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나 이건 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핑계고>에서 공유 님이 보인 반응은 게임 마케터라면 놓치기 힘든 진짜 유저의 목소리였습니다. 광고를 보다 무심코 설치한 게임이 8개, 과금의 유혹도 피하기 어렵고, ‘광고 속 내가 더 잘할 것 같아서’ 깔았다는 고백까지. 우리는 오늘 일상 속에 스며든 캐주얼 게임의 변화와 마케팅 문법을 깊숙이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대세가 된 캐주얼 장르
하이퍼캐주얼, 더 이상 '가벼운 장르'가 아니에요.
모바일 게임 세계를 들여다보면 2024년을 하나의 변곡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는 드디어 회복되었고, 특히 캐주얼 게임의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2024년 인앱 구매 수익은 2023년 대비 4% 성장했고, 사용 시간은 7.9%, 세션 수는 12% 증가했습니다(State of Mobile Gaming 2025, SensorTower). 국내 시장 또한 2022년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지만 작년부터 반등이 시작되었고, 버즈빌을 통해서 게임 광고를 집행한 광고주만 하더라도 2024년 86% 이상 급증한 모양새입니다.

SensorTower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하이퍼캐주얼·캐주얼 장르의 성장 요인을 낮은 진입 장벽과 직관적인 구조, 그리고 UA 전략과 IAP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수익 모델에서 찾고 있습니다. TikTok, AppLovin, 버즈빌 등 신규 광고 채널을 통한 UA 전략은 빠른 회수 구조 덕분에 퍼블리셔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고요. 실제로 AppLovin 활용률은 전년 대비 397%나 증가했을 정도입니다.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화로 신규 게임 마케팅의 허들이 높아진 가운데, 인기 타이틀의 라이브 오퍼레이션을 강화해 유저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전략도 자리를 잡는 중입니다. 빠른 개발 주기와 광고 기반 수익화 구조를 갖춘 하이퍼캐주얼은 소규모 팀도 진입 가능한 퍼블리싱 환경을 만들었고, AI 툴의 확산은 이 흐름을 더 가속화하고 있죠.
국내에선 <슈퍼센트>가 다운로드 1,000만 건 이상 흥행작(Pizza Ready 누적 다운로드 1.5억 건 이상, Burger Please 누적 1억 건 이상 등)을 13개나 출시하며, 글로벌 앱 게임 TOP100에 다수의 타이틀을 올려 실력을 입증했습니다.

하이퍼캐주얼은 이제 실험적인 장르가 아닌, 정교한 퍼포먼스 마케팅의 무대로 완전히 변모했습니다. 단순히 유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유저를 붙잡고, 참여시키고, 전환까지 이끌어내는지가 마케터에게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거죠.
그렇다면, 이렇게 빠르게 유입되는 유저들이 과연 얼마나 게임에 남아 있을까요?
과연 우리는 이탈을 설계하고, 리텐션을 유도하는 마케팅에 제대로 접근하고 있는 걸까요?
이번 아티클을 통해, 하이퍼캐주얼/방치형 등의 게임을 운영하고 있는 마케터 분들이 설치 이후의 여정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적인 가이드를 조심스레 제안해보고자 합니다. 설치만으로 부족한 시대, 이탈을 늦추고, 전환을 유도하며, 리텐션을 만드는 마케팅의 문법은 변해야 합니다.
이탈 유저 관찰기
이탈 유저의 이유, '이벤트'가 아닌 '행동 맥락'
하이퍼캐주얼 게임의 평균 D1 리텐션은 약 25~30% 수준, D7 리텐션은 한 자릿수에 불과합니다(가장 성공적인 게임으로 손꼽히는 슈퍼센터의 피자레디 리텐션을 참고해보세요!). 설치 수만으로 성과를 판단하던 시대는 모두가 체감하듯 이미 지나갔고, 실제 과금 또는 반복 접속으로 이어지지 않는 유입은 오히려 마케팅 효율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많은 마케터분들이 '왜 이탈했는지'를 알고 싶어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 '어디서 이탈했는지'조차 정확히 모른다는 것에 있습니다. 버즈빌은 게임 마케터를 위한 UA 특화상품 출시를 위해 약 50여 명의 마케터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저희에게 소중한 인사이트를 나눠준 게임 마케터분들이 대다수였지만, 때로는 '이탈 구간'을 특정 짓지 못하고 N개의 원인으로 분석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 또한 왕왕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이 되는 지점은 '유저의 여정을 제대로 쪼개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MMP에 이벤트를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쉽사리 해결되는 듯도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더 오류가 발생합니다. 우리는 유저 이탈을 분석할 때, MMP에 보이는 숫자에만 의존하여 '튜토리얼 완료', '레벨 3 도달', '첫 결제' 같은 큰 이벤트만을 주로 살피게 됩니다. 실제 이탈은 그보다 훨씬 더 작고, 반복적이며, 감정적인 순간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마이크로'한 순간에 말이죠. 버즈빌의 데이터 분석 결과, 하이퍼캐주얼 게임에서 이탈의 핵심 트리거는 유저 기대치와 실제 경험 간의 불일치에 있었습니다. 특히 두 가지 패턴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첫째, 난이도 커브의 급격한 변화 지점에서 이탈이 집중되었습니다. 초반 3-5분간 쉽게 진행되던 게임이 갑자기 어려워지면 유저는 마치 '속은 듯한' 감정을 경험하고 앱을 닫는 경향이 뚜렷했죠. 이는 단순한 난이도 문제가 아닌, 초반에 형성된 기대치와의 괴리에서 오는 감정적 반응입니다.
