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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예술, 키네틱 아트가 펼치는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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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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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s between art and engineering exist only in our minds" – Theo Jansen


키네틱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체험 아이템 / 출처 : (주)상화

 

키네틱 아트, 너의 이름은?

키네틱 아트(Kinetic art)는 움직임을 뜻하는 ‘키네틱(Kinetic)’과 ‘예술(Art)’의 합성어로, 쉽게 말해 ‘움직이는 예술’입니다. 키네틱 아트는 반드시 ‘실재적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요. 작품이 움직이는 듯 시각적 환영을 일으키는 ‘옵티컬 아트(Optical art)’나 영상으로 움직임을 재생하는 ‘비디오 아트(Video art)’와 엄연히 다르죠. 키네틱 아트를 조금 더 자세히 정의하자면, ‘기술과 예술의 융합으로 작품에 물리적인 움직임을 작용해 새로운 미학적 경험을 제시하는 예술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키네틱 아트의 등장

키네틱 아트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20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산업혁명과 함께 다양한 기계가 발명됐고, 이에 영감을 받은 예술가들이 모여 ‘미래파’를 형성합니다. 이들은 ‘기계적인 역동성’이 현대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1920년, 나움 가보(Naum Gabo)와 니미아 페브즈너(Neemia Pevzner)가 작성한 <리얼리스트 선언>에서 ‘키네틱’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다만, 당시의 키네틱 아트는 대부분 단순한 모터 동력이나 자연 에너지(바람, 빛)을 이용한 한정된 움직임을 구현하는데 그쳤죠.

 

⭐척! 하는 꿀팁

키네틱 아트 최초의 작품으로 마르쉘 뒤상(Marcel Duchamp)의 <Roue de bicyclette (자전거 바퀴), 1912>와 나움 가보(Naum Gabo)의 <Kinetic Construction(Standing wave), 1919>을 꼽아요. 특히 나움 가보의 작품은 전기 동력을 사용해 강철 막대로 구성된 구조물을 움직인다는 점에서 현대적인 키네틱 아트의 원류로 볼 수 있어요

 

 

(좌) Naum Gabo <Kinetic Construction>  / (우) Marcel Duchamp <Roue de bicyclette>  

 

키네틱 아트의 전성기는 현재진행형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빌딩 앞 <망치질하는 사람(Hammering man)>을 보신 적 있나요? 이 작품은 조나단 보로프스키(Jonathan Borofsky)의 연작 중 하나로, 대표적인 키네틱 아트 작품 중 하나입니다. 거대한 사람의 팔에 모터가 달려, 매일 1분에 한 번씩 망치질하는데요. 이는 ‘노동의 숭고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죠. 전 세계 11개 작품이 있으며, 우리나라에 설치된 작품이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죠. 키네틱 아트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21세기의 다 빈치’라 불리는 테오 얀센(Theo Jansen)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는 1990년부터 자연으로부터 동력을 얻어 스스로 움직이는 <해변동물(Strandbeest)> 연작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자신의 작품을 ‘아니마리스(Animaris)’라 명명하고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닌 ‘기계 생명체’라 표현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키네틱 아티스트로는 최우람 작가가 있습니다. 최우람 작가는 금속 재료와 LED와 같은 발광체 등을 사용하여 살아있는 듯한 기계 생물체를 창조합니다. 최우람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 2013년>, <작은 방주, 2022년> 등이 있습니다.


(좌) Theo Jansen <Strandbeest>, 출처 : strandbeest.com / (우) Jonathan Borofsky <Hammering man>

키네틱 아트의 진화는 어디까지?
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대미를 장식한 성화 점화식을 기억하시나요? 거대한 금속 구조물이 춤을 추며 성화의 빛을 곳곳에 퍼트리며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죠. 이는 미국의 키네틱 아티스트 ‘안토니 하위(Anthony Howe)’의 작품으로, 태양이 빛을 뿜어내는 듯한 움직임을 구현한 것이라 합니다.

2016 리우올림픽 성화 퍼포먼스 / 출처 : 셔터스톡

키네틱 아트가 대중 문화의 영역으로 스며든 것도 바로 이즈음인데요. 2010년대 LED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며, 디스플레이의 움직임을 활용한 키네틱 디스플레이 아트가 다수 등장하게 되었죠. 특히 삼성을 비롯한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키네틱 아트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키네틱 디스플레이 기술은 방송에도 적용된 사례가 있는데요. 2016년 MBC는 선거 개표 방송에서 로봇이 디스플레이를 움직이며 선거 현황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죠.

2016년 키네틱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MBC 선거 개표 방송 영상 / 출처 : (주)상화 

키네틱 아트는 더 다양한 공간에 접목되며,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2021년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 키네틱 아트 전시 <소망의 빛, 풍화>를 선보여 많은 고객의 발길을 이끌었고, 이후 2023년 더현대서울에도 대형 플라워 키네틱 아트 전시물을 설치했죠. 지자체도 공공 미술의 일환으로 키네틱 아트를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요. 2023년 서울시가 버려진 주차램프 공간에 키네틱 아트 작품을 전시한 <도킹 서울>을 선보였으며, 이 프로젝트는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CES, MWC 등 국제 전시회에 키네틱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전시 아이템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어요.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는 만큼, 키네틱 아트의 활용성은 더 높아질 것 같네요. :)


 (주)상화가 발행하는 <마스레터>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에 대해 탐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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