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점점 더 많아져
‘정신건강’ 자가평가 100점 만점에 평균 68.1점에 그쳐
‘정신건강’을 병들게 하는 원인으로는 주로 사회구조적 문제를 꼽아
전체 65% “정신질환을 앓는 것 부끄러운 일 아냐”
그러나 77% “우리사회는 심리적 고통 겪는 사람들 차별하는 경향 있다”
전체 82.4% “정신질환은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전체 76.4% “내 삶이 불행하다는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더 많아져(14년 66.5%→19년 76.4%)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정신건강’과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삶에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고, 다양한 심리적 고통 및 증상을 앓고 있는 등 현대인의 정신건강 상태가 상당히 우려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76.4%가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더욱이 자신의 삶을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14년 66.5%→16년 71%→19년 76.4%)는 사실에서 오늘날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는 생각은 남성(71.2%)보다는 여성(81.6%)이 더 많이 하고 있었으며, 연령별로는 30대가 자신의 삶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태도(20대 74.8%, 30대 80.4%, 40대 72.4%, 50대 78%)가 가장 뚜렷했다.
현대인의 정신건강도 좋지 않은 모습, 평균 68.1점에 그쳐
특히 청년층의 정신건강 상태가 적신호
평소 불행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만큼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이 좋을 리도 만무했다. 개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자가 평가한 결과, 한국사회의 ‘정신건강지수’는 평균 68.1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장년층보다 청년세대의 정신건강 상태(20대 66.7점, 30대 64.5점, 40대 69.7점, 50대 71.5점)가 좋지 않은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앞서 살펴본 행복지수와 마찬가지로, 한국사회의 정신건강지수(14년 68.7점→16년 70.6점→19년 68.1점) 역시 예전에 비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모습으로, 그만큼 우리사회가 전반적으로 ‘정신건강’에 상당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실제 최근 들어 다양한 유형의 심리적 고통 및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정신건강의 관리와 치료가 매우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실제 3명 중 2명은 다양한 정신적 고통 겪고 있는 모습
무기력증과 수면장애, 불안증세, 우울증에 많이 시달려
현재 자신이 정신적 고통 및 심리적 증상을 겪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르렀다.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무기력증(29.8%, 중복응답)으로, 특히 여성(남성 25.2%, 여성 34.4%)과 20대 젊은 층(20대 34.8%, 30대 28.8%, 40대 24.8%, 50대 30.8%)이 많이 겪고 있는 심리적인 증상이었다. 또한 수면장애(24.9%)와 불안증세(19.9%), 우울증(15.1%)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았으며, 타인이 나를 이유 없이 비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거나(13.9%), 이유 없이 타인을 비난하는(11.1%) ‘대인 예민성’ 증상을 겪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 다음으로 신체화(12.7%)와 공황장애(12%), 적대감(9.6%), ADHD(8.7%), 강박증(7.6%)을 겪고 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여성과 젊은 층이 다양한 종류의 심리적 고통 및 증상에 더욱 많이 시달리는 모습이었다. 반면 현재 겪고 있는 정신질환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3명 중 1명(33%)에 불과했다.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병들게 하는 원인은?
