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이커머스 매출의 30%는 '추천'에서 발생하며,
그 비율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Satya Nadella, Microsoft CEO
Microsoft's Nadella Says Tech Intensity Will Drive Retail in 2020 (InformationWeek, 2020.1.13)
앱이나 웹사이트를 탐색하며 우리는 수많은 추천을 마주한다. 그 중 나와 연관이 없어 지나치는 추천도 있지만, 3초 멈칫하고 눌러보는 추천도 있다. 어제 먹고 싶었던 떡볶이 밀키트, 일주일 검색하고도 찾지 못한 내 취향의 조명, 웨딩 촬영을 위해 필요했던 스튜디오 등등. 나를 간파한 것 같은 추천 아이템은 반가운 마음마저 든다. 탐색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Nielsen Norman Group은 사용자에게 더욱 편리한 쇼핑 경험을 줄 수 있는 추천콘텐츠 UX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사항으로는 사이트에서 추천 콘텐츠의 우선 순위 높게 지정하기, 추천 콘텐츠의 데이터 출처 명시하기, 사용자가 추천 사항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하기 등이 있다. 이를 응용하여 사용자의 눈길을 끌고 구매 결정을 도울 수 있는 추천 방법을 생각해보자.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고객 데이터 분석 플랫폼 ‘세그먼트’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49%가 맞춤형 추천을 통해 계획에 없던 상품을 구매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1] 사용자는 니즈에 딱 맞게 설계된 추천을 통해 ‘덜’ 고민하고 ‘더’ 빨리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정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의 질이 높아졌다면, 이제 사용자 여정을 바탕으로 추천 상품 배치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누구나 한번쯤 살 게 없는데도 쇼핑 앱에 접속해 무심히 스크롤하다, '이건 사야돼!'하고 구매를 누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NN Group의 가이드라인에서는 개인화된 추천을 첫 화면 가장 상단에 배치하라고 권하고 있다. 사용자가 첫 화면에서 흥미 있는 상품을 빠르게 발견한다면 구매 또한 빠르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에 흥미를 느낀 후, 본격적인 탐색을 시작한 사용자에게 도움을 주는 추천 콘텐츠는 어떻게 제공하는 것이 좋을까?
상세페이지
연구에 따르면 사용자의 구매여정 중 제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에서 추천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2] 사용자는 기대했던 상품이 맞는지, 더 상세한 정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품목록과 상세페이지를 부단히 오가며 정보를 수집한다. 봐야 하는 페이지가 많을수록 사용자의 동선도 복잡해져 탐색 피로도가 높아진다. 이 때 상세페이지 내 추천을 통해 번거로운 탐색 과정을 줄이고, 이동이 귀찮은 사용자들의 추가 탐색을 도울 수 있다. 오늘회는 함께 먹거나 곁들이면 좋은 해산물을 옵션 목록 형태로 제공하여, 또 다른 상품을 탐색하고 장바구니에 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생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타벅스는 비슷한 음료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여, 원하는 음료를 고르기 위한 탐색 단계를 줄인다.
ⓒ오늘회, ⓒ스타벅스
장바구니 액션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는 행동은 더 많은 상품을 탐색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 해당 상품과 연관된 추천 상품을 빠르게 보여줌으로써 사용자의 탐색 여정을 줄일 수 있다. 오늘의 집과 SSF는 '장바구니 담기 완료' 팝업에 추천 아이템을 배치한다. 사용자 행동에 대해 꼭 필요한 완료 피드백과 함께 제공되어 크게 거슬리지 않고, 편리한 탐색 경로를 만들 수 있다.

ⓒ오늘의집
ⓒSSF SHOP
장바구니
구매 직전 장바구니 페이지에서도 추천을 통해 다른 페이지로의 이동 없이 추가구매를 도울 수 있다. 쿠팡은 현재 사용자가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과 가격비교를 할 수 있는 동일 제품 추천과, 함께 구매하면 좋은 제품을 추천한다. 오늘회는 장바구니에 담긴 회와 어울리는 사이드 메뉴를 추천하며 선택을 통해 바로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장바구니 페이지에서 연관상품 추천을 제공하는 ⓒ쿠팡, ⓒ오늘회
매력적인 문구를 사용한다.
매력적인 문구로 그룹핑된 추천 목록도 사용자의 주목을 끌 수 있다. 첫째, 추천 문구에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사용자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들을 때 뇌가 활성화되어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3] 개인화된 제목의 이메일이 열릴 가능성이 26 % 더 높다는 통계결과도 있다.[4] 사용자의 이름을 부르면 사용자에게 서비스와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
ⓒ지그재그의 패션아이템 추천, 이름을 언급한 추천이 더 흥미있게 느껴진다.
둘째, 추천에 사용된 데이터를 명시하면 사용자의 주목을 끌고 추천에 대한 신뢰도 줄 수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천은 개인과 관련성이 많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고 구매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Kalyanaraman & Sundar, 2006)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AgilOne에서 3,000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50%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사이트가 자신의 구매 기록을 기억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5] 따라서 사용자의 탐색 흐름을 기반으로 한 추천은 사용자를 사로잡을 가능성이 크며 관련성과 정밀도가 높다.
