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브랜딩

Oatly Careers: 채용 홈페이지에 개성을 담으려면 이 정도는 돼야지

에이치웨이브

2024.07.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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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Oatly 채용 홈페이지, 대체 어떻길래?
  • ‘건방진’ 채용 홈페이지, 왜 먹힐까?
  • 채용 홈페이지, 개성이 정답일까?

 

이 글은 에이치웨이브 인사이트 채널 '리크루팅갤러리'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채용브랜딩 전문기업 HWAVE(에이치웨이브)입니다. 

오늘은 재미있고 참신한 채용 홈페이지 사례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여러분, 혹시 Oatly를 아시나요? 

 

 

Oatly라는 이름은 모르더라도, 이 음료를 편의점에서 본 기억은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건강, 환경 및 동물권 보호 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비건 귀리 음료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죠. 그 중 Oatly는 귀리 음료 브랜드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은 우리가 익히 착하고 ‘무해한’ 기업으로 여기곤 하죠. 그리고 모두가 방심한 바로 그때, Oatly의 채용 홈페이지가 대반전을 선사합니다.

 

 

Oatly 채용 홈페이지가 대체 어떻길래?

 

 

 !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Oatly에서의 커리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Oatly의 채용 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화면은, 다름 아닌 경고문입니다.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는커녕, 검은색 볼드체의 경고문으로 마치 Oatly가 위험한 곳이기라도 한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추고 작은 글씨를 마저 읽어나가면…

 

*주의: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 시 Oatly의 이용 약관과 Oatly와 미래에 함께할 가능성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며, 이 사이트를 굳이 배배 꼬아둔 사람들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 진입하는 것은 귀하의 채용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는 채용 공고로 대피하라는 듯 출구를 제시해줍니다. Oatly의 안내를 따라가면 글로벌 기업답게 세계 지도와 함께 각 지사의 채용 공고를 한데 모아 볼 수 있죠.

 

 

다시 메인 페이지로 돌아와, 이번엔 채용 공고로 나가지 않고 스크롤을 계속 내려보죠.

 

주의: 이 사이트는 당신에게 지나치게 자극적일 수도, 심심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환영합니다.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과는 달리, 읽으나 마나 한 당연한 소리를 적어뒀군요.

 

경고: 우리는 변화라는 가치 위에 세워진 회사입니다.

창립된 1994년 이래, 우리는 지구의 자원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도 
모두가 더 잘 먹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시중에 가장 지속 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에 지원하여 
이 제품들을 한 단계 발전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싶은 것이 진실로, 분명히, 틀림없이 확실합니까?

 

경고의 탈을 썼지만, 알고 보면 Oatly사의 미션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죠. 여기서 Oatly는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줍니다.

 

네, 채용 중인 공고를 보여주세요.
아니요, 절 내보내주세요. 

 

‘네’를 클릭하면 앞서 봤던 채용 공고로 연결되고, ‘아니요’를 클릭하면…

 

 

짧은 Oatly 소개 영상을 보여주며 한 번만 설득할 기회를 달라며 붙잡습니다. 이 회사에 채용되어 커리어가 시작될지도 모른다며 으름장 놓던 Oatly가 맞나 싶을 만큼 달라진 모습입니다. 

소개 영상은 “Oatly가 뭐야?”라는 질문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답변을 담고 있는데요. 솔직히 모른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학이고, 예술이고, 세계정복… 뭐 그런 거일걸요?”라며 모르는 게 뻔한데도 아는 척 얼버무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에 결국 Oatly의 CEO인 Toni가 직접 등판하죠.

 

“Oatly는 변화의 수단입니다. 우리 회사는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Oatly는 갓 태동된 하나의 운동입니다.”

 

자, Oatly의 최후의 어필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와우, 생각이 바뀌었어요.

됐고, 보내달라니까요.

