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날씨가 꾸리하면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이런 마음은 간혹 실수로 이어지는데, 일분이가 겪고 풀은 실수 몇 가지 꺼내본다.
1. 실수도 리콜이 되나요
문명이 발전하면서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장치도 다양해졌다. 그 중 하나가 이메일 리콜이다. 수십 번 확인했는데도 왜 샌드를 누르고 나서 실수가 발견되는 '악의 굴레'에 갇히는 걸까. 그나마 다행인 게 보낸 지 얼마 안돼 실수를 깨우쳤으니, 바로 리콜하면 된다?
우선 리콜 후 정정메일을 보낸다. 2번 실수는 없으니 정말 눈알 빠지게 검토하고 보내야 한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이메일 계정마다 리콜이 되는 곳도, 안 되는 곳도 있다. 다행히 된다 해도 이메일로 끝내면 참 정 없다. 기자 입장에서는, 우선 같(아 보이)는 메일을 2개나 받았으니 뭐지?란 생각이 든다. 그러잖아도 읽을 메일이 몇 백개가 되는데 짜증이 날 것이다(물론 일부 기자...). 가장 힘들지만 그래도 넘어야 할 산이 '사과 인사'다. 시간이 허락되는 선에서, 우선 주요 매체 만이라도, 바로 전화를 돌리자.
'기자님, 바쁘실텐데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작은 실수가 있어서 바로 정정메일 보내드렸습니다. 해당 메일로 확인 부탁드립니다.'
그럼, 정정메일은 어떻게 작성하는가. 원본메일에서 바뀐 부분을 붉은색으로 표기하면 된다. 그런데 전화를 못 돌렸거나, 간혹 기자가 헷갈려서 오타있는 원본 내용을 게재할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바로 전화를 드려 다시 한번 읍소하며 수정을 요청해야 한다.
'기자님, 바쁘실텐데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작은 실수가 있어서 바로 정정메일 보내드렸는데요, 그 전 버전의 내용을 실어 주셔서요, 기사 내용 중에 '~' 이 부분 수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해요ㅜ'
정말 (犬)진상 아닌 경우에야, 바로 정정요청하면 바로 수정해 준다. 오타나 오보는 본인 매체에도 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통화하면서 겸사겸사 미팅 일정도 잡고 안부도 묻는 차원이라고 생각하자.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2번의 리콜은 정말 치명타라는 것. 아마추어의 극치이자 짜증유발자로 찍히기 십상이다. 한 번 실수가 발견되면, 재빨리 수습하려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몇 배의 검토를 거친 후에 재발송하도록 하자.
2. 입방정 수습딱지 떼기
기자가 전화해서 '~ 라는데 사실인가요?' 라고 한다면? 이런 상황은 '부정이슈'일 가능성이 크다. 눈치 챘다면 '내부적으로 확인 후 바로 말씀드릴게요'가 정답! 그런데 아직 노련미를 탑재하기 전이라면 순간 당황할 수 있다. 당황은 실수로 이어진다. 사실 기자가 묻는 모든 질문에 우린 응답할 필요가 없다. 대외비란 것이 있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다. 그리고 전화올 정도면 어느정도 안면있는 기자니, '혹시 어떤 기사를 준비하시는지', '어떤 방향으로 내용이 나가는지' 미리 물어보자.
상사와 논의 후 대외비라고 하면, "죄송해요, 기자님. 대외비라서 확인이 힘듭니다."라거나, "그 부분은 좀 말씀드리기 힘들어서요, 혹시 다른 자료로 대체 가능할까요?'라고 응대하면 된다. 기자가 비꼬긴 하더라도 없는 내용을 쓰진 않을 거다.
만약 순간의 판단으로 불지 말아야 할 것을 불어버렸다면, 상사가 '뭬야? 당장 전화해!'라고 외친다면, 기사 쓰기 전에 당장 전화해야 한다. 내가 뱉은 말을 주워담고 싶다면. "기자님, 제가 아까는 확인 없이 바로 말씀드렸는데, 다시 한번 내부 확인해 보니 좀 다른 부분이 있어서요. 근데 이게 대외비라고 해서 정확히 말씀드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더 필요하신 자료 있으시면 말씀 주세요. 아까 부분은 제가 잘못 안 부분이니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시인해야 한다. 중요한 건 '잘못'된 사항임을 강조해야 기사에 나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기자에게 오보나 오타는 치명타. 잘못된 내용이라고 하면 쓰지 못한다.
기자의 3초 짜증 받아내는 게 낫지, 기사 잘못나가게 한 주범으로 찍혀 상사 뒷수습까지 하는 건 상상보다 더 끔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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