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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대만에서도 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요?

기묘한

2025.05.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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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5년 05월 07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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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쿠팡이 대만에서 자체 배송 기사를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보다 앞선 올해 1분기에는 월회비 NT$59(약 2,700원)로 무료 배송과 30일 내 무료 반품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 ‘쿠팡 와우’도 출시했죠. 이제는 본격적으로 대만 사업에 시동을 거는 모습입니다.

쿠팡이 한국에서 압도적인 입지를 만들 수 있었던 건 세 가지 핵심 무기 덕분이었습니다. 직매입 기반의 상품 구조, 자체 배송 인프라, 그리고 유료 멤버십. 이 모든 퍼즐이 이제 대만에서도 하나씩 맞춰지고 있는 셈입니다.

쿠팡의 전략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직매입으로 확보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자체 배송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합니다. 그리고 이 사용자 경험을 유료 멤버십과 연결해 고객을 락인(lock-in)시키고, 반복 구매를 유도하죠.

이 과정에서 쿠팡은 적자를 감수한 공격적인 운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를 실현하기 위해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가격과 배송 품질 경쟁력을 유지해 온 거죠. 하지만 고객당 매출이 올라가고 와우 멤버십 회원이 늘어나면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이 구조 속에서 쿠팡은 이익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상품과 물류를 모두 직접 운영하기에 가능한 모델이기도 했고요. 쿠팡은 이를 통해 경쟁들이 따라 할 수 없는 깊은 '경제적 해자'를 만들어 낸 거죠.

더욱이 최근 쿠팡은 한국에서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인수했던 파페치의 재무 리스크도 일정 부분 정리된 상태입니다. 이제 투자 여력도 생겼고, 그 자원을 대만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는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론대로만 흘러간다면, 쿠팡은 한국에 이어 대만 전자상거래 시장까지도 장악할지도 모릅니다.


쇼피와 모모를 넘어야 합니다

물론 모든 일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겁니다. 대만에는 이미 강력한 경쟁자들이 자리를 굳히고 있으니까요. 로컬 1위 쇼피(Shopee), 그리고 탄탄한 물류 인프라를 갖춘 2위 사업자 모모(Momo)가 대표적이죠.

우선 쇼피는 대만에서 ‘온라인 쇼핑 = 쇼피’라는 등식이 자연스러울 만큼 소비자 인지도가 높습니다. 다양한 상품 구색과 풍부한 혜택 덕분에, 한국의 네이버가 떠오를 정도죠. 물류 측면에선 다소 약점이 있지만, 대만 특유의 편의점 픽업 문화를 통해 이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조금 느릴지언정, 언제든 가까운 편의점에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고객 만족도를 유지하게 해 줍니다.
 
특히 모모가 쿠팡처럼 물류와 유료 멤버십을 갖추기 전에 먼저 이를 선점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반면 모모는 점유율만 보면 쇼피보다 작지만, 쿠팡 입장에선 훨씬 더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고, 자체 배송망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거든요. 여기에 2024년 9월에는 유료 멤버십 'moPlus'까지 론칭했습니다.

‘moPlus’는 NT$2,399(약 11만 원)의 연회비로 가입할 수 있으며, 무료배송보다는 적립과 할인 중심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구성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유사하지만, 중요한 건 이미 고객 락인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올해 2월 기준 가입자는 2만 명을 넘겼다고 하니, 쿠팡에겐 꽤 견고한 진입장벽이 될 수 있겠죠.

이런 배경 속에서, 쿠팡이 갑자기 속도를 내는 이유도 분명해집니다. 경쟁자들이 빠르게 포지션을 굳혀가는 상황에서 조금만 늦어도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쿠팡의 대만 매출은 아직 모모의 5% 수준에 불과하다고 하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지금, 쿠팡은 공격적인 투자로 한국에서의 성공 모델을 최대한 빠르게 이식하려는 겁니다.

 
대만은 또 다른 시작일 뿐입니다

이처럼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대만에서 성과를 낸다면 쿠팡은 또 한 번 새로운 페이즈에 진입하게 될 겁니다. 소셜커머스 기업에서 로켓배송 기반의 커머스 기업으로 탈바꿈했던 것처럼, 이번엔 글로벌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전환점이 되는 셈이죠.

사실 대만은 쿠팡이 진출한 해외 시장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긴 합니다. 한국과 유사한 소비자 특성을 가졌지만, 아직 전체 소매매출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거든요. 이곳에서 쿠팡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면, 더 넓은 시장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직매입, 자체 배송, 유료 멤버십 3박자가 동시에 갖춰진 선도 기업이 없는 시장은 여전히 많기 때문이죠.

특히 대만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성장 잠재력까지 높은 동남아는 다음 타깃으로 유력합니다. 여기에선 쇼피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만에서의 경쟁 경험은 그에 대한 ‘전초전’이 될 수도 있을 거고요.

쿠팡이 과연 이 흐름을 이어가며 글로벌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대만에서의 자체 배송과 와우 멤버십 성과를 앞으로 계속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트렌드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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