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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라쿠배..? 당토!

이재훈

2024.04.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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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라쿠배'당토'

비록 지금은 예전만큼 잘 사용되지 않는 용어이지만,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이 용어는 열풍에 가깝게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좋은 개발 문화와 높은 대우를 해주는 것으로 유명한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이 용어는, IT 업계 내에서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선망의 기업들로 꼽히곤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합니다.)


DALL-E3 생성 (편집 : 이재훈)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네카라쿠배'와 '당토'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요. '네카라쿠배'에 속한 기업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반면, '당토'의 경우 유망한 비전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회사라고 보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이 초기 적자를 감수하며 성장해 가는 과정은 일반적이지만, 이들의 경우 그 기간이 기약 없이 늘어지면서 의구심이 점점 커지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힘든 싸움을 이어가던 두 기업이 올해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동시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먼저, 당근은 창사 8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발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흑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광고 수익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광고 수익에만 의지하는 매출 구조가 흑자 전환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음에도, 결국 광고 성과의 최적화를 통해 흑자 전환을 이끄는 뚝심을 보여주었습니다. 

 

ⓒ 당근
 

토스 역시 2023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함과 동시에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39%를 줄이는 긍정적인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간편 결제와 광고 서비스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며 결실을 맺고 있고, 영업손실은 감소시키며 안정적인 성장 궤도를 그리고 있는데요. 내년 IPO가 예정돼 있는 만큼, 더욱 고삐를 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서비스는 사람이 모이면 그 자체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주었습니다. 특히, 사람을 모으는 방식에 있어서 '중고 직거래'와 '쉬운 송금'이라는, 그동안 주류라고 볼 수 없었던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공을 거뒀다는 데에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들의 성장을 통해 우리는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갖춰진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서도 개선할 수 있는 뾰족한 포인트는 분명히 존재하며, 설령 지금까지 사람들이 필요로 하지 않았던 니즈라도, 서비스를 만들어 필요를 강요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토'네카라쿠배가 되려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전략으로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는 두 곳이지만, 다음 성장 방식으로는 전혀 다른 방법을 택했습니다. 당근은 수직적 성장을, 토스는 수평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당근
 

먼저 당근을 살펴보면, 이번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그 수준이 여전히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기업가치 3조 원)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 광고 수익이 흑자 전환에 큰 역할을 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비즈니스 모델을 한 가지에만 의존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는데요. 당근은 이 문제의 해결책을 글로벌화에서 찾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2019년 '캐롯(Karrot)'이라는 이름으로 영국에 첫 발을 디딘 당근은 현재 캐나다, 미국, 일본 등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하이퍼로컬 플랫폼의 시험 무대로 삼으며 최적의 방식을 연구하고, 이를 해외로 이식하며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무대가 커지면 광고 수익 역시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 비바리퍼블리카(편집 : 이재훈)
 

토스는 당근과 반대로 해외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있으며, 그 힘을 모아 한국에서 독보적인 슈퍼앱을 만들기 위한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의 첫 단계는 금융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완성도를 살펴보면, 토스증권의 경우 서비스 출시 3년 만인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토스뱅크 역시 올해 흑자 전환이 기대될 만큼 안정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페이 부문은 아직 적자 폭이 크지만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보험 부문은 현재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언제든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상태로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금융지주의 구색을 갖추어 가고 있는 토스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이 모든 것들을 토스라는 하나의 앱 안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구축해 놓았다는 것입니다.  

 
ⓒ 각사 (편집 : 이재훈)
 

금융계에서 슈퍼앱 전략은 과거부터 여러 금융지주들이 도전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이상적으로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는데요. 토스의 경우 다른 금융지주의 다르게 '先슈퍼앱 구축, 後구색 맞추기' 전략을 펼치는 중이기 때문에 목표 달성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입니다. 토스가 이 목표를 달성한다면, 그 자체로 굉장한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더해 커머스, 통신 등의 비금융 분야로의 확장을 타진하며, 전천후 슈퍼앱의 진용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네카라쿠배당토'의 막내 격인 '당토'의 상황을 분석해 보았는데요. '당토'의 이러한 성장이 얼마나 멀리까지 이어질지, 과연 형님 기업들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게 될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위 글은 'Tech잇슈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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