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 브랜드는 어디로 가야 하나?
2024년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72명이었습니다. 이 숫자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중 꼴찌를 차지하는 숫자죠. 사실 출산율과 고령화 지수 관련되는 수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단골 키워드라 어떤 분들은 ‘또 이 이야기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합계출산율로 인해 과자 먹을 친구들이 줄어들다보니, 오늘은 제과 업계에 대해 이야기를 꺼낼까 합니다.
(출처: 캔바)
여러분은 어른이 되어서도 과자를 즐겨드시나요?
저는 ‘네’ 입니다. 40대 중반을 훌쩍 넘어서도 저는 아직도 새우깡, 양파링 등 어렸을 때 먹었던 과자를 즐겨 찾습니다. 습관처럼 편의점, 마트에 가도 항상 고르는 과자는 거의 비슷합니다. 초등학교-중학교 때 특히 많이 먹었던 과자를 늘 고르는 건 그 맛이 길들여져인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하는데요. 그래서 늘 고르던 걸 고르게 되는 거 같습니다.
다시 출산율로 돌아가서 2024년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72명이었고요. 2023년 대한민국 출생아 수는 연간 22만명으로 47개월째 인구 감소가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단순히 인구 문제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줄어든다는 것은 아이들을 타깃으로 장사를 하는 기업들도 분주히 미래 먹거리를 위한 전략을 새로 짜야 함을 의미하거든요.
그동안 제과업체는 어린이 전용 스낵을 어필하면서 오랫동안 성장해 왔습니다만, 이제는 이러한 제과 업체에 구조적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줄어드는 아이들의 수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찾든, 기존의 시장에서 파이를 넓히든, 새로운 도전을 하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제과업체는 지금 어떤 전략들을 세우고 있을까요?
(출처: 캔바)
변화에 맞서는 제과업체의 전략 3
제과업체는 이제 ‘생존’에 대해 조금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하던대로 기업을 운영하다가는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과업계에서는
“우리 브랜드는 누구를 향해야 하나”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과업계에서는 크게 3가지 전략을 짜고 있는데요. (1)마케팅 비용을 낮추면서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의 변화 (2) 성인 타깃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의 재구성 (3) MZ 세대와 GG 세대를 겨냥한 복고풍 제품의 재출시를 들 수 있습니다.
하나씩 알아볼까요?
(1) 디지털 전환 “과자도 콘텐츠다”
우선 한국의 출산율이 줄다보니 자연스레 아동을 타깃으로 하는 시장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과업체는 ‘어린이용 과자’ 중심의 마케팅 ROI(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죠. 그리고 기존의 지상파, 키즈 채널 TV 광고 중심의 고비용 마케팅은 효율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들이 요즘 모바일, 태블릿으로 키즈 콘텐츠를 주로 보다보니, 굳이 지상파 어린이 채널에서 광고를 많이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죠.
그래서 실제 제과업체들도 디지털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TV광고에 몰빵 하는 대신에 SNS 숏폼, 유튜브, 인스타그램 릴스 등을 통해 MZ 세대나 GG 세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강화해 나가는 겁니다.
(출처: 베이비뉴스)
예를 들어 크라운제과는 ‘죠리퐁’을 재해석한 콘텐츠를 많이 내고 있죠. 어렸을 적 죠리퐁을 우유에 말아 자주 말아 먹었는데, 요즘에는 이 콘텐츠를 만들어서 어린이 과자라는 느낌보다 Z세대 홈카페 브랜딩 콘텐츠로 리포지셔닝 하고 있어요.
오리온의 경우 포카칩의 브랜드 타깃 확장을 위해 유튜버인 밥굽납과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찍기도 했고요. 캠핑 유튜버나 먹방 유튜버들을 활용해 3040으로 타깃을 확장하는 광고,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활용한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삼양 식품의 경우 틱톡 챌린지나 숏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불닭 시리즈의 재구매 경험을 유도하고 있어요. 불닭도 2012년 정도에 출시되었으니 벌써 출시된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요. 이미 고성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광고 마케팅 활동은 해야 하거든요.
