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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우리가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을까? – 브랜딩의 기본

오피노

2020.10.0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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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준비한 제품이 시장에 나와 조금씩 팔리고 있다. 물론 1+1, 2+1, 2+2, 50% 할인 등 브랜드 인지도가 없는 신제품이라서 이런 프로모션을 계속 진행하고는 있지만, 광고비를 올릴수록 점점 매출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 그 다음 레벨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한 사람이 하루 동안 평균적으로 접하는 광고의 수가 약 6~8천건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우리의 브랜드를 기억하고, 좋아하고, 애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

 

아래의 이미지 혹은 문구를 보고 떠오르는 것이 있는가?

 

1)  노랑 + 빨강 + 햄버거 = ?


2) 배달 +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 ?


3) 아이스크림 + 31 =?

 

많은 사람들이 예시의 브랜드를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특정 이미지, 특정 카피 만으로도 떠오르게 만드는 것들이 브랜드다. 이와 같이 사람들에게 우리를 어떻게 기억시킬 것인가 혹은 각인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모든 과정을 브랜딩이라고 한다.

 

제품의 특징이 있고, 시장 상황이 존재한다. 이 두 가지를 고려한 상태에서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매력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이 것은 섬세함의 싸움인데, 시장 세분화가 매우 잘 되어 있는 시장일 수록 더 그렇다. 자동차와 화장품 시장이 바로 그런 예시다. 이 섬세함을 포인트로 잡아 이미지화 시키고, 그 이미지를 잘 드러나게 하는 것이 브랜딩이다.

 

그런데 사실 브랜딩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브랜드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많지 않다.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든데, 잃는 것은 아주 쉬우며, 망가지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기에, 많은 중소기업에서 브랜딩을 이름과 로고만 만드는 등 간단하게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중에 돌이키기 어려운 문제로 발전하여 상당히 힘들어하는 경우가 왕왕 존재한다. 그래서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브랜딩의 가장 중요한 내용들만 압축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1. 브랜드 네이밍

 

사실 브랜드에서 의미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상’이다. 브랜드는 남들이 빠르게 알아볼 수 있도록, 깊이 각인될 수 있도록, 쉽게 생각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연상’이 얼마나 되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으로, 이게 브랜드의 핵심이다. 

 


 

뚜레쥬르 VS. 파리바게트

 

브랜드 이름과 그에 따른 이미지로만 본다면 어느 것이 더 좋은가?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브랜드이름이다. 이름에서 곧바로 연상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B2C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대기업들은 브랜드네이밍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예를들어, 명인제약의 ‘이가탄’의 원래 이름은 ‘이가튼’이었다. 임팩트가 약하다는 이유로 ‘이가탄’으로 변경하였다. BBQ의 처음 브랜드는 BB였다. 발음이 약하고, BB탄을 연상 시키는 이유로 폐기되고, 바베큐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BBQ가 되었다. ‘설빙’의 원래 이름은 ‘시루’였다.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준비하면서 한국식 전통 디저트 카페를 상징하며 더 강한 임팩트를 고려하여 ‘설빙’으로 이름을 변경하였다. 

 

브랜드 네이밍 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1) 제품 및 서비스의 명확한 가치 설정

 

2) 가치에 기초한 단어 도출

 

3) 연상시키고자 하는 TO BE 이미지 계발 및 선정

 

4) 선정된 이미지에 맞는 단어 선택, 조합, 변형 등으로 최대한 많은 이름 선정

 

5) 아래 고려 사항 기준으로 소거 진행.

 

6) 최종 후보들 중 실제 로고 디자인까지 진행하여 최종 선정.

 

브랜드 네이밍에서 반드시 고려해야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마케팅 적합성 : 마케팅 전략과 적합한가.

 

발음용이성 : 발음하기 좋은가. 진부함이 없는가. 부정적 이미지는 없는가.

 

SONATA의 한글 표기는 ‘쏘나타’다. ‘소나타’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어 변경하였다. 

 

기억용이성 : 철자표기가 쉬운가. 여러가지로 발음되지는 않는가.

 

정말 중요하다. 브랜드이름을 잘못 만들면 브랜드 이름으로 키워드 광고를 진행하기도 어렵다.

브랜드 이름에 기호는 절대 넣지 말아야 한다. 기억하기에도 검색하기에도 발음하기에도 힘들다. 

