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보다가 흥미로운 게시물을 발견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주인공과 패션 브랜드가 컬래버레이션(이하 콜라보)을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에서 출발한 영상 같았다. 이를테면 원피스의 주인공과 토미힐피거의 콜라보, 에반게리온의 주인공과 프라다의 콜라보 같은 식이다. 보자마자 찰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게시물에서 언급된 패션 브랜드는 대부분 사람들이 ‘시그니처 아이템’과 ‘브랜드 이미지’를 즉각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만화 주인공과 매칭했을 때 어울리는지 아닌지를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답은 ‘브랜딩’에 있다.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nshnv
많은 사람이 마케팅과 브랜딩을 혼동한다. 이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각기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왜 ‘마케팅’과 ‘브랜딩’을 할까? 답은 간단하다. 궁극적으로 ‘판매’를 하기 위해서다. 물론 비영리단체처럼 예외는 있지만, 대부분의 조직에게 ‘판매’는 본질적인 목표다.
그렇다면 ‘판매’를 의미하는 단어인 ‘세일즈’가 있는데, 왜 굳이 ‘마케팅’과 ‘브랜딩’이라는 말을 사용할까? 이유는 각 단어가 담고 있는 뉘앙스의 차이가 전략의 방향성을 달라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다. 세일즈는 ‘파는 것’, 마케팅은 ‘사고 싶게 만드는 것’, 브랜딩은 ‘사랑받게 만드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가 발생한다.
‘사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는 개념은 주로 제품과 서비스 차원에서 작동한다. 반면, ‘사랑받게 만드는 것’은 하나의 브랜드가 마치 인격체처럼 느껴지는 수준에서 작동한다. 다시 말해, 브랜딩이 잘 됐다는 것은 그것이 단순한 물건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처럼 기능한다는 의미다. 그 브랜드의 외모, 성격, 말투, 가치관, 라이프스타일까지 머릿속에 뚜렷하게 그려지는 것이다. 이 차이가 ‘좋은 브랜드’와 ‘기억에 남지 않는 브랜드’를 가른다.
한 번 생각해보자. 나이키가 호텔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각자 상상하는 디테일은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어느 정도 일관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스펙스가 호텔을 만든다고 하면? MBTI의 N 성향이 99% 이상이 아니라면 상상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역시 브랜딩의 차이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면, 그것이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되더라도 소비자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이미지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자.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작업이 바로 브랜딩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그것을 소비자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일관되게 전달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존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