이렇게 제과 업계의 디지털 전환 행보는 제과가 ‘간식’ 으로서가 아니라 ‘콘텐츠’로서 소비되어 브랜드 감도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2) 제품 포트폴리오의 전환 “ 과자=어린이”가 더이상 성립되지 않는 시대
두번째로 제과 업계는 아이용 스낵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야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성인 소비층을 위해 건강, 영양, 식사 대용, 저탄수화물 스낵을 출시해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과자’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건강 간식’ ‘고단백 제과’ ‘칼로리 조절 제품’ 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50대 이상의 GG 세대를 위해 맞춤형 ‘웰에이징 과자’도 기획하고 있서요.
예를 들어 롯데 제과의 경우 웰베이커리, 제로 시리즈, 통밀 오곡바 와 같이 성인들의 건강 간식을 시리즈로 집중 출시하고 있고요.
(출처: 빅데이터뉴스)
농심의 켈로그는 단백질을 강화에 초점을 두거나 식이섬유를 함유한 시리얼을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오리온은 ‘닥터유 에너지바’의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피트니스족, 직장인 중심으로 타깃을 강화해 나가는 모습이죠.
이렇게 제과업계가 과자가 간식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라이프스타일 푸드라는 관점, 건강 간식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흥미롭게도 과자가 식사를 대용하기도 하고, 헬스케어의 솔루션으로 키워드가 이동하고 있죠.
(출처: 프라임경제)
(3) 복고제품 재출시 “추억을 다시 판다”
새로운 소비층의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제과 업계는 MZ세대와 GG 세대를 모두 잡기 위해 레트로, 유년기 향수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는 ‘감성 재소환’ 전략을 펼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과거에 인기있던 제품을 동일한 패키지, 맛, 컨셉으로 재출시를 하거나 고객들이 ‘다시 출시해주세요’ 하는 VOC가 많이 모일 경우 해당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고객 수요에 응대하는 전략을 쓰기도 하고요.
광고, 노래, 패키지 등의 추억 콘텐츠를 활용해 SNS 바이럴 콘텐츠 전략, 레트로 컨셉을 활용해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태제과의 경우 껌딱지를 다시 부활하면서 7080 세대 향수를 자극했고요.
오리온은 치토스, 오뜨를 재출시하면서 한정판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크라운은 산도, 쿠크다스, 콘초 등을 리뉴얼 패키징으로 판매했죠.
(출처: 뉴스웍스)
제과업계는 ‘추억은 실패하지 않는다’ 라는 전제 하에 브랜드를 재소환하고 콘텐츠화 하여 소비자의 경험 공유를 유도하는 전략을 펼치는 거죠.
Z세대의 경우 경험조차 한 적이 없는 추억에 대해 ‘브랜드 놀이’로 소비하고 있고, 레트로라는 키워드가 그들에게 ‘힙하다’ 라는 이미지로 여겨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소비로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과거의 향수는 당시의 세대 뿐만 아니라 현재의 세대에게도 강한 스토리텔링 요소가 되고 있죠.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해 마케터의 시선에서 분석해보면 제과업계의 전략 변화는 출산율 감소라는 인구학적 위기 상황 속에 브랜드를 재정의하는 기회로서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재 이들 기업은 단순한 생존을 위해 리브랜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감도를 바꾸고 소비자 경험을 다시 설계해 나가면서 타깃을 확장 정의하고, 기존의 과자=간식 이미지에서 건강, 식단 등을 고려하는 제품 이미지로 확장하는 겁니다.
(출처: 캔바)
그리고 이들의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SNS 문법을 활용해 쇼츠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 회자되게 만들고 유튜버들과 협력 광고를 찍으면서 MZ 세대들에게도 레트로, 복고 소비를 유도하는 겁니다.
어쩌면 제과업계의 이러한 감성적인 움직임은 브랜드가 다시금 인간적이 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로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