둘째, 보상의 가치 인식 변화가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버즈빌이 여러 게임사와 협업한 분석에서, 유저가 느끼는 '투자 시간/노력 대비 보상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지점에서 세션 종료율이 30%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는 MMP의 '레벨 X 달성' 같은 단순 이벤트 지표로는 포착할 수 없는, 유저 경험의 질적 측면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게임 마케터라면 이제 퍼널 분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각 단계에서 유저가 어떤 기대를 가지고 어떤 경험을 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난이도 곡선과 보상 체계를 그래프로 그려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두 선이 급격히 어긋나는 지점이 바로 이탈의 위험 지대입니다. 꼭 모든 단계에서 노력과 보상이 완벽히 비례할 필요는 없어요. 다만 변화가 있을 때는 그 이유와 가치를 유저에게 명확히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중요한 건 유저가 '무엇을 했는가'보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느꼈는가'입니다. 이탈을 막으려면, 단순히 이벤트 완료 여부가 아니라 행동 사이의 감정적 맥락에 대한 접근을 함께 시도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 첫 성공 경험 → 급격한 난이도 상승 → 좌절감 → 이탈
- 연속 레벨업 → 보상 체감 하락 → 의욕 저하 → 플레이 중단
- 과금 아이템 노출 → 가치 전달 실패 → 전환 포기
위와 같이 게임 속에서 유저가 따라가는 행동과 감정의 흐름을 살피고, '왜 거기서 멈췄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이게 진짜 퍼널 분석의 출발점입니다.
퍼널 다시 돌아보기
리텐션을 만드는 전환 퍼널의 3가지 조건
이탈을 막고 리텐션을 만드는 구조는, 결국 유저가 게임 안에서 어떤 여정을 거치는지를 얼마나 세밀하게 설계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하이퍼캐주얼이나 방치형 장르처럼 반복적이고 가벼운 인터랙션이 중심인 게임일수록, 단순한 유입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유입이 끝까지 살아남는 ‘흐름’을 어떻게 만들어주느냐입니다.
버즈빌의 UA 광고는 이 흐름을 설계하기 위해 멀티미션이라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처럼, 앱 인스톨부터 가입, 튜토리얼 완료, 레벨별 달성까지 주요 액션을 리스트 형태로 나열하고 각 단계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상을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유저는 캠페인에 진입한 순간부터 ‘이 게임이 나에게 어떤 보상을 어떻게 줄지’, ‘내가 무엇을 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을지’를 아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게임을 한 번도 플레이해 본 적 없는 유저조차도 이 흐름을 보고 게임의 구조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하게요.
이렇게 구성된 광고 퍼널은 단순히 전환을 일으키는 구조를 넘어서, 유저의 리텐션까지 함께 고려한 설계로 높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러한 흐름을 만드는 데 있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전환 퍼널 설계 조건 세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끝'에 보상을 두는 게 아니라 '곳곳'에 '기대감'을 심어야 합니다.
많은 마케터가 전환 KPI 달성에 집중하다 보니, 유저는 결과만을 요구받는 구조에 놓이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 유저는 전환 지점에서 '갑자기' 나타나지 않아요. 오히려 그전까지의 여정에서 얼마나 자주, 뚜렷한 동기를 받았는지가 리텐션과 깊이 관련돼 있습니다.
2021년 Unity Ads의 연구에 따르면, 유저는 가시적인 진척도(progress)와 보상의 연계를 인지할 때 행동을 지속할 확률이 34% 더 높았다고 보고했어요. 즉, 보상을 '완료 보상'이 아닌 '예고된 리워드 시퀀스'로 인식시켜야 유저가 다음 행동을 할 이유가 생긴다는 거죠. 이런 이유로 최근 성공적인 UA 캠페인에서는 전환 지점 외에도 중간 단계—예: 레벨 2, 5, 7—에 ‘소보상’을 분산 배치해 동기 → 행동 → 보상 → 다음 기대의 루프를 형성하는 흐름을 만듭니다. 마치 스토리를 깨는 듯한 리듬으로요. 이런 구조는 단순히 참여율을 높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유저가 광고 흐름 자체를 콘텐츠처럼 받아들이게 해요.
게임 밖의 광고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저는 광고를 통해 게임을 처음 접할 때, 그 안의 여정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시각적으로 인식합니다. 이때 미션별 보상이 명확히 구분되어 제시되면, 유저는 자신이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왜 해야 할지를 납득한 상태로 행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보상은 단지 결과가 아니라, 유저가 게임을 계속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서사적인 장치라는 점. 그걸 마케터가 먼저 인식해야 합니다.
