글 익스텐션 앱
▲ 그래머리 크롬 익스텐션 앱을 설치하면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할 때의모든 텍스트 영역에서 맞춤법 검사를 바로 할 수 있다. (출처 : ScottAllen.com)
뿐만 아니라, 메일을 작성할 때도 그래머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메일을 작성하면서 즉각적으로 문법적인 오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영문으로 메일을 보내는 어떤 사용자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매일 영문 메일을 보내는 사용자라면 그래머리를 설치해 놓아야 할 이유가 명확히 생기게 되고 도구성 유틸리티가 필요한 모든 순간에 그래머리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합니다.
▲구글 크롬 익스텐션 앱을 설치해주면 Gmail로 영문 메일을 쓸 때 맞춤법 검사 결과를 바로 보여준다
▲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짚어주고,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지를 함께 제안해준다.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급격한 디바이스 변화를 이룰 때, PC 기반의 모든 기업이 그랬듯이 그래머리도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문법을 지켜가며 잘 쓰고 싶은 글은 여전히 컴퓨터를 활용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PC 기반으로 지속적인 제품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이 예상은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렇다고 그래머리가 모바일 시대를 잘 대비하지 못한 것도 아닙니다. iOS와 안드로이드 키보드를 각각 출시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메일을 보낼 때도 그래머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컴퓨터 및 스마트폰으로 영문을 작성하는 모든 경우에 그래머리를 만날 수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iOS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그래머리 키보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문장을 타이핑하는 동시에 맞춤법을 검사해준다.
도구형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그 기능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 그 역할을 충실히 다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편리성과도 연결됩니다. 도구형 서비스 대부분은 혹 할 만한 기능은 가지고 있는 편리성을 놓치면서 결국은 쓰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좋은 기능이라면 사용자는 몇 번의 클릭이 필요하더라도 감수할거야, 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능이라도 불편하면 사용하지 않게됩니다.
그래머리가 좋았던 점은,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모든 순간에 함께 있다는 점입니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하면서 글을 쓰는 모든 '순간'에 그래머리는 함께 합니다. 익스텐션 앱만 설치되어 있다면 구글 크롬 브라우저의 텍스트 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는 순간, 바로 맞춤법을 검사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편한데, 그래머리를 쓰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죠.
# 맞춤법 검사기가 '학습 도구'로 역할하다
맞춤법 검사는 어떻게 보면 일회성 서비스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문법 체크가 필요한 순간에만 이용하고 수정하고 나면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끝나게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머리는 거기서 더 나아가 '문법 학습 도구'로서의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우선, 그래머리를 통해 맞춤법을 검사하게 되면 전체 글에서 어떤 부분에서 문법적인 실수가 많은지 '통계'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 맞춤법 검사를 시행한 글에서의 전체적인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래머리는 일주일마다 메일로 위클리 리포트를 보내줍니다. 이 메일에는 다른 사용자 대비 문법적으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또는 어떤 부분에서 실력이 향상 되었는지 알려줍니다. 자신의 객관적인 문법 실력을 '맞춤법 검사' 서비스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 프리미엄 사용자에게 보내지는 Weekly Report. 지속적인 맞춤법 검사를 통해 얼마나 많이 영문으로 글을 섰는지, 어느정도 실수를 했는지, 얼마나 돋독창적인 어휘력을 구사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출처 : https://reallygoodemails.com/promotional/email-digest/grammarly-weekly-report/)
5] Grammarly premuim 프리미엄 버전사용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