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의 영감노트

AI 시대에는 안전한 선택을 해선 안돼요.

브루스

2025.07.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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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케팅 업계는 AI로 인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ChatGPT, Gemini 같은 생성형 AI는 리서치와 브레인스토밍에 큰 도움을 주며, 이제 일주일을 돌아보면 AI 없이 일한 시간이 손에 꼽을 정도로 업무 환경 자체를 바꿔놓았다.

 

가장 자주 활용하는 영역은 초안 작성이다. 기초 아이디어는 있지만 비즈니스적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할 때, 혹은 아예 아이디어가 없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AI는 강력한 해결책이 되어준다.

 

하지만 AI 활용이 늘면서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바로 ‘모든 아이디어가 비슷해진다’는 점이다. AI는 기존 정보를 바탕으로 과거 콘텐츠나 마케팅의 방향성을 참고해 답변을 제공한다. 따라서 질문이 비슷하면 결과물도 닮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퀄리티는 상향 평준화되었지만, 모두가 비슷한 아이디어를 들고 오는 상황도 늘었다. 실제로 나 역시 기획서를 작성할 때 ChatGPT를 활용해 자료를 탐색한다. 그리고 동료들의 아이디어를 보면, 비슷한 내용이 종종 보인다.

 

AI를 활용한 상향 평준화는 결국 ‘같은 지점’으로 수렴한다. 같은 데이터, 같은 질문, 같은 상황에선 비슷한 답변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특히 AI는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값’을 제공하는 데 강하다. 그런데 이 ‘최적의 값’은 대부분 안전하고 위험 부담이 적은 선택지다. (물론 프롬프트 설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AI의 답변이 비슷비슷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비슷한 아이디어를 내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 바로 ‘안전한 선택’을 포기하는 것이다. AI가 주는 정보를 참고하되, 그 안에서 안전하고 무난한 선택을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만족시키지 않더라도 ‘매력적인 선택지’를 만들어야 한다.

 

취향을 중시하는 요즘 시대, ‘모두를 만족시키는 콘텐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진짜 우리 브랜드와 제품을 좋아할 수 있는, 핵심 타깃에게 소구해야 한다. AI는 때때로 우리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앗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때론 그 용기가 필요하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말처럼, 어떤 비판은 관심의 표현일 수 있다.

 

우리가 만드는 기획,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은 ‘최적’이 아니라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명확한 컨셉이 필요하다. 정보가 평등한 지금, 브랜드가 할 일은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소비자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디어가 AI에만 의존하고 있다면,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AI가 준 ‘뭉특한’ 아이디어를 ‘뾰족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뾰족해진 아이디어만이, 뭉특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시장에서 진짜 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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