 

와우, 생각이 바뀌었어요.’를 누르면 어디로 연결될지 이제는 예상이 되시죠? 맞습니다. 채용 공고 페이지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절절히 붙잡을수록 괜히 한 번 거절해보고 싶어지기 마련 아니겠어요? 매정하게 ‘됐고, 보내달라니까요.’를 한 번 눌러볼까요?

 

 

축하합니다. 당신은 신념에 충실하기로 결정했고, 우린 그걸 존중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언제 붙잡았냐는 듯 축하까지 해주며 쿨하게 보내주네요. 헛웃음이 나오면서도 붙잡지 않으니 되려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한 번 더 메인 페이지로 돌아옵니다. 스크롤을 더 내리면 이제는 반가운 주의를 주는데요.

 

 

주의: Oatly는 다음의 가치들로 인한 직접 또는 간접, 우연 또는 필연적 피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1.  우리는 우리가 먹을 것을 길러야 한다고 믿습니다. 가축이 먹을 것을 길러 먹이고, 그 뒤에 가축을 먹는 것이 아니라요. 이는 곧 영양소는 최대한으로, 환경 파괴는 최소한으로 가져다주는 상품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우리 모두는 — 종교, 국적, 인종, 젠더, 성 지향성, 가정 형편, 혹은 네일 컬러에 상관없이 — 동등합니다.

3.  지구와 그곳에 사는 인류의 안녕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이익 추구는 범죄와도 같습니다. 기업에겐 정치인 못지않게 이 세상 누구나가 바라는 사회를 만들어갈 책임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주의!”라는 문구로 시선을 끈 뒤 본론인 Oatly의 핵심 가치에 대해 설명합니다. 자칫 뻔하고 재미없을 수 있는 핵심 가치 내용을 똑똑하게 전달했네요.

 

 

이어서 다음엔 Oatly의 일 문화를 ‘입장 조건’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합니다.

 

 

입장 조건:

-구매 불필요-

자신의 아이디어를 모두 공유할 용기와, 동료의 아이디어도 똑같이 존중하는 예의를 지닐 것

말해야 한다는 강박은 버리고 침묵에도 편안함을 느낄 것

실수에 관대해지고, 실수를 인정하고, 성장의 기회로 삼을 것

발빠르게 행동하며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할 것

두려움을 다스려 긍정적인 동력으로 삼을 것

스스로 판단할 것

 

 

‘건방진’ 채용 홈페이지, 왜 먹힐까?

 

Oatly의 채용 홈페이지는 “건방지고(cheeky)” “불손하다(irreverent)”는 찬사(?)를 받습니다. Oatly의 대담한 채용 홈페이지는 어떻게 구직자들과 채용 브랜딩 전문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을까요? 그건 이렇게나 ‘건방지고 불손한’ 태도야말로 Oatly답기 때문입니다. Oatly는 그냥 착한 기업이 아닙니다. Oatly는 그들 자신을 ‘겁대가리 상실한’ 착한 기업으로 셀프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이를 잘 설명하는 일화들을 소개해드릴게요. Oatly는 일전에 스웨덴 낙농협회에게 소송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도화선이 된 것은 “It’s like milk but for humans.”라는 도발적인 슬로건이었죠. 기존의 우유는 사람을 위한 게 아니라는 듯한 뉘앙스를 전달한다는 것이 스웨덴 낙농협회 LRF Mjölk의 주장이었습니다. Oatly는 이 소송에서 보기 좋게 패소했습니다. 위기의 순간, Oatly는 오히려 소송 내용 전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합니다. 한 술 더 떠서, 그들이 Oatly에 위기의식을 느껴서 금전적 우위를 이용해 고소한 거라는 내용의 유료 광고까지 내걸며, 낙농업계 기득권 세력에게 핍박받는 언더독 이미지까지 가져갔죠. 이뿐만 아니라, CEO가 귀리밭 한가운데에서 “Wow~ No cow~”를 55초간 열창한 2021년 미국 슈퍼볼(Super Bowl) 광고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Oatly의 발칙한 매력을 널리 알렸습니다.  이런 배짱 있는 대응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 Oatly를 대대적인 마케팅 효과, 심지어 브랜딩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업계의 터줏대감들과 계급장 떼고 맞짱 뜨는 Oatly, 그야말로 용감과 무모 사이를 넘나드는 행보입니다. 자, 이제 ‘겁대가리 상실한 착한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좀 이해가 되시나요? 이렇게 솔직하고 유쾌한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기업이었기 때문에 ‘건방지고 불손한’ 채용 홈페이지가 기존의 고용주 이미지와 완벽하게 일치했던 겁니다. 일관성 있는 태도는 브랜드 내러티브를 확장시켜 고용주에 대한 이미지를 구직자에게 확실히 각인시키죠. 채용 홈페이지를 가교 삼아 브랜드로서Oatly가 기존에 지니고 있던 이미지를 채용 영역에까지 확장시킨 덕분에, 직장으로서의 Oatly도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직장으로 인식될 수 있었습니다.

