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브랜딩(Internal Branding)
많은 이들이 일하고 싶어 하고 선망받는 회사의 공통점은 직원들이 느끼는 자긍심과 일하는 보람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이제는 회사 창업 스토리나 기업의 철학과 문화 자체가 하나의 강력한 홍보 프레임이자 마케팅 툴이 되는 시대이다. 외부 홍보와 마케팅을 위한 브랜딩 이전에 직원 한 명 한 명이 자신이 속한 회사와 만들어 내는 브랜드에 대해 잘 알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사내 브랜딩에 힘쓰는 것도 중요하다. 작게는 회사 명함, 웹사이트, 직원들의 사무 공간, 외부 협력회사나 고객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보이는 브랜딩에서부터 크게는 직원 복지 제도, 인재 채용 원칙과 선별 과정,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고 재투자하는 방식에서 그 차별점을 볼 수 있다. 회사 분위기를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서는 직원 식당에 가보면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임직원들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볼 수도 있지만 회사가 임직원들을 위해 어떤 배려와 복지를 투자하는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헤어드라이어, 청소기 등으로 유명한 다이슨의 본사는 영국의 어느 작은 도시에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다이슨 직원 구내식당 천장에는 진짜 냉전 시대 활약했던 라이트닝 전투를 천장에 매달아 두었다고 한다. 전투기를 걸어 놓은 이유는 다이슨이 원래 항공기 엔진을 만들던 회사이기 때문이다. 직원의 3분의 1일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며 꾸준히 기술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항공기 엔진부터 시작된 초소형 모터를 통해 먼지 봉투 없는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가볍고 조용한 헤어드라이어 등 소형 가전에서 혁신을 일으켜 왔다. 여기에 다이슨의 컬러인 마젠타 분홍 색상의 의자를 배치하여 기술 집약적 회사이지만 발상을 깨는 생활 속 혁신을 구내식당 내에 브랜딩 하였다.
CEO는 직원들의 참여를
가장 잘 끌어내는 사람이어야 한다.
CEOs must become
chief engagement officers.
세계적인 PR그룹인 에델만의 리차드 에델만은 내부 브랜딩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하였다. 고객을 설득하기 전에 먼저 직원들부터 설득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직원을 회사 편으로 만들고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내부 브랜딩 작업이 외부 브랜딩에 앞선다는 이야기이다.
임직원들은 무조건 잘 먹여야 한다.
얼마 전 송은이 씨와 김숙 씨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비밀보장'에서 올라온 재미있는 사연 중 하나가 회사 구내식당에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반찬이 다 떨어져서 삶은 감자를 대신 준다는 사연이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송은이 씨가 대표로 있는 비밀보장 사무실이 올리브 TV '밥블레스'에 소개되었다. 정확히 몇 증인 지는 모르지만 4~5층 정도의 좁은 건물이지만 모든 공간마다 집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특히 직원 식당은 열명 안팎의 소규모 회사인 만큼 직접 요리해서 먹거나 간단하게 둘러 모여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직접 회사를 차리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송은이 씨는 그 감자 사연을 듣고 직원들은 일단 밥을 잘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재미를 위해 보낸 웃픈 사연 고민이었는데 밥을 잘 먹어야 힘이 나고 일의 성과가 난다는 것은 절대 공감하는 바였다.
어떤 회사는 회사 트립 자체가 하나의 관광 코스가 되기도 한다. 직원 복지에 힘을 쓰거나, 차별화된 회사 문화를 만들어가는 혁신적인 회사들은 특히 적극적으로 회사를 오픈하고 알리기도 한다. 2010년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을 때 봄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구글 본사인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에 잡 트렉이라는 코스로 견학 간 적이 있다. 사무실과 직원 복지시설을 둘러보고 인사 담당자와 회사에 대한 캐주얼한 간담회를 하는 형식이었다. 넓은 구글 캠퍼스를 함께 거닐면서 유리창 너머 자유롭고 분주하게 일하고 있는 사무실의 풍경과 회사 안에 있는 수영장, 헬스장, 스포츠 마사지룸을 둘러보았다. 그때 인사팀에서 나온 구글 관계자의 회사 자랑 중 하나는 구내식당이었다. 전 세계 셰프들이 요리하는 세계 각국의 요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같이 구내식당에서 꽤 맛있는 요리들을 각자 취향에 맞춰 먹은 기억이 있다. 특히 밥이 당기던 나는 입맛에 맞는 아시안 푸드를 골라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 운이 좋아 당시 구글의 CEO 에릭 슈미츠를 구내식당에서 보기도 했다. 캐주얼한 모습이었다.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각국의 요리를 선보이는 호텔급 셰프를 모셔와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점은 참 부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