티몬은 연관 상품 추천 제공 시 "구매한 상품과 함께 이런 것도 필요하지 않으세요?"와 같은 사용자의 구매 데이터를 활용했음을 내포하는 문구를 사용하여 사용자의 발길을 잡는다. 마켓컬리는 사용자가 클릭했던 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추천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비교 탐색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롯데ON은 브랜드 추천 목록을 제공하며 "사용자들이 오늘 많이 찾아본" 브랜드 라는 것을 강조한다. 세가지 예시 모두 어떤 데이터를 활용했는지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문구는 사용자의 눈길을 끌 뿐 아니라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인지시킬 수 있어 정보제공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신뢰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사용자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Before | After |
연관 상품 추천 |
ㅇㅇ님이 구매한 상품과 연관된 추천상품 |
추천 상품 |
ㅇㅇ님이 검색한 '가방' 추천 상품 |
ⓒ티몬, ⓒ마켓컬리, ⓒ롯데ON
셋째, 사용자 데이터 확보가 힘들다면 공공데이터를 가공하여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 때, 서비스의 스마트함을 보여주는 문구를 사용하면 사용자의 흥미를 끌 수 있다. 화해는 피부관리에 중요한 부분인 날씨데이터를 사용자 피부타입과 연결하여 맞춤 제품을 추천한다. "환절기 건조주의보, 이 제품 어때요?" 와 같이 날씨에 따른 피부상태를 꼭 맞춘 스마트한 문구는 사용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제품을 둘러보게 만든다. 네이버 스마트 어라운드는 내 주변 위치정보를 활용한 장소 추천을 시간대와 함께 언급하며 제공한다. 모닝커피를 배달시킬 수 있는 내 주변 커피숍 추천은 커피 타는 것 조차 귀찮은 아침 반가운 정보가 아닐 수 없다. 티몬은 날짜 정보를 명시하여 그날에 잘 팔리는 쿠폰 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만약 화요일 생일인 친구에게 무엇을 선물할지 고민이라면 화요일에 인기있는 쿠폰 추천은 고민을 줄여주는 좋은 제안이 된다. 이처럼 비오는 날에 어울리는 음식을 추천하거나 날씨/장소에 맞는 코디를 제공하는 등, 주변 환경을 활용한 스마트한 문구의 추천은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화해, ⓒ네이버스마트어라운드, ⓒ티몬
추천 기준을 세분화한다.
추천 기능이 유용하게 활용되는 곳은 중간 관여도의 제품· 서비스 영역이다. 사용자의 취향과 관심사가 다양하고 상품이 방대하여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탐색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6] 이러한 중간 관여도 제품· 서비스에서는 잦은 반복 구매가 이루어 지는데 이 때 추천의 약점이 나타날 수 있다. 사용자의 데이터가 부족하여 비슷한 내용의 추천만 계속 노출되거나, 추천 영역 내에서도 선택지가 너무 많거나, 사용자와 관련없는 추천이 반복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 또한 추천이 계속될수록 사용자의 취향이 제한되고 선별된 정보만을 받아보게 되는 '필터버블' 현상에 대한 문제점도 계속 지적되고 있다. 이 때, 제공하는 추천의 기준을 세분화 하면 이러한 약점들을 보완할 수 있다.
'티몬'은 사용자의 다양한 관심사에 맞는 상품을 골고루 추천하기 위해 사용자가 선택한 쇼핑 키워드를 기반으로한 추천, 검색어 기반 추천, 구매 데이터 기반 추천, 최근 클릭 데이터 기반 추천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추천을 제공한다. 세분화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이 선택한 관심사에 대한 추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한 알고리즘 추천 등 다양한 방향의 추천을 받아볼 수 있으며, 비슷한 추천에 갇히는 필터버블도 개선될 수 있다.
ⓒ티몬
거창한 사용자 이력 데이터가 아닌 후기 데이터도 어떻게 세분화 하느냐에 따라 사용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오늘회'는 후기 데이터를 활용하여 눈길을 끄는 흥미로운 추천을 제공한다. 퇴근 후 고생한 나를 위해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안주에 혼자 술 한잔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칼퇴 후 혼술각' 추천을 통해 1인 혼술에 딱맞는 양을 주문할 수도 있고, 해산물은 잘 모르지만 회가 땡기는 사람이라면 인기 많은 회 조합으로 구성된 '꿀조합 추천'을 주문할 수 있다. 이처럼 사용자의 특성과 상황 맥락에 맞춰 세분화된 추천은 사용자들의 흥미를 끌고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오늘회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와 함께하는 조력자
'추천'은 이제 고객경험에 있어서 필수 요소가 되었다. 디지털 시대 넘치는 정보 흐름 속에 사용자의 관심사와 취향은 점점 더 다양화, 세분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추천의 질을 높이는 것을 기본 목표로 삼되, 서비스 안팎으로 사용자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야 추천 기능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오늘도 원하는 상품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있을 사용자를 위해 사용자 여정과 쇼핑 동기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노력을 기울이자. 척하면 척, 사용자를 잘 아는 추천 콘텐츠는 쇼핑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