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숏폼만 보는 줄 알았는데… 📕텍스트 열풍?!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1년에 책을 1권 이상 읽은 성인 비율이 2013년 약 73%에서 2023년 43%로 감소했다고 해요.
성인 약 60%는 아예 책을 읽지도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Z세대(19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세대) 사이에서 독서가 힙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독서는 섹시하다?!
(출처=The Guardian)
올해 초 영국의 가디언은 실제로 ‘독서는 섹시하다’라는 제목과 함께 영국 Z세대가 다시 종이책에 주목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어요.
‘텍스트힙(Text Hip)’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는데요. ‘텍스트힙’은 ‘글자’를 뜻하는 ‘Text’와 ‘멋있다’라는 뜻의 ‘Hip’을 결합한 단어입니다. 독서를 통해 멋을 표현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을 드러내고자 하는 Z세대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죠.
수원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
텍스트힙은 늘 ‘새로운 문화’와 경험 소비를 추구하는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고 해석해볼 수 있어요. 기성세대에게는 당연하고 익숙한 텍스트가 디지털 네이티브인 1020에게는 오히려 색다르게 와닿을 수 있다는 접근인데요.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독서라는 희소한 행위를 하고 있다는 만족감과 자기 과시적 욕구가 섞여 텍스트힙이 새로운 놀이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죠.
🤳인플루언서가 견인하는 텍스트힙 인기
한편, 인플루언서들이 텍스트힙 문화 유행에 한몫하는 중인데요. 인플루언서의 독서 취미 언급의 영향으로 최근 SNS 상에 책 표지나 책을 쌓아둔 감성 사진을 올리며 자신만의 독서 취향과 애정을 표현하고 있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처=유튜브 ‘TEO 테오’)
지난 5월 유튜브에 출연한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최근 읽었다고 소개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공개 직후 교보문고 구매가 전월 대비 2배 이상 늘기도 했죠.
(출처=유튜브 ‘HYBE LABELS’)
이 밖에도 뉴진스 멤버 민지가 ‘버블검’ 뮤직비디오에서 읽던 ‘순수의 시대’, BTS 멤버 RM이 읽은 책 ‘다시, 그림이다’ 역시 아이돌이 읽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최근 20대 독서 트렌드는 인기 있는 연예인 및 유튜브 채널 영향이 크며, 영상에서 짧게 접한 책을 정독하고 싶다는 수요와 SNS에 인증하고 싶다는 욕구가 맞물린 것 같다”고 설명했어요. 텍스트힙 문화에 대해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과시 행위일 뿐이며, 짧게 유행하고 말 것이라는 의견도 있죠.
🤔텍스트힙…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반대로, 독서와 텍스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음을 반증하는 사례들도 있어요.
(출처=한국경제)
지난 6월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한 15만 명의 관람객이 몰렸습니다. 그 중 대다수는 2030 젊은 세대였다고 알려졌죠.
또한 메타의 텍스트 기반 SNS ‘스레드’는 SNS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전년 대비 약 170% 증가한 스레드의 월간활성사용자수(출처=더스쿠프)
스레드 이용자의 60% 이상이 1020세대였다는 점과 텍스트에만 집중했던 스레드가 SNS 중 홀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점은 꽤나 유의미해요.
일각에서는 텍스트힙의 유행을 디지털 피로감 극복을 위한 이른바 디톡스 수단으로 보기도 해요. 시선을 끌기는 쉽지만 그만큼 휘발성이 강해 공허함을 남기는 숏폼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낀 MZ세대가 글자 중심의 플랫폼을 선호하기 시작했을 것이라는 맥락이죠.
한동안 외면 받았던 독서 문화와 텍스트 중심 콘텐츠, 텍스트힙 유행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문화로 정착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