2. 전환 KPI는 단 하나지만, 이를 위한 퍼널은 그보다 훨씬 다층적입니다.
많은 게임 마케터가 광고 퍼널을 설계할 때, 하나의 이상적인 흐름만을 상정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설치 → 튜토리얼 → 레벨 10 도달>과 같이 말이죠. 하지만 실제 유저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아요. 누군가는 튜토리얼을 건너뛰고 바로 플레이에 진입하고, 누군가는 광고만 보고 떠나거나, 초반에 실패를 반복하다가 돌아오지 않기도 하죠.
유저 여정은 ‘단선’이 아니라, 언제든 방향을 틀 수 있는 ‘흐름’입니다. 마케터가 설계해야 하는 퍼널은 정해진 길이 아니라, 유저가 어떤 루트를 타든 그 안에서 다시 유입되고 전환될 수 있는 다중 경로형 구조여야 해요. Adjust의 리포트에 따르면, D1 이후에도 게임에 남아 있는 유저들은 초반에 다양한 액션 루트를 경험한 경우가 많았고, 그중 일부는 광고 이후 다른 화면으로 진입하거나, 튜토리얼 중 광고를 보고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는 식의 패턴을 보였습니다. 반면, 딱 정해진 루트만 있는 구조에서는 리텐션 지표가 눈에 띄게 낮았어요.

이건 단순히 '퍼널을 길게 늘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퍼널을 유저의 실제 사용 흐름에 맞춰 유연하게 ‘구획화’하고, 그 구간마다 유입과 전환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튜토리얼을 건너뛴 유저에겐 레벨 1 직후 간단한 팁과 함께 소보상 제안
초반 실패가 잦은 구간에선 보상형 광고로 실패 부담 완화
결제를 망설이는 유저에겐 시간 제한형 특가 패키지 안내
이처럼 유저의 선택과 반응에 따라 퍼널 내부 구조를 다르게 작동시키면, 전체 전환율은 같더라도 도달 경로는 다양해질 수 있어요. 마케터 입장에서 중요한 건 ‘레벨 10 도달’이라는 최종 KPI를 달성하는 것일 수 있지만, 유저 입장에선 그 지점에 이르는 여정이 매끄러워야 머물 이유가 생깁니다. 고정된 경로에 유저를 억지로 끼워 넣기보다는, 다양한 진입점과 선택지를 열어둔 설계를 유저의 시선으로 들여다봐야 합니다. 게임을 꿰고 있는 마케터가 아닌, 진짜 첫 참여 유저의 시선으로 말이죠.
3. 광고는 단순한 외부 유입이 아니라, ‘내부 경험’의 일부여야 합니다.
이제 유저는 광고를 단순한 외부 유입 수단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광고 안에서 처음 만나는 메시지, 첫 화면, 첫 보상 구조 모두가 '게임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즉, 광고는 유저가 마주하는 첫 번째 UX입니다.
광고 퍼널을 설계할 때는 이 흐름을 단순 유도형 구조가 아닌, 콘텐츠처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
미션 리스트에서 보상 흐름을 명확히 제시해 기대감을 조성하고
진입 초반 유저가 느낄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UI를 간결하게 구성하며
각 전환 포인트마다 예상 도달 시간과 난이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
이처럼 광고 경험을 설계하는 방식에 따라 유저는 광고를 '과업'이 아닌 '게임 여정의 시작점'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실제로 Tapjoy 연구에 따르면, 광고를 게임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인 유저는 그렇지 않은 유저보다 평균 2.6배 더 높은 전환율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전환 퍼널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광고 → 유입 → 경험 → 리텐션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여정 전체를 하나의 사용자 흐름으로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마지막 한마디
유입 이후를 설계하지 않으면, 유입 그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우리는 흔히 '성과'를 설치 수나 클릭률, 초반 유입량으로 판단하곤 합니다. 하지만 하이퍼캐주얼과 방치형 게임 장르의 특성상, 진짜 승부는 설치 이후에 시작돼요. 누가 더 오래 머물고, 누가 더 자주 돌아오며, 누가 결국 전환까지 이어지는가, 이 모든 것이 결국 마케터가 설계한 '퍼널의 구조'에서 갈립니다.
이번 아티클을 통해, 버즈빌은 게임 UA의 기준점을 아래 세 가지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유저가 기대를 품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과정 속 보상’을 설계하는 일,
유저가 하나의 루트가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게임을 경험할 수 있게 퍼널을 다층적으로 구성하는 일,
광고부터 전환까지의 모든 과정을 게임 경험의 일부로 일관성 있게 엮어내는 일,
하이퍼캐주얼이 더 이상 가벼운 장르가 아니듯, 유저도 더 이상 단순한 광고 클릭 유닛이 아닙니다. 브랜드와 게임, 보상과 UX, 광고와 경험—all-in-one으로 묶인 이 구조 안에서 우리가 설계하는 모든 전환 퍼널은 결국 유저를 한 번 더 머물게 할 ‘이유’를 주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그 질문에 오늘 우리가 어떤 대답을 하고 있는지, 다시금 들여다 보시기를 조심스레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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