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퍼포먼스 마케터로서 능력을 더 발휘하기 위해서는 MD 역량 혹은 콘텐츠 제작자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얼마 전 동료 분이 "소재는 중요하지만 그 소재들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구조를 세팅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마케터가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2. 광고소재는 매출을 내기 위한 일종의 연료이다. 광고비와 광고소재가 혼합되어 매출=출력을 만든다. 여기서 소재가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것은 사실이나, 미디어커머스 초창기처럼 사람들이 광고를 보자마자 사는 것도 아니고, 우수소재의 판정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소재가 끊임없이 제작되거나, 혹은 한정된 소재로 일정 기간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이 소재를 어떻게든 쥐어짜거나, 성과를 정확히 판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3. 때문에 기본적으로 퍼포먼스 광고채널 담당자들의 제 1 목표는 광고시스템 운영을 통해 목표지표 달성을 해내는 것이고, 세부적으로는 연료가 제대로 쓰이는지를 체크하고 연료의 연소를 원활하게 돕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서 내가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몇가지 있다. 메타 위주의 경험담이니 범용성은 떨어질 수 있다.
a.머신러닝 최적화, 테스트 활성화는 목표가 아니다.
머신러닝 최적화를 절대적 가치 내지는 변명으로 내세우며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성과 개선에 있어서도 AB테스트가 유효한 결과를 만들기 어려운데도 테스트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경험상 머신러닝이 최적화될 경우 개선되는 것은 안정성이지 효율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경우는 잘 없었다. AB테스트도 마찬가지다. 개선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다. 우리가 광고를 운영하는 목표는 고효율 달성이지, 최적화 달성이 아니다
예를 들자면 150%짜리 광고라 할지라도 어떤 날은 우연하게 300%를 찍을 수도 있고, 50%를 찍을 수도 있다. 예산을 밀어넣어 7일간 50건을 맞췄을 경우 이 광고의 효율은 아마 100~160% 선에서 안정된 효율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고효율을 만들지는 못한다. 왜냐면 머신이 대행해주는 것은 광고 반응의 최적점을 찾아주는 것이지, 없던 매출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테스트도 마찬가지다.
광고 시스템의 특성을 이해하되, 머신러닝을 이렇게 바라보게 되면 광고 캠페인의 목적이 단순히 러닝 완료가 아니라. 목표 효율을 달성하기 위한 것임을 되새겨 볼 수 있다. 역으로 말하면 성공적 소재는 러닝 이전에 이미 목표를 달성한다. 이때는 러닝 최적화가 문제가 아니라 어느 시점에 예산을 폭발적으로 밀어넣느냐가 핵심이 된다. 반면 러닝이 아무리 원활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설득력을 근본적으로 높이진 않는다.
b.주어진 예산 규모와 시간에 맞춘 캠페인 운영 유연성
논타깃팅은 대부분 올바른 방향이지만 이를 통해 타깃을 찾아오는 시간을 감내하기 어려운 브랜드도 있을 수 있다. 예산을 초기부터 일 50만원씩 쓸 수 있는 브랜드와 10만원을 조심스럽게 써야 하는 브랜드가 캠페인을 세팅하는 방법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브랜드에서는 간단한 몇가지 테스트 후 차라리 지정 타깃팅을 통해 결과를 빨리 뽑아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리타깃팅이나 유사타깃팅도 이제는 논타깃에 많이 포함됐다고는 하나. 논타깃의 일부로서 움직이기 보다는 한시적으로 효율을 내기 위해 운영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예산을 집중해서 쓰는 게 맞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다캠페인 소액운영으로 리스크를 최소화 해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브랜드 상황에서 필요한 성과가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거기에 맞춰 캠페인의 유연성을 가져가는 것이다.
원칙보다는 유연한 대응이 좀 더 중요하다.
c.중하위권 소재들의 성과판정을 좀 더 면밀히 진행.
소재가 잘 돌아간다는 전제 하에 보통 상위 1-3개 소재들에 성과가 몰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그 이하의 소재들은 이제 안되는 소재인 것인가? 위에 말했듯 퍼마들은 소재들의 가능성을 마른오징어 물 짜듯 최대한 짜내야 한다.
성과 상승으로 인해 확보된 예산의 여유를 활용해 하위권 소재들에 대한 별도 캠페인을 생성해 소재를 테스트해보고. ctr이나 댓글 반응 등의세부지표를 보면서 가능성이 더 없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당연히 많은 경우 중하위권은 초반 고성과만큼의 성과가 안날 수도 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성과가 개선되기도 하고. 별도 편성 시 그에 준하는 효율을 내기도 한다. 우리가 하루에 몇억씩 쓰는 브랜드가 아닌 이상 한 캠페인이 도달하는 소비자는 전체 타깃에서 매우 극소수고. 이 판정 한번을 시장의 전체 반응으로 간주하면 의외로 많은 소재를 놓칠 수 있다.
d.광고 어카운트 매니져의 어드바이스는 적당히 필터링하기.
많은 스몰브랜드들에게 메타/구글의 어카운트 매니져나 마케팅 담당자 배정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인하우스 때나 프리랜서 때나 이 분들의 어드바이스를 너무 그대로 따르지는 말라고 말씀드리고 있다. 실제 브랜드의 성과와 배치되는 경우도 많았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서로 목적이 다르다 (광고비 증액, 학습 증대 / 매출 증대)
: 당연히 담당 브랜드의 성과 증대가 광고비 증액으로 이어지기에 이들 또한 광고주의 성공을 바란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단기적이건 장기적이건 여러 상품을 사용하여 광고비를 늘리는 것이며 이와 동시에 광고시스템에 최대한 많은 레퍼런스를 학습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상품. 콘텐츠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것이라고 나는 보고 있다.
-광고 시스템 전체의 경향 / 평균치와 우리 브랜드의 경향이 다를 수 있다.
: 모든 브랜드의 케이스를 세세하게 살펴 볼 수 없고 시스템에서의 성공사례는 대형 광고주들의 케이스가 결부된 경우가 많다. 담당자가 ‘ASC를 통해 평균성과가 15%늘어났다’라고 한다면 그건 크고 작은 여러 계정의 평균치이지. 우리 계정에서는 어떤 성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주의깊게 원리나 경향을 파악하고 적절히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고로 진입한 이후의 단계에 대해서는 개선해줄 수 없다.
: 우리 브랜드 몰에 진입한 후의 액션들과 광고는 어떤 연관이 있을지. 자사몰 광고가 측정되지 않는 매출로 흘러들어가는 경우는 어찌해야 하는지는 광고시스템의 논외 단계이다. 그러나 이 단계의 성과의 최소 20% 이상을 결정한다. 머신러닝이 고효율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과 동일한 원리이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퍼포먼스 채널 캠페인을 잘 운영하는 것이 성과를 드라마틱하게 개선해주는 시대는 점점 저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유연한 대응과 소재의 가능성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세팅. 여러 테스트를 통해 성과 증대의 가능성을 찾는 것은 한동안 마케터가 끊임없이 가져가야 할 업무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을 통해 개선할 여지도 여전히 많다.
이를 위해서는 목표로 해야 하는 효율이 현실적으로, 그리고 최대 얼마가 되어야 하는지 정리하고 이를 위한 액션들을 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300%를 내야 한다면 300%가 나올 때까지 더 근원적인 요소를 찾아 개선하고. 부스팅 할 수 있는 캠페인 구조를 고민해 봐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