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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힙은 계속된다, 필사와 책꾸✍️

문화편의점

2025.04.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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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책, '모순'에서 가장 좋아하는 글귀는 이것인데요.

'단조로운 삶은 역시 단조로운 행복만을 약속한다. 인생의 부피를 늘려주는 것은 행복이 아니고 오히려 우리가 그토록 피하려 애쓰는 불행이라는 중요한 교훈을 내게 가르쳐준 주리였다.' 

<모순>, 양귀자
 
저는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두었다가 타자를 쳐서 기록하는 편이에요. 구독자님은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어떤 식으로 남기시나요? 

 

✍️ 텍스트힙과 함께 부상한 트렌드, 필사
최근 출판계에서는 필사 관련 도서의 출간이 급증하고 있어요. 교보문고에 따르면 필사 관련 도서 출간이 증가 추세인데요. 작년에는 2023년에 비해 43.9% 증가했고, 올해에는 2월 기준 이미 25권이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연령 분포를 보면 20대와 30대가 52.1%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특히 20대의 비중이 작년 8.8%에서 올해 21.3%로,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도서 '헌법 필사' (출처=더휴먼)
 도서 '헌법 필사' (출처=더휴먼)

필사가 유행이 되면서 필사하는 구절의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지난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는 헌법 필사가 화두에 올랐어요. 혼란한 시국 속에서 헌법을 필사하면서 민주주의와 주권 등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했던 것이죠. 뿐만 아니라 밴드 그룹 ‘DAY6’의 가사를 필사할 수 있는 ‘DAY6 가사 필사집’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필사의 인기를 입증했어요.

문학동네 필사 이벤트 안내 이미지(출처=문학동네)
 문학동네 필사 이벤트 안내 이미지(출처=문학동네)
 

인스타그램에서도 필사 관련 콘텐츠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어요. '필사' 해시태그 게시물이 65만 건에 달하며, '필사노트', '필사스타그램', '필사챌린지' 등 다양한 해시태그로 사용자들이 자신만의 필사 경험을 나누고 있어요. 출판사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해 필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학동네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문장을 필사하고 '#43과작별하지않는다'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공유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에요.

 

💬 필사가 인기 있는 이유
필사의 인기 이유는 이전부터 계속 이어져왔던 ‘텍스트힙’ 트렌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극적이고 짧은 디지털 콘텐츠에서 벗어나 긴 글을 읽고 사유하는 행위를 추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책 속 구절을 옮겨쓰는 일이 MZ세대의 새로운 취미가 된 것인데요. 이렇게 필사는 디지털 시대의 피로감을 해소하고, 손글씨로 문장을 따라 씀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는 도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출처=pixabay)
(출처=pixabay)
 
필사 유행의 또 다른 이유로 꼽히는 것은 문해력 저하 현상이에요. 청년들의 문해력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를 극복하고 지적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필사가 유행한다는 건데요. 필사는 문해력과 어휘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 글쓰기 실력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도구죠. 인기 필사 책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의 제목을 보면 이같은 수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필사는 자기 표현의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필사하는 책의 종류와 문구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어요. MZ세대는 다양한 장르의 책을 필사하고 자신이 필사한 문장을 SNS에 공유하며 자신의 취향과 감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이제 책까지 꾸민다! 
필사와 더불어 '책꾸' 트렌드가 새로운 독서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책을 북커버, 스티커, 북마크 등으로 꾸미면서 다양한 독서 소품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데요.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북커버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195.1%, 인덱스·라벨 스티커는 93.3%, 북마크·책갈피는 42.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학동네 시인선 시리즈(출처=문학동네)
 문학동네 시인선 시리즈(출처=문학동네)

책꾸 트렌드 때문에 ‘꾸미기 좋은 책’들이 인기를 끌기도 하는데요. 표지에 여백이 많고 디자인이 단색으로 통일된 ‘문학동네 시인선’ 시리즈와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위픽’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에요. 특히 2024년 ‘문학동네 시인선’ 시리즈를 구매한 연령대 비율 중 20대가 31.8%를 보이며 그 인기를 입증했죠.

출판사들은 이런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디자인의 책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미래의창 출판사에서는 직접 ‘책꾸 리뷰단’을 모집하기도 했고, 문학동네는 책과 함께 스티커를 함께 증정하는 ‘책꾸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어요. 전문가들은 책꾸 트렌드 역시 ‘꾸미기 열풍’의 일환으로, ‘나만의 것’을 가지고 또 드러내보이고 싶어하는 MZ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트렌드라고 설명했어요.



오늘의 기획 상​품 | 세 줄 요약! 😉
✔️ MZ세대를 중심으로 필사 열풍이 확산되며 관련 도서 출간이 급증하고, 다양한 구절과 콘텐츠가 SNS를 통해 활발히 공유되고 있어요. 
✔️ 디지털 피로 해소, 문해력 향상, 자기 표현 욕구 등 다양한 이유로 MZ세대 사이에서 필사가 새로운 취미이자 자기계발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요.
✔️ 책을 꾸미는 ‘책꾸’ 트렌드는 MZ세대의 자기표현 욕구와 맞물려 출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독서 문화로 자리잡고 있어요. 

 

(🍱시락's view) 
디지털 피로와 과잉 정보 속에서 젊은 세대가 선택한 건 느리지만 자신만의 속도를 가진 텍스트 경험입니다. '개인화된 아날로그 경험'의 유행에, 끝은 과연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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