 

 

채용 홈페이지, 개성이 정답일까?

 

그러면 모든 기업이 Oatly처럼 개성 있고 참신한 채용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뻔한’ 채용 홈페이지에도 장점은 있습니다. 뻔하다는 것은 곧 예측하기 쉽다는 뜻이죠. 원하는 정보가 명확한 구직자에겐 필요한 내용만 빠르게 훑어보기 쉬운 ‘뻔한’ 채용 홈페이지를 선호할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기업이 Oatly처럼 유머러스한 채용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Oatly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도리어 유머는 가벼움이 되고, 기업이 본래 지닌 안정감, 체계성 등의 매력은 드러나지 않을 겁니다.

 


Oatly 공동 회장의 얼굴을 훼손하거나 변형하지 마시오

 

Oatly 공동 회장의 얼굴을 훼손하거나 변형하지 마시오

 

반대로, Oatly가 일반적인 기업 채용 페이지처럼 단정하고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전달하려 했다면 어땠을까요? Oatly의 매력이 절반도 전해지지 않았겠죠. 심지어는 일관성 없는 스토리텔링에 구직자들의 신뢰를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매력적인 채용 홈페이지 브랜딩을 위해서는 기업 또는 브랜드의 대외 이미지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브랜드 이미지를 영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알고 보면 Oatly 채용 홈페이지에도 채용 홈페이지가 담아야 할 내용은 빠짐없이 전부 들어있습니다. 채용 공고는 물론 기업의 미션, 핵심 가치부터 조직 문화, 심지어 기업 소개 영상까지. 개성 있게 표현하면서도 내용은 기본을 따랐기 때문에 비로소 개성 있으면서도 구직자에게 필요한 정보도 담긴 친절한 채용 홈페이지가 될 수 있었던 거죠. 그러니 Oatly의 사례에서 우리가 진정 배울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유머가 아닌 고용주의 아이덴티티와 구직자 친화성 사이의 균형이 아닐까요?

 

 


 

오늘 소개해드린 Oatly의 채용 홈페이지 사례, 어떠셨나요? Oatly의 채용 홈페이지를 직접 방문하셔서 텍스트로는 다 담기지 않는 Oatly만의 발칙한 유머와 신념을 느껴보시길 권해요! 분명 우리 기업의 채용 홈페이지 브랜딩을 위한 유용한 인사이트가 될 테니까요.

그럼 모두가 채용 브랜딩하는 그 날까지, 에이치웨이가 다채로운 인사이트로 찾아뵙겠습니다! 

 

[참고자료]

https://careers.oatly.com/

https://www.youtube.com/watch?v=GDIHgyV98Jk

https://brunch.co.kr/@kkw119/306

https://www.superookie.com/contents/60939ae78b129f6f102be3b9

https://bwissue.com/coffeestory/2112254

https://www.mobiinside.co.kr/2021/03/26/oatly/

https://www.airmeet.com/hub/blog/decoding-employer-branding-companies-in-focus/

https://rideshotgun.co.uk/blog/employer-brand-examples/

https://www.aihr.com/blog/employer-branding-examp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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