‘지나친 경쟁’과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구조적 문제를 주로 많이 꼽아
이렇게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 질환과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이유는 결국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지나친 경쟁(57%, 중복응답)을 꼽았다. 치열한 경쟁으로 생겨나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사람들의 마음을 병들게 한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여성(남성 52.2%, 여성 61.8%)과 20대 젊은 층(20대 63.2%, 30대 56.8%, 40대 52.4%, 50대 55.6%), 대학(원)생(74.6%)이 한국사회의 지나친 경쟁구조를 보다 많이 지적했다. 또한 가중되는 경제적 어려움(44.7%)과 양극화 현상에 의한 불평등(28.1%)이 현대인의 정신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많았으며, 불공정하고(27.7%), 개인화된(26.1%) 사회적 분위기도 정신질환의 원인으로 많이 꼽았다. 반면 정신건강관리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고(17.4%), 나약하다(17.3%)며, 개인 차원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은 적은 편이었다. 그만큼 현대인의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것은 ‘사회구조적’ 원인 때문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실제 전체 응답자의 65.7%가 최근 심리적 고통이나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사회적인 책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10명 중 7명 “주변에 정신적인 문제 있는 사람들 많아진 느낌”
그러나 65%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이제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증상은 개인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공유하는 사회적인 문제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선 성인 10명 중 7명(69.9%)이 최근 들어 주변에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데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가장 대표적 증상인 ‘우울증’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73.7%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증상이라고 받아들일 정도였다. 요즘 사람들은 누구나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인식은 여성(남성 66.4%, 여성 81%) 및 30대(20대 73.6%, 30대 80.4%, 40대 71.6%, 50대 69.2%)에서 가장 뚜렷한 편으로, 그만큼 이들이 일상적으로 우울함을 많이 느끼며 살고 있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이렇게 주변에서 정신적 질환때문에 고통받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만큼 예전에 비해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증상을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시각도 엿볼 수 있었다. 대부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65%),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80.7%)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요즘은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많이 누그러진 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63.3%)도 많았다. 반면 정신건강 문제는 되도록 숨겨야만 한다(13.1%)는 생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한 내가 심리적 고통이나 문제를 겪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면 창피할 것 같고(16년 61.5%→19년 36.1%), 가족이 심리적 고통이나 문제를 겪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면 창피할 것 같다(16년 47.4%→19년 27.4%)는 생각도 예전보다 훨씬 덜 하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심리적 고통이나 문제를 겪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된다(16년 40.6%→19년 33.4%)는 응답이 줄어든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77% “우리사회 심리적 고통을 겪는 사람 차별하는 경향 있다”
75.1%는 “정신과 방문 등 진료이력에 대한 공포감 상당해”
하지만 이렇게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개개인의 인식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에서는 이왕이면 ‘마음의 병’을 숨겨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우리사회는 심리적 고통이나 증상을 겪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경향이 있고(77%),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국사회에서는 불이익을 보기 십상이라고(75.9%) 바라볼만큼 한국사회에서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일종의 ‘낙인’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절반 이상(54.8%)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국사회에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바라볼 정도였다.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예비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56.2%)는 인식도 상당했다.
실제 조현병 환자에 의한 범죄사례가 많이 보도되면서, 모든 조현병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쉽게 공포와 불안감을 찾아볼 수가 있는 요즘이다. 더 큰 문제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차별하고, 불이익을 주는 사회적인 태도가 아직도 강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치료와 상담을 받는 것이 어렵다는데 존재한다. 전체 75.1%가 공감하는 것처럼 한국사회에서는 정신과 방문 등 진료이력에 대한 공포감이 상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소위 ‘F코드’라고 불리는 정신과 진료이력의 공개 및 공유에 대한 불안감은 특히 남성(67%)보다는 여성(83.2%)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비록 대부분의 사람들(76.8%)은 만약 자신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면 병원에 가 볼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실제 그런 상황이 찾아왔을 때 스스럼없이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82.4% “정신질환은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
또한 10명 중 9명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결국 현대인의 정신건강 문제를 국가적, 사회적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전체 응답자의 82.4%가 정신질환은 개인적인 문제이기보다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느꼈으며, 건강검진과 같이 국가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정신건강 검진’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84.2%에 달했다. 이처럼 정신건강 문제에 있어서 사회와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별다른 이견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개인차원의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10명 중 9명(88.4%)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성별(남성 86.2%, 여성 90.6%)과 연령(20대 85.6%, 30대 87.6%, 40대 87.6%, 50대 92.8%)에 관계없이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10명 중 6명(60.9%)이 힘들어도 남에게는 애써 밝은 척을 하는 편이었으며,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알릴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45.3%)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힘든 일이 있어도 남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척 보이려고 하고(20대 66.4%, 30대 63.2%, 40대 54%, 50대 60%), 정신질환을 주변에 알릴 생각(20대 38%, 30대 46.4%, 40대 50%, 50대 46.8%)은 하지 못하는 태도가 강한 모습이었다.
본 조사는 특정 기업의 의뢰 없이 엠브레인의 컨텐츠사업부(트렌드모니터)의 자체 기획 및 자체 비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