또한 일반적으로 2~3글자가 좋다. 4글자 5글자도 많다. 글자수가 많아지면 발음하기도 기억하기도 힘들어진다. 티몬의 원래이름은 티켓몬스터였다. 많은 사람들이 줄여서 티몬이라고 불렀으며, 발음용이성과 기억용이성을 고려하여 티몬으로 회사명을 변경하였다. 5글자 이상을 브랜드이름으로 정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기억하기 쉽고, 발음하기 쉬운 단어의 조합이어야 한다. 티켓몬스터는 포켓몬스터를 고려하여 기억하기 쉽고 발음하기 쉽도록 이름을 지은 것이다.

 

특별 현저성(임팩트) : 화제나 임팩트가 얼마나 있는가. 

 

의미 연상성(커뮤니케이션 효율성) : 제품 관련된 이미지가 연상되는가. 제품의 특성이나 성질등을 암시하는가.

 

디자인 적용성 : 브랜드마크, 심볼 등 디자인 요소로 적용하기 좋은가.

 

상표등록성 : 이미 등록된 상표인가. 상표 등록이 가능한가.

 

 

2. 브랜드 스토리 계발

 

브랜드와 함께 전달되는 것이 슬로건이다. 슬로건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며, 사람들이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를 약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는 단지 이름이며, 슬로건은 함축적이라 이에 대한 이미지를 명확화하고 구체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브랜드에 대한 수 많은 설명과 고객의 감정을 자극하고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하는 수단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나이키 신발이 승리에 대한 수 많은 연상을 일으키는 스토리들을 가지고 있듯이, 레고가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담은 이미지를 기초로 수 많은 스토리와 이미지를 형성했듯이.

 

브랜드 스토리 계발 예시를 몇 가지 유형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1) 브랜드 자체 이미지

 

– 원조 등의 정통성에 기반하거나, 7전8기처럼 각종 실패 끝에 개발에 성공한 스토리, 

 

– 사회문제 해결 등의 브랜드 탄생 비화

 

– 창업자의 역량, 재능, 철학

 

– 브랜드네이밍 자체를 가지고 스토리 재구성 ex) 프라이탁, 말보로

 

– 브랜드 자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스토리화

 

2) 브랜드 관계 이야기

 

– 체험단 후기, 사용자 후기, 블라인드 테스트 후기 등을 조합하여 구성

 

– 특정 인물 혹은 그룹의 위상 활용 

 

3) 브랜드 후광 이야기

 

– 각 종 성과 및 수상이야기

 

– 사회 공헌 과정이나 결과에서 스토리 개발

 

– 문화 혹은 예술 협업 (콜라보레이션)

 

브랜드스토리 계발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 자체가 열린 구조로 다른 사람에 의한 ‘덧붙여 알려지기’가 가능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시대, 사회이슈, 시장상황, 친구, 지인들 속에서 계속 살을 붙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브랜드 신뢰도 강화

 

언제 브랜드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 브랜드 형성 여부는 정확히는 시장에서의 ‘존재감’에 대한 답변이다. 그 존재감이라는 것은 다음의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 얼마나 많은 고객이 사용하는가.

 

– 얼마나 확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가.

 

– 얼마나 오랜 기간 판매되고 있는가.

 

– 얼마나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가.

 

약 3000개가 넘는 브랜드 속에서 6~8개 정도만이 사람들의 머리 속에 남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위 기준을 충족하는 존재감이다. 그리고 브랜드가 존재감이 생기면서 지속적으로 강화시켜야 할 것이 브랜드신뢰다. 얼마나 고객의 기준을 상회하는 차별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 가치를 얼마나 일관되도록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구현하는가가 브랜드의 신뢰도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것이 브랜드 자산이자, 품질이 된다.

 

브랜드신뢰도는 관련된 개념과 고려사항이 많아 압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에 대한 중요성과 브랜드신뢰도 계발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을 언급하고자 한다. 바로 브랜드 원칙 설계다.

 


 

브랜드에 수많은 사회적 이슈, 일상 원칙, 신념 등을 포함하여 원칙을 정하고 색깔을 입히는 작업의 설계이다. 한번 정하면 일관성 있게 가야 하며, 일관성 있도록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브랜드의 정체성이 생기고, 강화되고, 좋아하는 팬들이 생기고, 애정을 갖게 되고, 그 것이 이미지가 되고, 자산이 되는 것이다.

 


 

브랜딩이 어렵고 복잡하고 추상적이고 전문가의 영역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잘 몰라서 실수를 하고, 돌이킬 수 없게 되는 케이스를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브랜딩에 대한 가장 중요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최대한 간단하게 정리를 하였으며, 돌이키기 어려운 케이스를 줄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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